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몽드 등 세계 유수 일간지가 중앙일보와 함께 여론조사를 했단다 (원래 공부 잘하는 애는 잘하는 애들끼리 놀던데 이상한 일이다^^).
부시 당선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한국은 ‘그렇다’가 18%, ‘반대한다’가 68%, 프랑스는 찬성 16%, 반대 72%, 이 수치는 또라이 한명 때문에 전세계가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러시아가 찬성이 52%로 반대(48%)보다 많은 것은 부시가 있어야 전쟁이 많이 일어나고, 그래야 자기들이 무기를 더 팔 수 있으니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러시아를 제외하곤 호주, 캐나다 등 조사대상국 모두가 부시에게 반대했지만, 한 나라는 50-24로 부시 당선을 원했다. 이 나라는 어딜까?
이라크 침공이 옳았느냐는 질문에 한국은 11% vs 85%로 잘못되었다는 답변이 많았는데, 이건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부시를 지지했던 그 한 나라는 68%가 옳았다고 대답, 잘못했다는 26%를 크게 능가했다. 이 나라는 과연 어디일까?
답은 이스라엘이다. 중동의 깡패국가, 미국을 등에 업고 온갖 나쁜 짓을 다하는 이스라엘로서는 그렇게 답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미국 대통령이 이상할수록 자신의 이익은 증대될 테니까.
한때는 이스라엘이 우리가 본받아야 할 나라였었다. 인구도 얼마 안되는데 1억 인구의 아랍을 물리치는 나라, 전 국민이 총을 드는 나라, 모사드라는 세계 최고의 정보부대를 갖고 있는 나라, 내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언제나 이스라엘을 찬양해마지 않았다. 이스라엘 애들은 전쟁이 나면 외국에서도 다들 귀국하는, 애국심으로 충만한 국민들이라면서. 이런 얘기도 있었다. 이스라엘 비행기가 적기에게 격추되었는데, 사람들은 두 번 놀랐다. 조종사가 여자여서, 또 한번은 그녀가 임산부여서.
제도권 교육과 언론의 일방적 찬양과 달리, 나중에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은 이스라엘이 깡패 국가임을 내게 알려줬다. 무지 지루하긴 해도 노암 촘스키가 쓴 <숙명의 트라이앵글>에는 이스라엘의 잔학성이 생생하게 담겨 있는데, 그 책을 읽으면서 난 놀라고 또 놀랐다. 저게 인간일까 싶을 정도로 잔인한 짓거리를 다반사로 하는 게 바로 이스라엘이었다.
지금 나는 이스라엘을 비웃지만, 우리에게도 미국이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하던 때가 있었다. 반미란 말이 곧 용공으로 통하던 그 시절, 세계는 얼마나 우리를 비웃었을까. 그 당시 일화다. 66년, 베트남전 참전으로 가는 곳마다 반대시위를 일어나게 만든 존슨 미국 대통령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환영받은 곳이 바로 우리나라였단다. 환영하는 거야 좋지만 회사와 학교 등 대부분의 일터가 임시휴무를 하면서까지 환영할 게 뭐있담? 당시 서울인구가 350만인데 200만 이상이 환영행사에 동원되었다고 하니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나보다(<한국현대사산책 60년대편 3권>) 결국 우리는 미국 다음으로 많은 군대를 베트남에 보냈고, 그 상흔은 아직까지 남아 우리를 괴롭힌다. 그로 인해 경제적 이득을 취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말이다.
여론조사만으로 볼 때 우리의 의식도 이제 세계의 보통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여론과 달리 우리는 여전히 미국이 하라면 다 한다. 파병하라면 하고, 연장하라면 통크게 연장을 해준다. 미국의 비위를 건드려서 좋을 게 없다면서. 하지만 스페인도 파병을 철회했고, 우리보다 더 못사는 필리핀도 인질을 구하기 위해 자기네 군대를 불러들였다. 하지만 그 이후 그들에게 어떤 불이익이 있었다는 얘기를 나는 전혀 들은 바가 없다. 마찬가지로 미국, 영국 다음으로 많은 군사를 이라크에 보낸 우리가 그 대가로 어떤 이익을 얻었는지 난 역시 들은 바가 없다. 국민의 85%가 잘못된 전쟁이라고 하는데도 기꺼이 그 전쟁에 동참하는 나라, 정말 이상하기 짝이 없는 나라가 아닐까? 한국과 이스라엘, 누가 과연 더 이상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