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신문을 안만드냐는 항의가 빗발칩니다. 시간도 없고해서 간단하게 만들어 봤어요.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1. 아름다운 부정(父情)
11월 21일 일요일 오전 7시부터 9시 반까지 테니스를 친 마모씨는 집에 가서 자신이 샤워를 하는 대신 아들 벤지만 목욕을 시켰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를 물어보겠습니다.
-원래 운동할 때 땀을 안흘리나?
=웬걸. 무지하게 흘린다. 난 테니스를 칠 때 남보다 더 많이 뛰기 때문에 운동량도 많다.
-그런데도 샤워를 안하다니 놀랍다.
=나보다 벤지가 더 중요해서다.
-이해가 잘 안간다. 자신이 샤워를 안하는 게 벤지를 아끼는 길인가?
=그렇다. 벤지를 목욕시키고 나면 털을 말려야 한다. 그래서 지체없이 벤지를 데리고 내방에 가서 낮잠을 잔거다.
-듣고보니 이해가 간다. 하지만 개털이 다 마르고 난 뒤에도 샤워를 안한 이유는?
=맨날 술만 먹고 늦게 들어가는데, 약속이 없는 오늘이라도 벤지와 함께 있어주려는 게 나쁜가.
-아니 그게 아니라... 평소에 샤워시간이 5분밖에 안걸린다는데 그 시간도 내지 못하는가.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건가?
한편 마모씨는 오후 9시 33분 현재에도 샤워를 하지 않은 채 버티고 있으며, 더 놀라운 것은 테니스를 칠 때 입었던 반팔 티를 여전히 입고 있다고 합니다.
* 사진설명: 판다님이 열흘간 고향집에 다녀와서 서재를 비우신답니다. 아쉬워하는 분들에게 "내 마음을 드린다"며 하마 그림을 올려놓으셨군요. 판다님 배와 하마가 닮았다네요^^
2. 추천과 댓글
바람구두, 마냐와 더불어 ‘리뷰 3인방’에 속하는 파란여우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쓰는 리뷰마다 많은 추천수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그 현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11/21 9시 50분 현재).
쇼쇼쇼; 댓글 1, 추천 6
록펠러; 댓글 5 추천 3
여행의 기술: 댓글 4, 추천 7
그래 나 싱글이다; 댓글 5 추천 3
경성 트로이카: 댓글 4 추천 7
나의 문화유산3; 댓글 3 추천 5
나의 문화유산 2: 댓글 2 추천 7
그러니까 여우님은 최근 7편의 리뷰에서 38개의 추천을 받아 평균 5.4개의 추천을 받았는데요, 문제는 댓글입니다. 7편을 합친 댓글 숫자가 24편, 평균 3.4로 추천 개수보다 적습니다. “평균 6.58개의 리뷰당 하나꼴로 추천수 10개 이상을 얻”으시는 바람구두님의 경우를 봐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막스와 모리츠: 댓글 1 추천 5
사형; 댓글 1 추천 7
격동의 서양 20세기사: 댓글 2 추천 5
사이버공간에...: 댓글 4 추천 7
역시 댓글에 비해 추천이 많지요? 왜 이분들 서재에는 추천만 남기고 사라지는 분들이 많은 걸까요? 파란여우의 서재에 3주째 추천만 하고 도망가던 호랑녀님을 붙잡아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그게 나쁜 짓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무서워요...”
그녀의 표정을 본 저는 더 이상 심문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단서는 포착했습니다. ‘무서워요’라는 말, 거기에 정답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커다란 건물을 보면 ‘크다’라고 하지만, 엄청나게 웅장한 건물을 보면 그저 입만 딱 벌리고 아무런 말을 못하지요. 일종의 경외감이라고 할까요. 두분의 리뷰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울림을 전달하며, 그래서 사람들로 하여금 추천 버튼을 누르게 하는 것 같습니다.
반면 3인방 중 한분인 마냐님은 댓글이 더 많습니다.
당신의 주말은..; 댓글 8 추천 5
어두울 때는...; 댓글 22, 추천 1
전선기자 정문태...; 댓글 10, 추천 9
신의 네여자: 댓글 18, 추천 10
물론 마냐님 리뷰 중에도 추천이 댓글보다 많은 경우가 있습니다. <군림천하>의 리뷰는 댓글없이 추천만 10개죠. 하지만 일반적으로 마냐님의 리뷰는 댓글이 더 많이 달립니다. 마냐님의 서재에서 댓글을 달다 덜미를 잡힌 스윗매직님을 붙잡아 물어봤습니다.
“댓글을 왜 다냐니, 그런 희한한 질문은 처음 받아본다. 댓글은 상호간의 소통이 아닌가”
별 도움이 안되서 그냥 제 의견을 말씀드립니다. 마냐님의 리뷰는 아주 쉽게 읽힙니다. 그리고 책을 사보고 싶게 리뷰를 쓰십니다. 실제로 리뷰가 책의 판매에 미치는 효과를 나타내는 ‘RBI 지수’(리뷰가 올라간 이후 일주일간 책이 팔린 평균값)를 비교해 보면, 마냐님이 22.4로 빅 3 중 가장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람구두 15.5, 파란여우 13.8) 게다가 마냐님은 <그놈은 멋있었다>같은 고교생 소설이나 한물 갔다는 소문이 나도는 시드니 셀던의 소설, 그리고 무협지마저 리뷰의 소재로 삼습니다. 마냐님의 말입니다.
“사실 한때는 어깨를 으쓱하면서도 셀던 책(을) 줄줄 읽던 시절도 있는 것을. 잘난척 그의 책을 무시하는 것두 우습다”
사람들로 하여금 마냐님의 리뷰에 그렇게 많은 댓글을 달게 만드는 이유가 거기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저는 이 세분의 리뷰를 다 좋아하고, 리뷰를 씀에 있어서 특정 스타일이 더 우월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이분들이 거액을 받고 교봉으로 스카우트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세분께 감히 묻습니다. “그런 일은 없는 거죠? 세분 다 계속 알라딘을 지켜 주시는 거죠?”
* 사진설명: 로드무비님의 따님입니다. 실내화를 빨고 있는데요, 결코 연출된 사진이 아니랍니다.
3. 첫키스 했다? 안했다?
요즘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미녀와 열애중인 주둥이(가명)가 자기 서재에 남긴 글입니다.
[.... <트로이>도, 첫키스도 다 놓쳤다. 그렇다면 내가 그녀의 눈에서 읽었다는 욕망의 정체는 무엇일까. 어젠 그녀와 내가 만난지 한달째였는데, 2달째가 되기 전에는 첫키스를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많은 알라디너 분들이 이번 일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는데요, 명탐정을 자처하는 올드핸드님은 다른 의견을 냈습니다.
“혹시 키스를 못 했다는 부분이 픽션 아닌가요?”
조선인님도 여기에 동의를 표했습니다. “ ㅎㅎㅎ 올드핸드님께 1표!!!”
본지는 주둥이와의 인터뷰를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그래서 할수없이 주둥이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봤는데요, 거기에는 이런 말이 씌여 있었습니다.
[..키스를 했느냐 안했느냐는 부차적이고 지엽적일뿐더러 나이브하기까지 한 문제에 불과하다. 따라서 키스 여부에 집착하는 것은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것과 동일하다....중략...내 순수성이 의심받는다는 것은 분명 슬픈 일이지만, 올드핸드님을 예리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건 더 슬픈 일이다]
마지막 문장이 묘한 여운을 주는데요, 과연 첫키스를 한 걸까요, 안한 걸까요? 참고로 새로 신설된 투표기능을 이용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했다’는 의견이 51.6%로 안했다(48.3%)보다 더 많았습니다. 이상으로, 약식 뉴스레터를 마칩니다. 순전히 미녀 자랑만 했다는 비난이 들려오는 듯하네요.
* 참, 조선인님, 마로는 좀 괜찮아졌나요?
알라딘의 정신적 지주 비발샘님의 서재 이미지입니다. 누군지 몰랐는데 가수 비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