죽음 - 사용설명서 2
톰 히크먼 지음, 이문희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죽음>은 사용설명서 시리즈의 세 번째 버전이다. 어떻게 죽는 것이 잘 죽는 것인지에 대한 책은 아니며, 그냥 죽음에 대한 모든 지식이 망라되어 있다. 이런 류의 책을 읽으면 다른 누군가에게 자랑을 하고 싶어진다.


이런 구절이 있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영혼들이 환생 전에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그 중에는 지상의 남녀들이 성관계를 맺는 장면을 구경하는 일도 있다. 그때 마음이 끌리는 커플이 있으면 그들의 사랑의 행위 속으로 들어가 생명을 잉태케 한다’

다시 말해 영혼이 부모를 선택한다는 얘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 드는 커플이 있어 그 속으로 들어갔는데 남자가 마침 콘돔을 끼고 있었다면? 비닐 장벽 속에서 좌절하는 영혼의 모습이 떠올려진다. 그 영혼은 결국 환생을 못하고 콘돔과 함께 버려지는 것일까?


다음 구절은 영 남의 일 같지가 않다.

‘2001년 9월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독신남의 경우 45세 이후 평균연령에 이르기 전에 죽음을 맞을 가능성이 50퍼센트나 높다고 한다’

하지만 오래 살기 위해 작금의 즐거움을 희생하는 것 또한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짧고 굵게, 내가 추구하는 캐치프라이즈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내가 열심히 운동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데?


어이없는 죽음들 몇가지. 테러리스트가 우편으로 폭탄을 보냈는데, 우편요금이 모자라 소포가 반송되어 왔다. 그는 그걸 열어봤다. 어떤 밴드 멤버는 욕조 속에서 전자기타를 연주했다. 일부러 그런 걸까? 이건 확실히 모르고 그런 건데, 가정용 전기로 물고기를 잡고는 죽은 고기를 건지러 물속에 걸어들어간 사람도 있었단다. 우린 이런 걸 보면서 웃지만, 사실 우리도 만만치 않게 어리석은 행위를 한다. 내가 아는 어떤 이는 일주에 닷새씩 술을 마신다. 폐암의 원인인 걸 알면서 담배를 피운다든지,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는 행위가 위의 것들보다 덜 어리석을 건 없다.


스위스 신문에 난 얘기다. ‘의사와 구조대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사람의 죽을 확률은 언제나 100%를 유지한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그럼에도 막상 죽음이 닥쳐오기 전까지는 죽음이 먼 미래의 일인 것처럼 살아간다. 하지만 죽음을 염두에 두고 그에 대비하며 사는 게 과연 좋은 것일까. 그보다는 죽음이 닥쳐온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거, 그게 더 즐겁게 살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그래서 난 지금, 죽음을 잊으련다. 현재의 즐거움에 충실하자. 이게 라틴어로 뭐더라? 카르페 디엠이던가. 이건 냉열사님의 서재 이름인데, 냉열사님은 지금 어디서 뭘 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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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5-08-23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전히 이 순간에 살 수 있다면 삶과 죽음도 없다고 하더군요...뭘까요?
온전히 이 순간에 사는 길은?...

드팀전 2005-08-23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자의 제자가 공자에게 죽음이 뭐냐 물었더니....공자샘이 ...띠바...삶도 모르는데 죽음을 어찌 논하냐? 확..때릴까보다. 라고 하셨다죠.ㅋㅋ
봄이되면 꽃피고 가을되면 낙엽지는거지..뭐... 에이 오늘 넘 추워요.가을이다.이제

인터라겐 2005-08-23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현재의 즐거움에 충실하렵니다..

진주 2005-08-23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명이 잉태되기 위해선 비닐장막도 뚫을 겁니다. 아마도^^;
불량 삭구가 종종 있는 걸 보믄...

파란여우 2005-08-23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열사님이 저에게 질문을 했어요."아직도 마태님은 나를 그리워하는가?"
제 대답은 "그렇다. 그러나 말은 그렇게 하지만 요즘은 새로운 0.1% 미녀로 인하여 거의 죽을 지경인가보더라.."
마태님! 강 건넜으면 배는 버려야 한답니다. 왜 이런말을 하는지 저도 몰라요^^

커피우유 2005-08-24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 말씀하신 일주일에 닷새씩 술을 마신다는 어떤 분은 혹시 마태님 본인 아닌가요? ^^

마태우스 2005-08-24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우유님/제가 아니라 부리라고요, 생각 없이 사는 사람 있어요^^
파란여우님/아직 죽을 지경은 아닙니다. 다만 가슴이 뛰는 게 심상치 않다 뿐이지..그리고 냉열사님이 '배'인가요??
진주님/호호, 진주님 멋진 말씀을... 비닐장막을 뚫는다...^^
속삭이신 ㄱ님/앗 이 책이 과연 도움이 될까요??? 갑자기 자신이 없어진다는...
인터라겐님/저랑 생각이 같으시군요!
드팀전님/삶을 알아야 죽음을 논할 수 있군요. 으음... 전 그냥 모르고 살래요^^
속삭이신 님/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부족한 제 책을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앞으로 또 책을 쓴다면 다 님들의 과분한 격려 때문일 겁니다...
달팽이님/님의 댓글 세번쯤 읽었는데요, 갑자기 어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