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곰브리치>를 읽다가 무지하게 헷갈려 버렸다. 다음 대목에서.
“성 막달라 마리아의 얼굴과 몸짓인데 이 조각가는 그녀를 조용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성모 마리아와...대비시키고 있다”
아니 마리아 하면 예수의 어머님이 아닌가. 근데 왜 어머님이 두분? 그렇다면 막달라 마리아와 성모 마리아는 같은 사람이 아니었단 말인가?
해서, 네이버를 검색해 봤다. 그랬다. 그 둘은 다른 사람이었다. 예수님을 낳은 분은 성모 마리아, 막달라 마리아는 막달리나 출신으로, 악귀에 시달리다가 예수님 덕분에 병을 고치고 추종자가 된 사람. 사실 <다빈치코드>를 읽으면서 막달라 마리아가 창녀였다는 주장을 접했을 때 굉장히 놀랐다. “아니 어떻게 예수님의 엄마한테 창녀 운운할 수가... 그 사람은 동정녀인데!”
나만 모르나 싶어서 내가 아는 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연히 같은 사람이죠. 이름이 막달레나 마리아고, 예수를 낳았다는 걸 강조할 때는 성모 마리아라고 하는 거죠.....(내가 아무 말이 없자) ...조성모 마리아 하하”
휴, 다행이다. 나만 모르는 줄 알았는데. 두 번째로 조교 선생한테 전화를 걸었다.
“같은 사람일걸요?”
호호, 모르는 사람이 많으니 기분이 좋아진다. 다음으로 미녀인데다 지적이기까지 한 여인, “그건 다른 사람이야. 막달라는.... 그리고 성모는....”
음, 역시 아는군. 그녀는 이 말까지 덧붙였다. “그거 모르는 사람 없을걸?”
뭐야? 그걸 몰랐던 난 말미잘이라도 된단 말인가?
이 사건 말고도 성경을 몰라서 애를 먹은 경우가 꽤 많이 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고 한 것 등 구약에 나오는 사건을 모르니 책의 진도가 안나가진다. 더구나 유럽의 미술은 오랜 기간 종교에 봉사를 했으니, 미술 관련 책자를 읽을 때면 성경을 안읽은 게 아쉬울 때가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제 와서 성경을 읽고픈 마음은 없다. 재미가 없는 것도 이유가 되지만, “여호와 이외의 신을 섬기지 말라”고 한 십계명을 비롯해, 사람들이 조금 타락했다고 노아의 방주를 일으켜 모든 생물체를 멸해버린 무서운 하느님을 책으로 접하기가 싫었던 게 내가 성경을 읽기 싫어한 이유였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라, 모르면 모른대로 열심히 곰브리치를 읽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