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은 그 반대다. 세상은 위선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게 이 글의 주제다.

 

우리 학교에는 14개의 동아리가 있다 (나 때는 ‘써클’이라고 했었다. ‘동아리’란 말이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지금은 아주 친숙하다. 써클은 동아리만큼 정겨움을 전달해주지 못한다). 한 학년 학생수가 40명인데 동아리가 14개나 된다는 건 좀 많은 감이 있다. 그래서 한 사람이 두세개의 동아리에 드는 일이 다반사인데, 3개의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의대공부를 한다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우리 학교의 의사고시 합격률이 탑 클라스가 아닌 이유를 동아리에 돌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했다. 선생님들은 ‘동아리 망교론’을 펴면서 동아리 숫자를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동아리를 인위적으로 폐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니, 시험을 자주 본다든지 해서 동아리를 못들게 하는 방법을 강구 중에 있다.


엊그제, 숙제로 받은 대학평가 자료를 교정하다 보니 다음과 같은 문구가 눈에 띈다.

[우리 대학에는 학생 정원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14개의 많은 동아리가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동아리는....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도가 이루어지도록 배려하고 있다...대학은...(동아리 활동에 대해)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읽고 나니 피식 웃음이 난다. 동아리 등 학생들 스스로 하는 활동이 많을수록 대학평가에 유리한 법이니 이런 구절이 포함되었을 것이다. 나 역시 동아리가 너무 많다는 지적에 동의하는 사람이라, 글을 읽으면서 학생들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세상이란 이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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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magic 2004-09-03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생들이 더 잘 알아요.
저희는 화장실 까지 뜯어 고쳤는 걸요. 셔워실 까지 있어 완전 호텔입니다.

책읽는나무 2004-09-03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저 벤지 꼬리 도대체 누가 해준거에요?
매직님?
매직님..그럼 나도 책 왔다리,갔다리 하는것처럼 만들어주세요..
아니면 책을 읽는것처럼 민이아빠랑 민이가 입을 오물오물 움직이게 해주세요..네?

참...마태님 퀴즈프로 도대체 어느프로에 나오신거였어요?
일요일에 하는 <퀴즈가 좋다>그프로 아니었어요?

마태우스 2004-09-03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일요일 퀴즈프로는 털짱님이 나오시구요, 전 수요일의 우리말 겨루기입니다. 그리고...그거 매직님이 해주셨다는 거 비밀인데요, 몰래 부탁하심 해주실 거예요^^
스윗매직님/글쿤요. 아는군요...전 또 모르는 줄 알고^^

진/우맘 2004-09-03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저도 동아리 때문에 인생이 화악 변한 케이스지요. 서방님을 만났으니.^^ 그런데 그 인생, 망친 건지 잘 된 건지는 좀 더 두고 봐야...^^;
그나저나 ㅋㅋㅋ 책나무님은 나보다 더 하네. 마태님! 책 나무님도 버려요, 버려!!!

가을산 2004-09-03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저는 동아리를 몇개 했는지....... 가만, 세어봐야겠어요.

1. 합창부               
2. 족구부       
3. 베들레헴의 집
4. 성당, 성경연구회
5. 가톨릭 신우회
6. 고전기타반
7. MDOP 관현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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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님, 그러니까 동아리 핍박하지 마세요!
졸업하고 남는건 동아리 활동으로 만난 선후배, 동기들과의 끈끈한 추억 뿐 아닌가요? 


작은위로 2004-09-03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아리 전 하고 싶어도 못해요!!...그런거랍니다. 후후후;;;;;;;;;;

미완성 2004-09-03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많은 대학의 동아리들이 죽어가고 있지요. 기존의 군대식 질서나 서열차별에 자유분방한 신입생들이 적응을 못하거든요. 갓 입학한 아이들마저도 지금이 취업공부할 때이지, 기타줄이나 튕기고 있게 생겼냐? 하고 있구요.
거기다 그 많고 많은 동아리들 모두에게 학교가 동아리방을 제공해주는 것도 아니고, 학기마다던가, 해마다던가, 아무튼 정기적으로 회비까지 걷어가고 있답니다;;
대한민국 모토있잖습니까. "문제가 생길 때는 개인적으로다가 알아서 해결하세요."
코멘트를 써내려가다보니 제가 참 편견과 독선으로 똘똘 뭉친 인간이로군요.
아무튼 24년동안 뼈져리게 느낀 사실이긴 하니까요..흙!

석을 놈들!! (그런 높으신 놈들께는 된소리내서 힘주어 말하는 것도 力이 아깝습니다. 석을! 흥흥;;)

비로그인 2004-09-03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 03,04학번들이 개강 첫날부터 행정고시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안쓰럽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일종의 위기의식 마저도 느끼곤 합니다. 제겐 학생회 경험이 대학 4년 가운데 가장 소중한 것으로 남아있는데, 후배들은 오로지 공부, 그것도 자신의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