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치다 눈뜨다 - 인터뷰 한국사회 탐구
지승호 지음 / 그린비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인터뷰의 대가 지승호는 책을 총 다섯권 냈었는데, ‘한국사회 탐구’라는 부제가 붙은 <마주치다 눈뜨다>가 여섯 번째 책이다.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니라 난 지금까지 지승호가 낸 책 중 이 책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왜 그럴까 생각을 해봤는데, 다른 책에 비해 ‘인터뷰이’의 숫자가 적은 편이고, 그 결과 인터뷰 대상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는 점, 김어준, 손석희처럼 내가 평소 궁금해 하던 사람의 인터뷰가 실렸다는 것 등이 이유인 것 같다. 거두절미해서 말의 논지를 왜곡하는 인터뷰가 주를 이루는 사회에서, 그 사람이 한 모든 말을 꼼꼼하게 적은 인터뷰를 읽는 재미는 제법 쏠쏠했다. 인터뷰 전에 준비를 많이 하는 지승호의 성실함은 이 책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되었는데, 평소보다 질문이 짧았고, 듣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도 재미를 더해준 요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책에서 느낀 점을 몇가지 쓴다.


1)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우리 사회의 천박성을 드러내는 대목.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가 말해 줍니다’ 따위의 광고가 토해지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사회의 구성원들이 그걸 수용하고 있다는 것...어떻게 ‘대한민국 1%의 힘’ 이런 따위의 광고를 용납하고 있느냐는 겁니다(홍세화, 160쪽)]

[파병 얘기가 나오자마자 국익론, 경제실리론 등 별의별 이야기가 다 나오지 않았습니까?...논쟁의 중심점이 ‘파병이 오늘날 이라크의 비극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느냐’의 문제가 되었어야 했는데요....(정욱식, 258쪽)]


2) 그다지 이해되지 않는 대목.

[보통 토론에 많이 나오는 유시민 의원이나 노회찬 의원, 전여옥 의원 이런 분들을 토론을 잘한다고 평가하는데요 (지승호, 364쪽)]

전여옥이 하는 게 토론인가? 우격다짐이 아니고?

[예컨대 유시민씨만 하더라도 이회창이 대통령이 됐으면 국회의원이 될 수 없었을 것이고(홍세화, 151쪽)]

고양에서 유시민은 사랑받고 있는 것 같던데, 이회창이 됐다면 부정선거를 해서 유시민을 낙선시킨다는 뜻일까?


3) 다시 진중권

내가 좋아하는 진중권, 하지만 그의 인터뷰는 언제나 짜증난다. 인터뷰를 읽는 이유가 그 사람에 대해 알고자 함인데, 진중권은 늘 인터뷰 지면을 빌려 다른 사람을 비판하기 바쁘니까. 인터뷰 중 그는 자신이 누굴 지지하는가에 따라 판단기준이 달라지는 걸 개탄한다. “열린우리당 지지하고 싶으면 하라는 거예요. 민주노동당 지지할 수도 있죠. 문제는...그것 때문에 판단 기준이라는 게 딱 거기서 그치잖아요..무슨 박테리압니까? 아메밥니까?(240쪽)”

맞는 말이다. 노무현이 한다고 무조건 옳다는 사람이 주위에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민주노동당이 역량에 비해 과도한 기대를 받고 있다는 최장집의 말에 진중권이 한 대답은 나를 아연하게 한다.

“최장집씨나 조희연씨 같은 경우 친정부적이잖아요?(204쪽)”

‘친정부적’이라는 이유로 최장집의 비판이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게 되어 버리다니, 진중권은 박테리아인가? 그가 동아일보에 연재를 했던 것에 대해 묻자 진중권은 이렇게 대답한다.

[아무래도 땜빵 원고였던 것 같아요. 일부러 좀 썼고...(190쪽)]

안티조선이 동아에 글을 쓰는 걸 부역자처럼 보는 풍토에 저항하고자 그랬다는 거다. 그 말만 하면 될텐데 다음 말은 왜하는지 모르겠다.

“유시민도 동아일보에 연재까지 했잖아요(192쪽)”

지승호가 “그때하고 상황이 달라진 부분은 있지 않습니까?”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없죠. 뭐가 달라졌어요. 동아일보는 김대중 정권 등장할 때부터 삐져서 맛이 가기 시작한 거 아닙니까. 유시민 씨는 들어가서 김대중 대통령 각하 비판을 했다는 말이죠...2년 동안 연재를 했죠(192쪽)]

유시민이 썼으니 자기도 쓴다? 그런 논리도 이해가 안가지만, 동아일보가 유시민이 연재하던 시절과 다를 게 없다는 대목도 어이가 없다. 많은 사람들은 언론사 세무조사 이후 ‘대구 부산엔 추석이 없다’는 뜬금없는 기사를 1면에 내면서부터 동아일보가 변했다고 하던데 말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동아일보는 읽을만한 신문이었으며, 민주당 경선 때의 편파보도가 나로 하여금 그 신문을 끊게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었는데.


유시민이 잘못한 게 없진 않지만, 진중권은 그를 절대악으로 보는 듯하다.

[진보를 팔아서 개인적 입지를 지킨다는 것의 비도덕성...제가 볼 때 그 사람 일 칩니다. 위험한 사람이거든요. 앞으로 계속 마크가 들어가야 될 것 같아요. 인생 그렇게 살면 안되죠(206쪽)]

제가 좋아하는 진중권님, 마크 열심히 하세요. 참고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유시민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더군요.

[유시민 의원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사실은...낭만주의자죠...그 양반에 대한 많은 비판에 대해 많은 부분 동의하지만, 그 비판을 상쇄하고 남을 만큼 플러스를 내잖아요....저는 그 양반 하는 거 보통 사람은 절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요(308쪽)]

누구의 평가가 옳은지는 그 이후의 행보가 말해 주지 않을까. 진중권의 건투를 빈다.


4) 결론

많은 것을 가르쳐 준 좋은 책이지만, 진중권 인터뷰는 앞으로 뺐으면 좋겠다. 그분 얘기는 이미 몇 번이나 들어서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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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10-13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등! 그리고 저어기 반짝반짝 빛나는 추천 1은 저랍니다. ^ㅡㅡ^ 참고하시길..

마태우스 2004-10-13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가장 먼저 오셔서 댓글과 추천을 날려 주신 것 감사드려요. 판다님은 제가 알라딘 생활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stella.K 2004-10-13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런 책이 있었네요. 질문을 짧게 하고 듣는 시간이 많다. 지승호란 사람, 정말 인터뷰의 고수인가 봅니다. 마태님께서 김어준 씨를 평소에 궁금해 하신다니 좀 의외란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암튼 이 책 매우 흥미로운 책 같군요. 저도 기회되는데로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갈대 2004-10-13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었는데, 우리 사회 양심적 지식인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까맣게 몰랐던 문제들(예컨대, 한반도 안보라든지)을 지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구요. 개인적으로는 김동춘, 한홍구, 홍세화, 정욱식과의 인터뷰가 읽을 만했고 진중권, 김어준, 신강균, 최원석의 인터뷰는 쓸데없는 얘기가 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덕분에 많이 배웠으니 좋은 책이죠^^. 저도 추천한 거 생색내렵니다.

시비돌이 2004-10-14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승호입니다. 마태우스님의 기다리고 기다리던 리뷰가 올라왔네요. 이번 책은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생각했는데, 한 보름 지나고 보니 또 제 인터뷰의 결점들이 많이 드러나
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이번에도 냉정한 비평과는 달리 별점을 후하게 주신 것
같군요. 저 역시 여러분들께서 느끼신 것처럼 홍세화, 김동춘, 한홍구, 정욱식과의
인터뷰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거대담론 쪽이라면 김어준이나
진중권 인터뷰에서는 관계에 대한 여러가지 성찰을 얻을 수 있었던 인터뷰 같네요.
마태우스님의 리뷰를 보면서 인터뷰를 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전여옥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토론을 잘한다고들 하죠. 물론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토론문화의 천박성을 보여주는 거라고 믿고 있지만요.
한나라당이 전여옥을 공격수로 쓰는 이유 역시 조선일보가 1등신문이 된 것과
일맥상통한 이유일 듯 합니다. 손석희의 표현대로라면 전여옥은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데, 그나마 설득력이 있는 유형이겠죠. 좋은 리뷰 감사드립니다. 언제 시간
나실때 한잔 하죠. 진짜루.

chaire 2004-10-14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쥴 님, 마태 님도 진중권에 대한 애정이 이미 식은 것 같은데요, 물론 건투를 빌긴 하셨지만... 그건 아마 옛정을 생각해서 하신 말씀이 아닐까 하는...(저두 아직 그 옛정만은 남아 있다는...)

시비돌이 2004-10-14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대가라는 표현은 정말 민망합니다. 인터뷰라는 장르에 과연 대가란게 있을 수 있을
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요즘들어 저하고 붙여주는 전문 인터뷰어라는 단어
역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는 얘기 같기도 하고. ^^

달팽이 2004-10-14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문'의 현대판이라고 볼 수 있는 책이군요...한 번 읽어봐야 하겠군요...
마태우스님 잘 읽고 갑니다...

진/우맘 2004-10-14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지승호님의 왕 팬 마태님, 그 저력이 저자를 알라딘으로 흡수(?)했군요! ^______^

로드무비 2004-10-14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마태우스 2004-10-14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읽으시면 후회는 절대 안하실 듯^^
진우맘님/그게 아니고 지승호님은 원래 알라딘 멤버셨던 것 같던데요. 제가 지승호님 왕팬인 건 맞습니다
달팽이님/아이 부끄럽습니다.
시비돌이님/리뷰 쓰고 저자에게서 답글 받는 기쁨을 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그리고 대가가 별건가요. 한 분야에서 출중한 기량을 발휘하면 대가죠... 저자분 스스로도 이 책이 만족스럽다고 생각하셨군요. 어쩐지 그전보다 훨씬 재미있다 했어요. 전여옥 인터뷰 잘한다는 얘기, 저도 지승호님 의견이 아니라 세간의 평을 옮긴 거라는 건 알았어요. 그렇다 하더라도 거기에 약간이나마 동의하시니 질문으로 옮기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리고...지승호님이랑 술마시면 영광이죠.^^
카이레님/아네요. 애정이 식은 게 아니라, 안타까워서 저런 겁니다. 어찌되었건 진중권은 제 좋은 스승인걸요. 그 사람 책은 지금도 다 사고 있습니다.
쥴님/마음에 안드는 점이 있어도 전 진중권의 장점마저 부인하지 않으렵니다. 미학 분야에 있어서는 제겐 제일 좋은 스승이고, 사회에 대한 제 의식을 일깨워 주셨던, 그리고 여전히 가르침을 많이 주시는 분이어요.
갈대님/어머나 갈대님도 추천을 해주셨네요! 님과 저는 책읽는 성향이 약간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반갑네요.
스텔라님/음, 김어준 총수를 만나본 적은 있어도 그의 생각 같은 걸 자세히 들을 기회는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참 재미있게 읽었어요. 신기한 게 그 분야에서 체계적인 공부를 하지 않고도 어케 그런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겁니다....

mannerist 2004-10-14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락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 지적하신 부분 전문을 인용합니다.

- 기대가 큰 만큼 부담도 클 것 같은데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파병이나 노동정책등 기대감이 실망으로 변한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민주노동당정책이론지인 '이론과 실천'에서 최장집 교수가 "13%라는 득표율은 민노당이 잠재적 지지계층에 호소해서 획득한 표라기보다는 전체적인 판이 탄핵으로 급격하게 요동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이 공간이 채워져야겠다, 사회 저변층이나 좌파적인 이익을 대변할 필요성이 민주노동당에 표가 쏠리게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면에서 열린우리당과 약간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에도 정체성은 있지만 이 같은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느냐, 노동자 서민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느냐 하는 점에서는 정책적 대안과 그것을 수행할 인적역량, 프로그램 측면에서 볼 때 민주노동당이 제공해 줄 수 있는 능력보다 나타난 표의 요구가 더 강하다고 봅니다"라고 하셨는데요.


- 그것은 제가 볼때는 잘못된 분석이라고 봐요. 제가 옛날부터 얘기했는데, 우리나라의 진보 포텐셜은 15%라고 했잖아요. 왜냐하면 어느 사회나 그런 포텐셜이 있기 때문에... 최장집씨나 조희연씨 같은 경우 친정부적이잖아요. 거기서 오는 환상들이 있다는거죠. 문제는 탄핵이 없었으면 훨씬 더 좋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탄핵이 되자마자 민주노동당이 지지율이 반으로 꺾였잖아요. 그것을 계속 회복했던 거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 벌써 18% 나오잖아요. 이것도 그렇게 볼거냐는 거죠. 한나라당 22% 나오는 상황에서. 그것은 정치학자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봐요. 그런 식의 엉터리 분석들.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것이고, 조희연 교수도 '탄핵 덕분에 너희들도 덕을 봤다'고 하는데 황당하거든요. 저 사람들은 왜 저렇게 거짓말을 해야 하는가 하구요. 저 사람들로 하여금 저런 거짓말을 하게 만드는 권력의지가 뭔가 하는 의심을 계속 하게 돼요.

 

매너가 읽기에 진중권씨의 말은 두 정치학자들이 총선 당시 민주노동당의 지지율 변화에 대한 분석이 틀렸다는 의미가 맞는 듯 합니다. '친정부적'이라는 단어 선정은 적절치 못했다고 생각하지만요.

 

- 최근 유시민 의원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사표논쟁과 관련해서 "유 의원 정도라면 선거에 눈이 뒤집혀 그깟 몇 석 더 얻으려고 지지자들 불쌍하게 앵벌이나 시키는 수준을 넘어, 이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 앞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열린우리당의 한계를 보고 뭔가 전략적인 대책을 내놓아야지 지금 뭐하는거냐. 유치하게..."라고 하셨고, '입으로 생리한다'고 한 표현도 논란이 되었었는데요.

- 한마디로 조까라고 얘기한거죠. 굉장히 짜증났는데, 제가 볼때는 김원웅씨가 백번 나은 것 같아요. 김원웅씨는 만나보니까 나름대로의 원칙이 있어요. 선이 있어요. 인정할 거는 인정하고, 이렇게 나가는데, 지켜야할 원칙이 있는데, 유시민씨는 원칙이 없어요. 뭐든지 정치게임이거든요. 잔머리를 굴려요. 소위 진보진영의 입장에서 보면 김문수, 이재오보다 더 악랄한게 유시민입니다.

왜냐하면 김문수, 이재오는 최소한 진보세력이 진출하는데 대해서 반론은 안피거든요. 방해는 안한다는 말이죠. 자기들 생각이 바뀌었잖아요. 바뀐 생각대로 행동하고 있을 뿐인데, 열린우리당의 경우 정동영은 오른쪽 표 끌어오고, 유시민 같은 경우는 왼쪽표 끌어오고 이게 제대로 된 정치 게임이냐는거거든요. 편법으로 한단 말이예요. 그러면 안되거든요. 자기 표는 자기 표대로 가져가면 되는거예요.

왜 남의 표를 빼앗아가려고 생각하냐는 말이예요. 예컨대 지지표를 얻고 싶으면 열린우리당을 지지할만한 정당으로 만들라는 겁니다. 그게 정상이거든요. 맨날 공포정치잖아요. 이게 '빨갱이가 내려온다'는 거하고 똑같은거라구요. 이 수준에서 얘기한다는게 짜증나는데, 전 그 사람의 개인정치라고 봐요. 당내에서 자기 입지가 뭐냐하면 딱 그거거든요. 저쪽 표 끌어오는 것으로 먹고 사는거라구요.

진보를 팔아서 개인적 입지를 지킨다는 것의 비도덕성을 저는 강하게 비난합니다. 며칠 전 방송에 나가서도 그 얘길 안했거든요. 사람들이 유시민 비난할 때 오히려 옹호를 했단말이죠. 신장식씨 프로그램 나가서. 바로 갔다오니까 그 따위 짓을 할때 열이 받더라구요. 인간에 대한 믿음이 딱 끊겨버린거죠. 제가 볼때는 그 사람 일 칩니다. 위험한 사람이거든요. 앞으로 계속 마크가 들어가야될 것 같아요. 마크가 들어갈 것이고. 인생 그렇게 살면 안되죠.

옛날에는 방법적 자유주의자 이렇게 얘기하더니 이제 와서 한술 더 뜨잖아요. 제대로된 자유주의자를 하라는 얘깁니다. 편법쓰지 말고. 그리고 진보진영이 자기한테 무슨 짓을 했습니까? 우리가 유시민한테 무슨 죄를 졌습니까? 그런데 왜 그렇게 피해를 주고, 타격을 주느냐는 말이죠. 생각을 해보세요. 예컨대 지구당에서 뛰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입니까?

1,500만원 마련하는거 얼마나 힘든지 아시죠? 저도 기탁금 내는데, 백만원 보탰어요. 이문옥씨나 되니까 그만큼 모이는 거고, 나머지는 저 밑바닥에서 카드 긁어서 뛰는 사람들입니다. 거기서 1%가 얼마나 중요한데, 비례대표 1% 얻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그 표란 말이예요. 당선이 되느냐, 안되느냐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우리는 몇 % 더 얻었느냐, 안얻었느냐 이게 우리한테는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이게 진보의 척도거든요. 예컨대 당선이 되느냐, 안되느냐 이런 기준으로만 본다면 정치가 천박해진다는 거죠. 똑같은 논리로 예컨대 김홍신씨 밀었던 표는 몽땅 사표겠네요. 그런데 그 어법이 맞는 어법입니까? 열린우리당을 지지해서 당선이 안된 모든 지역은 사표란 말입니까? 당선의 기준으로만 본다고 하면 그런거죠. 또 한가지는 민주노동당이 표를 갉아먹으면 얼마나 갉아먹어요. 더 중요한건 민주당 아닙니까? 민주당은 내버려두고, 하필이면 민주노동당을 건드리냐는 말입니다. 그 부분에서 저 사람 가만히 두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열린우리당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저 발언으로 그다지 효과를 얻지 못할 것 같은데 왜 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는데요.
- 제가 볼때는 당내입지용이예요. 정동영은 보수성을 가지고 오른쪽을 끌어들이고, 유시민은 왼쪽을 끌어들인다는 그거거든요. 개혁당 사람들이 하는 일이 그거잖아요. 옛날에 진보성향 조사한거 있잖아요. 민노당이 5.7인데, 개혁당이 5.4거든요. 그 당시 민주당은 1점대란 말이죠. 민주노동당을 지지해야할 사람들인데, 이걸 그쪽으로 다 가져갔잖아요. 그 사람들을 가지고 그 안에서 말빨을 세우는 건데, 이건 정직하지 못한 태도라고 봐요. 정치 그런 식으로 하면 안된다는 겁니다. 자기 당 지지할 수 없는 사람들을 왜 거기로 데려가느냐는 겁니다.

 

매너가 생각할 때 진중권씨가 가장 치를 떠는 것은 '위선'과 '표리부동'입니다. 이를 접할 때마다 풍자와 폭언으로서 개박살을 냅니다. 이를 매너는 한대 쥐어박을 놈이나 열 대 때릴 놈이나 백대씩 두들겨패는 사람이라고 매너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한 적 있습니다. 민주노동당 지지자로서, 빨간물 들은 사람으로서 그가 지닌 유시민 혐오는 근거가 있다고 봅니다.

 

- 참여정부의 언론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 "노무현과 청와대는 보수언론의 반응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 없습니다. 그냥 개가 또 짖나 보다, 하고 넘어가면 될 일입니다"고 하신 적이 있으신데, 보수언론의 공격이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보십니까? 또 그게 최근의 동아일보 칼럼 연재하고도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연재한 건 아닌데... 연재는 좀 다르죠. 쓰면 걔네들하고 계속 부딪하게 될거잖아요. 그 부분은 아니고, 아무래도 땜빵 원고였던 것 같아요. 일부러 좀 썼고... 왜냐하면 안티조선이 거기에 글을 쓰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었잖아요. 자꾸 그걸 보고 부역자 비슷하게 보는 문화 있잖아요. 그 부분을 도발하려고 일부러 썼던 것이고, 원하는 효과를 거뒀습니다. 욕을 하는데, 자기들도 허탈하잖아요.

처음부터 저는 조선일보에 글 쓰는 사람들의 리스트를 올리는거 반대했잖아요. 강준만씨 글 쓸 때 말렸고, 제가 독일에서 '이건 아니다'고 팩스를 넣었었구요. 저는 조선일보에 글 쓰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 생각은 다를 수 있잖아요. 그 부분에 대해 톨레랑스를 가져야 되고, 그 부분에 대한 판단은 개인이 하게 자유의 영역으로 보존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안쓰겠다고 선언한 사람들의 세를 모으자고 했었죠. 그리고 동아일보, 중앙일보는 계속 써왔던 건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그 유명한 '이문열과 젖소부인-'도 중앙일보에 썼던 것이고...

- 표면적으로 특히 요즘 정치적으로 입장이 다른 사람들이 공격하는데, 빌미를 준 것 같기도 한데요.
- 일부러 그러라고 한거예요. 허탈해지거든요. 제가 바라는 것은 사람들이 조선일보에 글을 쓰든, 안쓰든 자유로운 판단의 결과이기를 바래요. 이런 무서운 분위기 때문에 못쓰는 것은 바라지 않거든요. 그것 자체가 억압이잖아요. 쓰든, 안쓰든간에. 조선일보에 글써도 좋은데, 그 논리가 얼마나 타당하냐, 전 다르게 생각하지만, 그 사람이 타당한 논리를 제시했으면 저는 OK라고 보거든요.

다만 제 입장에서는 잘 떠오르지 않기 때문에 그 정도지, 무슨 부역자니 뭐니 몰아가는 것은 원시적인 문화잖아요. 우리가 지금 무슨 해방전후사 씁니까?(웃음) 그것들에 대해 일종의 '엿먹으라'는 심정으로 쓴거예요. 처음에 주문 들어왔을 때 굉장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주문을 하더라구요. 예컨대 '도덕성 해이' 이런 걸 쓰라고 하는데, '도덕성 해이가 문제가 아니다. 사회 문제다' 그래서 그렇게 쓴거잖아요. 이게 오래가겠어요? 이런 문제니까 널널하게, 정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니까 널널하게 갔지만, 다른 문제 같으면 계속 부딪힐 수 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연재를 한다는 것은 다른 관점이어야 한다는거죠.

이 지점에서는 진중권씨 별 할 말 없을듯... 동아일보에 '예술과 놀이' 15회 연재했습니다. 올 가을에. 무엇보다 그 자유로운 판단이 조중동의 세를 불리고 정상적인 소통의 방해가 되는 지점에서도 그 '자유로운 판단'의 자유의지를 용인해야 할지. 전 회의적입니다. 자신의 글의 맥락과 어긋나는 매체에 글을 쓰는 것이 그리 온당하다 생각하지 않기에 말이죠.

 

'지금의' 동아일보 기사 연재하는 걸 보니 슬슬 맛이 갈 조짐이 보이긴 하지만, 진중권의 통찰력은 아직도 필요한 듯 합니다. 앞으로 그의 인터뷰도 환영. 함은 물론이구요. =)

 


瑚璉 2004-10-14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분의 페이퍼에서 말씀드려서 좀 무엇합니다만 지승호 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정치나 문화 쪽 인사들은 어느 정도 인터뷰가 된 것 같으니 이제 사회 쪽, 특히 의료와 이공계 쪽의 인사를 인터뷰해주셨으면 합니다. 생활에 밀접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지 않았습니까? 이런 독자의 의견이 있다는 걸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찬타 2004-10-14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씨... 또 사고 싶은 책 한 권 보탰네요... 아껴서 잘살아보려는 중인데... 마태우스 님.. 고마워요...ㅠ.ㅠ.

부리 2004-10-14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찬타님/마태는 한 게 없습니다. 저한테 고마워 하시면 좋겠어요^^
호련님/안녕하세요? 부립니다.
매너리스트님/유시민이 잘못한 게 많다는 점에는 동의하겠지만, 마크가 필요하다거나 큰일낼 사람이라는 건 지나친 말인 것 같습니다. 진중권 스스로의 오류 가능성은 언제나 인정하지 않으면서 남의 허물만 그렇게 비난할 수 있는지도 의문스럽구요. 자기 글을 "그 유명한 젖소부인과 이문열'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사람도 진중권밖에 없을 것 같구요, 그럴 때 보면 좀 어린아이 같은 구석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마냐 2004-10-17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이렇게 리뷰 해놓으시면, 뒤에 독후감 쓸 저는 어쩌란 말입니까, (버럭!)
사실 마태우스님 생각나서, 챙겨놓은 책인데...에구구..빨랑 읽지 말구...님들이 마태님의 바이블을 잊어버린뒤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슬며시...^^;;;

마태우스 2004-10-21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리뷰를 가장 잘쓰는 알라디너 1위에 오른 마냐님이 무슨 말씀을!!

marine 2004-11-09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리뷰를 읽고 유시민과 진중권 부분 확인하려고 읽었는데 재밌었어요 전 유시민도 좋아하고 진중권도 좋아해요 일단 대단히 논리적이고 똑똑한 사람들이잖아요^^ 요즘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읽으면서 감탄을 하는지라...^^ 김어준과 진중권 인터뷰 재밌게 읽었어요 어떤 분이 지적하신 것처럼 손석희 인터뷰는 너무 모범적으로 자기 색깔을 "적당히" 드러낸 것 같아 좀 지루했구요 전여옥이 인터뷰를 잘 한다는 말은 저도 강력하게 부정합니다 위의 지승호님 표현처럼 우리 토론 문화의 천박성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케이스이며, 전혀 논리적이지 않죠 전여옥 토론하는 거 보면서 유시민과 맞수 어쩌고 하는 기자들한테 화가 날 지경이었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