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사진을 그다지 자주 찍지 않았다.
카메라가 흔하지 않던 시대이기도 했고, 그 당시 날 지배했던 외모 컴플렉스 때문에
사진찍기가 싫었다.
그렇게 계속 살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치 않게 뜨는 바람에 인터뷰를 제법 하게 됐고,
그 덕분에 30 이전까지 찍은 양의 수백배만큼 사진을 찍게 됐다.
사진찍기는 나한테만 그런 게 아니라 사진사 분들에게도 고역이었는데,
카메라만 들이대면 표정이 확 굳어지는 바람에
그분들이 원하는 장면을 잡아내는 게 무척 힘들었단다.
하지만 베란다쇼를 통해 1년간 카메라 마사지를 받고 난 뒤
난 전문모델 뺨치는 사람이 됐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어쩜 그렇게 자연스럽게 표정이 나오는지,
다들 내 표정에 감동하는 눈치였다.
얼마 전 멘즈헬스라는 곳과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를 뭘 또해,라며 한번 거절했다가
두번 거절을 못하는 특성 때문에 결국 수락했는데
머리를 만지고 메이크업을 하는 동안 그들은 걱정했단다.
내가 워낙 수줍은 성격이라 원하는 표정을 잡아내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하지만 막상 카메라 앞에 선 나는 모델계의 야수로 돌변했고,
짓는 표정마다 오케이 사인을 받았다.
"대략 한시간-한시간 반 정도 걸릴 거에요"라는 게 내가 들은 말이었지만
난 이십분도 안돼서 사진을 다 찍어버렸다.
"정말 대단하세요. 강xx. 김xx 선생님은 한시간 훨씬 더 걸렸는데..."
대단한 건 내가 아니라, 나 같은 사람을 모델로 만든 카메라 마사지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1205/pimg_7472501531113050.jpg)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1205/pimg_7472501531113051.jpg)
이건 언젠가 했던 강의 후 찍은 사진....멘즈헬스 사진을 못구해서 대신 올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