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4월 16일(금)
누구와?: 기독교방송국 PD, 작가, 딴지총수
마신 양: 1차 소주 한병, 2차에서는...맥주 1,500cc 정도?
나빴던 점: 1, 2차 다 사고, 성과도 없었다.
부제: 난 역시 안돼!
약속장소로 갈 때만 해도 내 의지는 굳건했다. "밥 사고 (라디오출연)안한다고 우기자!"
하지만 도발적인 외모를 가진 그 PD는 "밥도 사고 방송은 해라!"고 말했다.
1차 때 상황
나: 저기, 우리가 좋은 관계로 남으려면 제가 방송을 안해야 해요. 그대신 제가 님이 부르면 언제 어디서든 달려와서 밥을 살께요. 회, 고기...뭐든지요!
피디: 우린 방송 후에도 잘 지낼 수 있어요.
나: 다들 그렇게 말하지만, 그때 절 자른 피디들 중 그 후로 연락 한 사람이 한명도 없거든요. 님이 지금은 그러셔도...
피디: 프로그램 컨셉이 뭐냐하면, 환자가 굳이 병원에 갈 필요가 없는데 가는 경우가 있잖아요...
나: 저 환자 안본지 십여년이 더 지나서 하나도 모르는데요? 그리고 전 원래 조금만 아파도 병원에 가자는 주의에요.
피디: 그럼... 스포츠와 의학의 접목에 대해 하실래요?
나: 차라리 제 친구 소개해 드리면 안될까요? 심xx이라고, 98킬로인데 다이어트에 관한 책을 낸 적이 있거든요.
피디: 안돼요! 서민씨가 해야돼요!
2차 상황
피디: 그러니까 건강(나)하고 영화(다른 딴지 사람) 쪽은 확정됐고.... 서민씨, 가까운 시일 내에 어떻게 할건지 아이템 만들어 보세요.
나: 네...
피디: 음악 프로는 어떻게 할까요? 가수를 불러서 음악 얘기하면 어떨까?
김어준: 난 요즘 노래 하나도 모르는데...<창밖의 여자>에서 내 가요 지식은 멈춰 있어.
나: 음악 퀴즈를 내면 어떨까요?
피디: 좀 약하죠? 그나저나 서민씨 주변에 음악 많이아는 사람 없어요?
방송을 거절하러 거길 갔지만, 다른 분들의 예측대로 방송을 하기로 하고 다른 프로 섭외, 아이템 작성까지 떠맡고 앉았으니, 이처럼 한심할 데가. 물론 이건 내가 거절을 못하는 성격을 가져서 그런거지, 피디가 도발적으로 생겨서 그런 건 아니다. 역시나 난 매니저가 있어야 한다. 성질 드러운 매니저가.
피디: 서민씨가 저희 방송에 출연해 줬으면 좋겠는데...
드러운 매니저: 뭐야??? 가뜩이나 화나 죽겠는데!
피디: 아니 뭐, 나왔으면 좋겠다는 거지 왜 화를 내고 그러세요. 아, 안녕히 계세요.
얼마나 아름다운 시나리오인가? 난 원래 음침한 곳에 앉아서 술잔을 기울이며 행복을 느끼는 놈, 제발 좀 괴롭히지 말면 좋겠다. 가뜩이나 술마실 일도 많은데...
* 피디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 저 지금까지 열 번쯤 잘렸는데요, 제가 늘 이렇게 말했거든요. 저 자를 때, '그만두셔야겠다'고 꼭 얘기를 해달라고. 그런데 한명도 그런 사람이 없고, 꼭 연락을 끊더라구요. 휴대폰 번호를 바꾸거나.....
피디: 아니 그런 매너없는 사람들이 있나? 저는 꼭 서민씨에게 통보할께요.
집에 오면서 생각을 해보니, 딱 한명이 직접 얘기를 했다. "저, 상부에서 결정을 내린 건데요, 서민씨와 더 이상 일하기가 힘들 것 같아요"
그 말을 들은 기분은 그야말로 참담했다. 왜 연락이 안올까를 기다리는 것보다...피디에게 다시 말하자. 연락을 끊는 게 더 낫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