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참가한 워크숍은 10월로 다가온 인정평가에 대비한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함이었다. 내가 참가했던 어떤 워크숍도 이번만큼 힘들고 보람있진 못했다. 첫날 난 새벽 3시가 넘어 잠이 들었고, 어제도 12시가 넘어서야 일정이 끝났다. 순전히 벤지가 보고싶은 까닭에 난 그 야밤에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집에 왔고-오니까 새벽 2시가 넘었다-지금은 내 컴퓨터 앞에 앉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1. 취지
평가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시작한 것은 2년 전부터다. 그당시의 회의록엔 이렇게 적혀 있다.
2002. 10. 30
A: 평가가 2년 남았다.
B: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열심히 하면 된다.
C: 열심히 하자.

2003. 3. 13
A: 평가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B: 열심히 하면 된다.
C: 그래, 열심히 하자.

2003. 10. 4
A: 평가가 정말 얼마 안남았다. 지금부턴 뭔가 해야 한다.
B: 열심히 하면 된다.
C: 이제부턴 정말 열심히 해야한다.

2004. 3. 31
A: 평가가 몇 달 안남았다. 지금까지 회의만 하고 아무것도 안했는데, 시간이 정말 없다.
B: 맘만 먹으면 금방 한다.
C: 열심히 하자.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런 식으로 회의만 하고 도무지 된 게 없었다. 지금이 7월이니 막다른 골목에 몰린 셈. 이번 워크숍은 교수들을 잡아다 끝장을 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행된 것이며, 소정의 성과를 거두었다.

2. 내 마음가짐
소설책만 달랑 두권을 가방에 챙기고, 노트북도 없이 콘도에 간 나.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내가 맡은 직책은 감사였다. 일은 파트별로 조를 짠 사람들이 하는 거고, 난 남들이 잘 하는지 감시만 하면 되는 것. 그러니 무슨 할 일이 있겠는가. 첫날 도착해서도 그렇게 평화로웠다. 남들이 내게 이런다. "좀 쉬세요" 오냐, 안그래도 쉬려고 했다! 열심히 일하는 다른 사람들 옆에서 난 신선처럼 누워 <살인자의 건강법>을 읽었다.

3. 장어
온지 30분도 안되어 저녁시간이 되었다. 우린 장어를 먹으러 갔다. 다들 알다시피 장어는 정력제, "쓸 데도 없는데..."라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지만, 하여간 장어는 효과가 있었다. 장어를 몇 마리 집어먹던 모 선생이 서빙을 하는 아주머니를 보고 갑자기 눈을 빛낸다. 한참을 응시하던 그가 옆사람에게 한 말, "저 아주머니, 이쁘지 않아요?" 그는 아주머니에게 고향이 어디냐는 둥, 몇 살이냐는 둥의 수작을 걸었는데, 평소 그 사람의 성격으로 보아 이건 장어의 효과라고 주장하겠다. 나 역시 뻗치는 기운을 주체하지 못해, 밥을 먹고 난 뒤 식당 정원에 놓인 배구공을 발로 차며 스스로를 달랬다. 다른 사람들은 어땠을까?

4. 콘도
우리가 간 콘도는 매우 희한한 곳이였다. 방마다 전기를 꽂는 콘센트가 하나밖에 없어서 선풍기와 TV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것도 그렇지만, 이 더위에 에어콘이 안나왔다. 더위에 약한 내가 전화를 걸었다.
나; 에어콘 좀 틀어주시겠어요
직원: 우리는 밤 7시 이후에만 틉니다.
나: 네? 밤 7시? 하지만 낮이 더 덥잖아요?
직원; 그래도 손님들이 그런 걸 원하시더라구요.

어이가 없었지만 그냥 전화를 끊었다. 밥을 먹고 오니까 밤 8시, 그때도 에어콘은 안나온다.
니: 아깐 7시부터 틀어준다더니, 지금 8신데 안나와요.
직원: 아,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안틀었어요. 지금 준비하면 30분 후엔 나올 거예요.
30분은 무슨... 개뿔! 에어콘은 끝까지 안나왔다!!

5. 멀티탭
칫솔을 사러갔던 난 콘센트의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슈퍼에 간 직원과 만났다. 음료수와 맥주, 과자 등을 잔뜩 사던 그는 내게 멀티탭을 주면서 방마다 돌려달라고 했고, 난 그러겠다며 멀티탭을 받았다. 그게 불행의 전조였음을 그땐 몰랐다.

탭을 가지고 어느 방에 들어갔다. 그 사람들 중 둘-한명은 전 학장-이 날 보고 반색을 한다. "서선생, 마침 잘왔어! 우리가 지금 발전계획을 쓰는데..."
우리 학교의 역량상 인정평가 보고서는 그리 충실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분량이라도 두꺼워야 하는데, 발전계획을 어떻게 써야할지 생각이 안난단다. 학장은 A4 두장을 주면서 '이걸 7장으로 늘려' 달란다. 이게 웬 짱돌? 나의 한가로움은 거기서 끝났고, 그때부터 난 소설적 상상력을 동원해 연구 활성화 방안을 노트에 써내려갔다. 일필휘지로 쓰는 걸 보고 남들은 감탄하는 듯했고, 그래서인지 "이왕이면 xxx랑 xxx도 써주라"는 부탁까지 덤으로 받았다. 중간에 노트북을 빌려서 깨알같이 정리를 했더니 A4로 무려 10장이 나왔다. 그때 시각은 새벽 세시 20분. 그제서야 난 피곤한 몸을 누일 수 있었다.

시련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몇시간 못자고 일어난 어제도 난 '학생지도와 발전기금 조성'에 관한 네줄짜리 보고서를 다섯장으로 늘려야 했으니까. 머리를 하도 썼더니 나중엔 쥐가 나기까지 했다. 하지만 내 노력은 오후에 있던 발표회 때 충분히 보상을 받았다. 내가 쓴 말도 안되는 구라들에 사람들의 넋이 나간 것 같았으니까. 언제나 하는 일이 없이 월급만 축냈던 내가 드디어 학교에 기여를 한 셈이다. 역시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는 있는 법, 어떤 주제로든 그럴 듯하게 구라를 칠 줄 아는 내 재주가 어제만큼 자랑스러운 적은 없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내가 마음이 뿌듯했던 이유다.

 

 

무려 20일만에 뉴스레터가 나오는군요. 지난번만 해도 "왜 뉴스레터가 안나오냐"고 관심을 가진 분이 여럿 계셨는데, 이번에는 아무도 안그러셔서 오기로 만듭니다. 인기가 떨어졌을 때 그만두라는 쪽지를 보내주신 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몇몇 분은 뉴스레터를 환영해 주실 것으로 믿고 만들었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이벤트의 천국, 알라딘
알라딘은 갈수록 알 수 없는 곳입니다. 다른 책방은 이벤트의 주체가 대개 책방인데, 알라딘에서는 서재 주인장들이 수많은 이벤트를 벌이고 있으니까요. 책을 내건 분도 계시고, 감자 이벤트도 있는 등 선물들이 푸짐해 알라디너들의 잠을 설치게 하고 있는데요, 요즘은 이벤트 추세가 '5555(조선인)' '44444(진우맘)' 등 특정 숫자를 먼저 캡쳐하는 게 대세입니다. 이벤트를 하면 최소한 백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는 매력이 있어 주간서재의 달인에서 순위에 드는 데 유리하다는 게 이벤트의 황제로 불리는 '스타리'님의 증언인데요, 그런 장점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알라디너들간의 친목이 돈독해진다는 게 더 좋은 점일 것입니다. 목걸이를 경품으로 내걸어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던, 그래서 댓글도 무려 166개가 달렸던 너굴님의 3333 캡쳐 이벤트를 중심으로 이벤트에서 입상하는 비결을 연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너굴님이 만드신 멋진 경품입니다.

물장구치는 금붕어: 24시간 대기하고 있을랍니다..!!! <--이벤트의 강자 금붕어님의 출사표
groove: 으악!!!!!!!!!!!!!!!!!!!!!!!!! 제가그냥 노리고싶지만........<--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죠?
panda78: 탐난다 탐난다 탐난다 노려보겠어요! >ㅂ<  <--이벤트의 단골손님인 판다님...
nrim: 오... 저두요 저두요~~ <--말없이 선물을 휩쓰는 느림님.
이 네분을 이벤트의 4대천황이라 부른다는 설도...

AM 10: 37 금붕어님이 작전을 폅니다. "헹.. 좀 있다 나가야 하는데.. 이벤트 놓쳤다..엉엉.." 물론 금붕어님은 다시 돌아와 입상까지 했지요.
PM 03:02 명란님이 등장합니다. "아무래도 학원갔다 오면 결판날 것 같아요. (흑흑...그냥 피씨방에서 책 읽고 버틸까ㅜㅜ) " 명란님은 결국 PC방에서 버티셨습니다.
두명을 남긴 시점입니다. 캡쳐 연습을 하는 분도 눈에 띕니다. 이벤트의 훼방꾼 부리가 작전을 펴내요.
부리: 명란님, 그간 안녕하셨어요?
(착한 명란님은 대답을 해줍니다.)
명란: 네, 안녕했어요^^ㅎㅎ
(이때 이벤트의 강자 금붕어님이 요령을 알려줍니다.)
"앗싸도 쓰지 마시고 부리님 인사에도 대답하심 안됩니다..!!!"
(groove 님의 심리상태가 그다지 편안해 보이지 않습니다).
groove: 으아!!!!!!!!!!!!!!!! 손떨림다. 엄마가 밖에서 독서실가라고 아우성인데 이러고있다니
부리: 명란님, 혹시 동명의 젖깔을 좋아하시는지요? 그저 궁금해서요.
명란: 무지 좋아하죠~^^ 어린 시절 툭하면 명란젓, 동생은 (불쌍하게도 내 동생이란 이유만으로) 창란젓으로 불렸는데...
(부리가 판다78을 불러냅니다) 부리: 판다님, 님도 계신 거 알아요! 빨리 모습을 드러내세요! 사과님도요!
판다78: 저도 지금 열심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한명을 남기자 조용해집니다. 이때쯤엔 다른 창에 에디터로 쓰기를 열어놓고 F5를 눌러야 할 시점이죠. 하지만 용감한(무모한?) 분도 계십니다.
명란: 3332가 되니 조용해진 이 분위기^^;
(판다님이 또다시 연습을 합니다) 판다: Today 50 Total 3332
(부리가 금붕어에게 말을 시킵니다) 부리: 가슴이 겁나게 뛰네요. 이 긴박감을 세글자로 표현해 주세요, 금붕어님. --> 하지만 금붕어님은 여전히 침묵입니다. 괜히 강자인가요
(부리가 판다님을 공략합니다) 부리: 판다님, 연습은 평소에 해야죠^^
(판다님이 답변합니다)
판다: 아니, 혹시 어엿비 여겨 주시지 않으실까 하구.... ㅡ..ㅡ;;;;
이때,

nrim(mail) 2004-08-02 15:23

513333

(그 와중에 groove 님이 글을 씁니다) groove: 긴장돼죽겠습니다 이벤트는내것!
그사이 명란님, 금붕어님이 2, 3위를 차지, 이벤트가 종료됩니다. 부리는 4위, 판다와 groove는 5, 6위를 차지합니다. 입상자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groove 님이 절규합니다.
groove: 리플질땜시 대략망함-_-
판다: ㅠ_ㅠ 으와아아아아아. 부리님이 말 걸어서 놓쳤잖아요! 몰라몰라몰라!!!!

이런 분도 계십니다.
조선인: 헉... 난 위의 페이퍼에 붙였는데. 들어오니까 바로 3333이길래 신나서 붙였는데. 잉잉잉
뒷북을 치는 분들도 계십니다.
마냐: (일 끝나고 두시간 후) 아앗...알라딘 이벤트사상 가장 욕심나는 이벤트...바쁜척 하다 뒷북!!!
책나무: (사건종료 3시간여 후) 책읽고 온사이 벌써 상황종료네요!!
물만두: (사건종료 4시간여 후) 우띠 만돌이 땜에 지금 들어왔더니... 아, 나에겐 적이 넘 많아...
결국 너굴님은 3333을 캡쳐한 모든 분께 선물을 드리기로 했습니다. 이벤트를 개최한 분도선물을 탄 분도 모두 흐뭇한 하루였습니다. 못탄 분은.... 흐뭇할까? 저야 모르죠. 탔으니까!

                               Diane Ethier의 그림


 

 

 

 

 

 

 

 

 

사진설명: 스텔라님 서재에서 퍼온 목욕하세요, 사진입니다. 샤워를 안하고 지내는 알라디너가 15%라는데, 혹시 당신도?

-질러족, 찔러족
최근 스타리님이 책 40권을 산 뒤 빚더미에 오른 일이 있었구요, 이벤트를 주도하던 모 씨도 역시 빚더미에 올랐다고 합니다. 이 사건의 배후에 질러족과 찔러족이 있다는 것이 조선인님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조선인님의 페이퍼를 그대로 옮겨 왔습니다.

알라딘 나의 서재에는 아주 무서운 사람들이 있다.

질러족과 찔러족!!!

누군가 고민중이라는 페이퍼만 올리면 무섭게 달려드는데...

우선 질러족!

따우(mail) 2004-07-28 02:29

사고 싶은 건 주머니 사정과 별 상관 없이 결국 사게 되어 있지 않나요? 전 그렇던데... (그래서 제가 돈을 못 모으는 것일지도 !.!)

파란女宇(mail) 2004-07-28 07:59  

에이..그냥 확 사버려요....엄청 잼나거든요..인생은 어차피 한판의 놀이이니..^^(뭘 안다고..;;)

진/우맘(mail) 2004-07-28 10:21  

용가리...용가리...웃다가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ㅋ
저요, 디카 사서 화장대 위에 올려놓고 한동안...무서워서(?) 만지지도 못하고 흘끔흘끔 쳐다보며 화들짝 놀라곤 했지요. "헉! 오십만원! 내가 무슨 짓을!!1"
그런데 지금은 좋아요~ 너무 좋아요~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데, 카드가 무슨 상관이람~~

이벤트를 부추기는 찔러족도 만만치 않다.

가을산(mail) 2004-07-24 17:23  
아직 늦지 않았어요! 5555 어때요?
지금 마냐님도 5555 기다리고 있는데....
아.... 방문을 해도 방문자수 숫자는 별로 눈을 안주어서 자꾸 놓치네요

물만두 2004-07-24 17:34  

그냥 하세요. 한다는데 의의를 두심이... 아님 그냥 만두를 준다를 이벤트로 하시던가요. ㅋㅋㅋ

아영엄마(mail) 2004-07-24 18:09  
지나고 해도 되요!! 저도 제 이벤트 할 때 문제 내고 채점한다고, 정작 숫자 카운트 켑쳐해서 남기는 걸 못했다지 뭐예요...ㅠㅠ

그들은 알라딘 마을 곳곳에 출몰하고 있다. 국내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고 노상 걱정하지만 말고, 경제부총리는 알라딘의 질러족과 찔러족을 다른 블로그에 긴급투입하면 될 듯 하다. ㅋㅋㅋ

 

하지만 진우맘의 추적에 의해 조선인님 역시 질러족인 게 들통이 났습니다.

진/우맘(mail) 2004-07-29 01:24

아니, 억울하옵니다! 찔러족이라면, 조선인님이 대표 선두 주자인것을!!

질러족과 찔러족이 출몰하는 한, 알라디너들의 파산은 또 일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복귀의 세 표정
한동안 서재를 떠났다가 복귀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앤티크, 냉열사, 파란여우 세분을 중심으로 복귀의 세가지 표정을 알아보겠습니다
1) 복귀란 이런 것, 파란여우
7월 23일 건강하게 돌아왔다는 글을 남기면서 화려한 복귀를 신고한 파란여우는 그 후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십일일 동안 마이리뷰 7편, 페이퍼 31편을 올리는 등 맹활약하고 있는데요, 그 결과 주간 서재의 달인 순위에서 당당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파란여우님 덕분에 더위에 허덕이던 서재가 풍성해졌다는 게 알라디너들의 일치된 의견입니다.


사진설명: 풍성한 소재의 비결이 혹시 이 안경에 있는 건 아닐까....

2) 복귀는 잠수다, 앤티크
한때 리플의 여왕으로 군림하다 서재를 떠났던 앤티크는 6월 15일 1차 복귀를 한 뒤 다음날 밀린 글을 읽겠다면서 서재를 떠납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어땠는지는 toofool 님의 다음 한마디가 잘 나타내 주고 있는 듯합니다.

버럭!!!!!!!!!!!!!!!!!!!!!!
-.,-

2004-07-09 15:28
toofool

 

 

결국 앤티크님은 7월 28일 2차 복귀를 하는데요, 복귀 후 알라딘의 변화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이젠 알라딘 시계가 제대로 가는군요!!"
하지만 그녀는 예전처럼 리플의 여왕이 아니었습니다. 아직도 진짜 복귀한 게 맞느냐며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의심하자면 끝이 없는거라니까요!! ^^ 이사람, 믿어주세요~ 충성!! ㅎㅎ"이라고 말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마음의 여유가 없는 듯했습니다. 앤티크님이 무엇을 하든지 잘 되기만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래 스물넷이나 교봉으로 가지만 않는다면 다 이해할 수 있다구요!! 행복하세요!

3) 양 극단은 싫다, 냉열사
5월 25일 이후 서재를 떠났던 냉열사는 7월 5일 살포시 서재에 복귀했습니다. 그후 냉열사님은 이따금씩 글을 쓰고 있는데요, 일주에 사흘씩 쉬는 패턴을 보이고 있지요. 5월에 19일, 3월에 21일간 흔적을 남긴 것에 비하면 활동량은 줄어든 듯하지만, 8월 2일에도 글을 쓰신 것으로 보아 '활동중'이 맞는 듯 싶습니다. 사실 냉열사님이 정상입니다. 매일같이 족적을 남기는 저는 '폐인'이구요. 어찌되었건 우리 모두 건강하게, 그리고 오래도록 서재질을 해 보도록 합시다!

사진설명: 책울타리님이 최근에 놀러가셨던 카올린이라는 곳입니다.

-제2의 박인수 발견!
박인수라 함은 자유당 시절 해군대위를 사칭하며 숱한 여자를 농락했던 자를 말합니다. 그와 비슷한 자가 발견되어 알라딘 측에서는 감시의 눈길을 뻗치고 있는데요, 그의 행적을 보겠습니다.

마모씨(mail) 2004-07-26 18:26
스윗매직님/아, 제가 미녀라서 봐줘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어설픈 유머, 그렇습니다. 유머의 초기 단계에서는 저렇게 오버를 하게 되지요. 하지만 거기에 대해 화를 내버리면 그 사람은 영영 유머와 멀어지게 되지요. 유머라서 관대해야 한다는 거죠.
털짱님/전 털짱님께 한표입니다.
스타리님/전 그래서 스타리님이 좋아요
조선인님/사실은 조선인님이 좋아요
판다님/알죠? 제가 누굴 좋아하는지?
라일라님/님의 코멘트에서는 라일락 향기가 나요
폭스바겐님/하하, 간만에 듣는 님의 촌철살인이네요. 폭스바겐님, 부활하신 겁니까?
마냐님/둘다 농담인데 우리가 화를 낸 게 보기 안좋았다는 거죠. 하여간 전 마냐님이 좋아요
멍든사과님/아아, 우리는 정말 운명이라니까요
스텔라님/그러게 말입니다. 이라크 파병 얘기는 좀 뜬금없지요? 제 봉창을 지적해주는 스텔라님이 전 좋아요
파란여우님/님이 돌아오신 게 최근의 일 중가장 기쁜 일이었다는...아시죠? 제 맘

이 코멘트를 본 알라디너들은 흥분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부리: 저놈의 주둥아리를 화아아악!
따우: 저따우 인간이 있다니!
마냐: 마녀는 뭐하나, 잡아가지도 않고!
오즈마: 알라딘에 앞으로 오지마!
폭스바겐: 한마디로 여우같은 놈일세...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흐린다고 했습니다. 우리 모두 조심합시다!

-멍든사과의 내공
빠른 시간 내에 알라딘을 평정한 무서운 신예 멍든사과가 소재가 떨어졌음에도 연속으로 글을 생산해내는 초절정묘기를 보여 감탄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그의 실력을 보아 주세요.

7월 26일: 1981명이 왔는데, 그게 자신의 태어난 해와 똑같다고 캡쳐한 페이퍼를 쓰다
같은 날: 서재순위 30위 안에 들었다는 지기님의 편지 중 '요즘 정말로 덮죠?'라는 오자를
         빌미로 글을 씀
7월 27일: 크리스마스가 올까, 하는 제목으로 글을 씀
7월 28일: "아, 따가워. 얇은 눈꺼풀 속에 쌀알 하나가 돌아다니는 것같다"는 내용으로 글을 씀.


 

 

 

 



멍든사과님의 페이퍼에 뜬금없이 실린 오징어: 물론 페이퍼와 약간의 관계는 있다.

7월 28일: 도서관에서 우연히 남자를 만난 얘기를 씀
7월 29일: 지기님이 윙크를 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함.
"역시, 절 좋아하시는 거죠? 농염하고 야심한 시각이니 이제 본격적으로 한 번 '덮어보자'는 마음이신 거죠? 으흑".
7월 29일: '리뷰에 관한 리뷰'라는, 지극히 형이상학적인 페이퍼를 씀. 내용은 해독 불가.
7월 30일: 바퀴벌레 한 마리를 죽인 것을 대하소설로 만들다
7월 31일: 서재개편했다고 다시 대하소설. 아무래도 소재가 없어서 개편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8월 1일: '젠장 8월이라니'라는 제목의 글을 씀. 제목과 달리 이 글은 한 변태의 얘기를 다룬, 매우 충격적인 글이었음.
같은 날 : 급기야 화장품 리뷰까지...
8월 2일: 이주의 마이리뷰에 당선된 사람들을 축하하는 페이퍼를...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저는 그래도 말 한 마리는 잡아야 글한편을 쓰는데, 사과님은 눈앞에 떠다니는 티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대하소설을 쓰니깐요. 오늘로 정확히 한달을 맞는 사과님이 2730명의 인파를 끌어모은 비결은 사과님의 전매특허인 유머와 더불어 소재를 우려내는 초절정테크닉이 아닐까요. 사과님의 건투를 빌겠습니다!

--즐겨찾기의 압박
즐겨찾기를 해놓은 서재 숫자가 많아지면서 글을 대충 읽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본문 내용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리플이 달려 곤혹스러워지는 일이 발생하는데요, 글을 대충 읽기로 유명한 두분의 리플을 보겠습니다.

[난 배가 나왔다. 배를 보면 죽고 싶다]
수지나라: 배는 나주배가 좋지요.

[이번 여름엔 휴가를 못갈 것 같아요!]
아양엄마: 어머나! 휴가 좋지요! 어디로 가세요?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는 글 사이에 장난질을 침으로써 글을 제대로 읽는지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요, 장난의 선구자 연보라빛우주님의 글입니다.

[경쟁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가을산멋져요다. 그래서 경쟁심이 없다고 스텔라얼짱생각을 했었다. 또, 스포츠에서 운동에서 이기고 지는 것에 연연하는 걸 좋아하지는 복돌이멍멍않는다. 특히 한국 축구의 검은비만세경우 이기고 지는 거에 목숨거는 거 딱 싫다.--;

누군가를 누르고 그 위에 서야 소굼님뭐해요한다는 건 유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일등을 의미있게 하기 위해서 아니 일등을 의미있게 느끼기 위해서 수많은 숫자들이 존재해야 하는 건 싫은 일이라고 이파리밥먹었니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불쑥불쑥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고 처음마음처럼님은 절 좋아하세요 그 의미에 따라 좌지우지 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스윗매직마술부려봐그건 오랜 학력 위주의 교육의 잔재일까, 아니면 본래 가지고 있던 경쟁심의 발로일까. 잘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숫자는 쉽사리 무시할 수 있는 건 아닌 모양이다]

이 결과 놀랍게도 해당 알라디너들 중 자신이 이름이 들어간 사실을 아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다고 하는데요, 즐겨찾기 숫자의 압박은 그만큼 지대한가 봅니다.

 

 

 

 

 

 

 

 

 

 

 

 

 

 

 

사진설명: 평범한여대생님 서재에서 퍼온 사진입니다. 더워서 그런지 공부하기 싫으시다네요^^

 

-서재탐방
뉴스레터의 발간이 늦어지자 아영엄마님이 알라디너들의 근황을 정리한 페이퍼를 써주셨는데요, 최근 들어 한 서재를 리뷰함으로써 따뜻함과 감동을 주는 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재 리뷰의 선구자 털짱님은 파란여우님의 서재리뷰 중 한 대목입니다.
[...83학번이라는 파란여우의 사진을 보고나서 무심코 들여다본 거울 속 내 모습에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면서 두 명의 스토커가 악착같이 달려든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고, 동생의 스티커 사진을 지갑 속에 넣어 다니는 둘째 오빠를 보내놓고 혼자 목 놓아 울었을 땐 나도 울고 싶어졌다....]
한편 달필로 유명한 바람구두님은 열 개의 서재를 리뷰하기로 하고 첫 번째로 물만두님의 서재를 리뷰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진우맘(29세. 현재 소재빈곤에 시달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고 내가 먼저 시작할 걸! 서재 숫자를 세보니 그거 하면 당분간은 소재 걱정 안해도 되겠구만!! 디카 안사도 되는건데!!" 참고로 진우맘님은 심리검사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는데요, 그당시 진우맘님에게서 심리검사를 받지 않은 서재인은 거의 없었습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순위 싸움과 소재 경쟁, 알라딘의 새벽은 이렇게 밝아오고 있습니다. 전 다음 호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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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7-03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는 있는 법' 아주 맘에 드는 적절한 표현입니다.

미완성 2004-07-03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벌도 월급으로 먹고 사나요;;;;
궁금했어요. 재벌2세도 월급 축내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마태우스님이 답을 가르쳐주셨네요..아침부터 님의 글을 보아 오늘은 아주
운수가 좋을 것같아요. 호홋.

가을산 2004-07-03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럼 마태님 자리, 내년에도 단단한거죠? ^^

아영엄마 2004-07-03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소속된 학부에 글 잘 쓰는 사람이 영입되기 전까지는 님의 입지가 탄탄대로일 것 같은데요.. ^^;; 2장을 7장으로 늘이는 글실력은 아무나 가지고 있는 거 아니죠~~ 거기다 학생들도 마태우스님 강의 재미있게 듣는다 잖아요. 팔방미인이신가봐요~~

하얀마녀 2004-07-03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뿌듯한 마음으로 주말을 즐겁게 보내실 수 있겠네요. 역시 마태우스님의 글재주는 보통이 아닌가봅니다. 얼마전에 제안서의 한 부분을 작성할 일이 있었는데 1장짜리가 반쪽이 돼버리더라구요. 쩝... -_-a

stella.K 2004-07-03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었어요. 잘 갔다 오셨군요. 벤지가 보고 싶으셔서 이기도 하겠지만, 서재질 하고 싶으셔서 빨리 오신 건 아닌가요? 어쨌든 다시 읽는 기쁨을 주신 마태님의 컴백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진/우맘 2004-07-03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쉬....평소에 서재 활동으로 쌓인 글발이 이럴 때 빛을 발하는 겁니다!! 서재에 글 쓰면서 절대로 죄책감 갖지 마세요.^^

플라시보 2004-07-03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그런데 구라 치는거 정말 어렵지 않던가요? 흐흐. 만약 어렵지 않았다면 님은 정말 타고난 이야기꾼이십니다.^^

2004-07-03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nda78 2004-07-03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배구공을 발로 차면서 달래셨군요. ㅋㅋㅋㅋ (혼자만 딴 소리.. ;;)
근데 정말 늘리시는 솜씨가 신기에 가깝군요! 멋진 우리 마태님- @0@

마태우스 2004-07-03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78님/배구공이 아니었다면....아찔하죠^^ 그대신 제가 요약을 못한답니다.
플라시보님/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진우맘님/맞아요! 서재에 글 쓰면서 죄책감 가지면 안되겠네요!!! 하하.
스텔라09님/저희 콘도에 피씨방이 없는 게 얼마나 안타까웠는지요. 사실 그래서 빨리 온 것두 있어요.
하얀마녀님/부끄러워요. 별로 대단한 재주도 아닌데....
아영엄마님/님께서 말한 이유를 가지고 안잘리고 버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을산님/근데 그 평가라는 걸 매년 하는 게 아니거든요. 5년에 한번씩 한다는..
멍든사과님/재벌2세니까 더 죄책감을 갖지요. 재벌2세도 양심은 있답니다.
폭스바겐님/호호, 그 표현이 마음에 든다니 저두 기쁩니다. 님한테 잘보이기로 했거든요.

sooninara 2004-07-03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잘 다녀오셨군요..전에 복학생들이 EDPS하면서 보신탕 먹고 방바닥에 배깔고 자지 말아라..아침에 눈떠보면 몸이 붕~떠있다라고 했었다는 믿거나 말거나가 생각이 납니다요...
마친구님이 재주가 얼마나 많으신데요..굼벵이처럼 굴르기말고 숨긴 재주를 보여주시와요..^^

2004-07-03 1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4-07-03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답 코멘트가 너무 접대성 아닙니까??

starrysky 2004-07-03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셨군요. 보고 싶었어요~ ^^
근데 한 줄이면 끝날 얘기에 소설적 공상력을 더해 한도끝도 없이 늘려 쓰는 거, 그게 바로 제 특기라는 거 아닙니까. 남들은 2페이지만 읽어도 졸다 자빠질 내용으로 1000페아지 가까운 제안서를 작성하는.. -_-v 그런 일은 죄 밑의 따까리들이 하는 건 줄 알았는데, 교수님들도 직접 한다는 걸 알고 나니 매우 기쁩니다. 호호.

2004-07-03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4-07-17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6년, 내가 군에 입대해 훈련을 받을 때의 일이다. 당시 우리의 숫자는 일천명이 넘었건만 우리에게 할당된 공중전화의 숫자는 달랑 두대였다. 게다가 젊은이들은 뒤에 누가 기다리건간에 쓸데없는 대화-오늘 무슨 훈련을 했고, 반찬은 뭘 먹었다는 식의-로 장시간 통화를 하는 존재, 그래서 우린 전화를 하려면 크게 맘을 먹어야 했다.

어느 일요일, 집에 별일이 없는가 걱정이 되었던 나는 아주 큰 맘을 먹고 길고긴 줄의 끄트머리에 섰다. 정확히 한시간 40분을 기다렸을 무렵, 내 차례가 왔다. 내 뒤에 선 애들의 부러움섞인 눈초리를 뒤로 한 채 난 수화기를 들었다. 그런데...이럴 수가. 전화는 통화중이다.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금 번호를 눌렀지만 역시 통화중. 급한김에 할머니댁에 전화를 걸었더니 거기는 아예 안받는다. 이런 젠장! 난 한시간 40분의 기다림을 허공에 날려버린 채, 쓸쓸히 공중전화 부스를 빠져나왔다.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지진 않았지만, 우리집 전화를 통화중으로 만든 사람은 아마도 어머님이었을 것이다.

대형 화재나 항공기 추락 사고가 있을 때마다, 그들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가 화제가 되곤 한다. "여보 사랑해요" "어머님 사랑합니다" 그들이 남긴 마지막 육성은 대충 이런 것이었다. 갑자기 생각을 했다. 내 삶에서 단 일분간의 시간만이 주어진다면, 난 누구에게 전화를 걸 것인가. 당연히 어머님이 일순위로 생각이 난다. 하지만 우리 어머님은, 전에도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전화를 너무 오래 하신다는 것. 집에 계시면 필경 통화중일테고, 밖에 계실 땐 너무 바빠서 전화를 안받으신다. 문자 메시지는 확인을 못하시고, 음성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