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모두 픽션입니다. 혹시 본인과 비슷하더라도 삐지지 마세요!
알라딘에 보면 서재지수와 함께 '즐겨찾는 분'의 숫자가 표시된다. 어떤 계산에 의해 점수가 나오는지 도통 모르겠는 서재지수와 달리, '즐겨찾는 분'에 나타나는 숫자는 방문객 숫자와 함께 알라딘 평정을 노리는 알라디너에게는 극히 민감한 아이템이다.
연분홍빛우주님(가명)의 말이다. "아, 즐겨찾는 서재이란 카운트는 내가 즐겨찾는 서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즐겨찾는 서재 카운트 였나요? 전, 전혀 몰랐는데. 전 지금까지 제가 즐겨찾기한 서재의 카운트인 줄 알았는데...--;; 아, 진실을 모르는 편이 나았습니다. 흑흑. 유심히 보지 않던 즐겨찾는 분이 이제 무척 크게 보입니다. ;"
진실을 알게된 연분홍빛우주님은 곧바로 우울증에 빠졌고, 방금 전에 통화한 바에 의하면 아직도 우울증에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정상권의 서재를 가진 진우밥님은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95였던 것이 방금 보니 94가 되었다. 허억... 요즘의 내가, 뭔가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었을까...'라는 글을 써서 충격을 줬는데, 그 글이 충격을 준 건 숫자가 줄어서가 아니라, 어떻게 그 숫자가 90명을 넘을 수가 있는가, 하는 이유에서였다. 그 글을 보면서 난 "왜 이렇게 4.3(우리학교는 그게 만점이었다)이 안되는 거야! 이번학기는 4.24이고, 지난학기엔 4.27이었어!"라고 말하던 대학동창을 생각했고, 그래서 이런 코멘트를 남겼다. "역시...알라딘 평정을 위해서 진우밥님은 제거해야 할 대상이군요"
그러면 '즐겨찾는 분'의 숫자는 어떻게 하면 늘어날 수 있는 걸까? 가장 좋은 방법은 남이 오게끔 풍부한 자료들을 잔뜩 비치하는 건데, 이게 사실 어렵다. 아무리 알라딘폐인이라고 해도 최소한의 일은 해야 하고, 계속 업데이트에만 목을 맬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그리고 너무 업데이트를 많이 하는 건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다. 'Kal'님이란 분은 하루에 수십편씩 새 페이퍼를 남기는데, 그러다보니 남이 혹시 글을 쓰나 24시간 동안 감시할 수 있는 기능에 마비가 오는지라 눈물을 머금고 Kal님을 즐겨찾기에서 삭제한 분들이 여럿 된다 (나를 포함해서). 다른 방법은 다른 분의 서재에 가서 "안녕하세요? 앞으로 잘 지내요"라는 글을 남기는 거다. 이변이 없는 한, 이러면 상대가 내 서재를 즐겨찾기에 등록을 한다. 또다른 방법은, 고전적이긴 하지만 친지나 친구들에게 전화해 알라딘 가입을 독려한 뒤, 즐겨찾기를 해놓으라고 강요하는 거다.
숫자의 증가도 중요하지만, 숫자를 유지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숫자의 증가에서 오는 기쁨보다는, 숫자의 감소에서 기인한 상처가 훨씬 더 큰 법인데, 이에 관해 진우밥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명예의 전당 성적표에서, 방문자의 카운트에서, 그리고 즐겨찾는 분의 증감에서 초연하고자 계속 애를 썼지만... 그게 서재 폐인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말로만 듣던 '즐겨찾는 분 숫자 줄어들기'는 정말, 초강력의 상처를 안겨준다!"
최고인기서재를 다투는 블라시보님(가명)은 '높이 날지도 못하는 새가 멀리 본다고 우긴다'는 요지의 글을 썼는데, 그 이후 "즐겨찾는 분의 숫자가 추풍낙엽처럼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즐겨찾는 숫자에서 정상을 지키려면, 남을 향해 비판의 칼날을 세우는 글은 피하는 게 좋은가보다. 그밖에 어떤 이유로 숫자가 줄어드는지는 좀더 연구해 볼 필요가 있는 것같다.
최근에는 다른 방법으로 숫자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자신의 사진을 올림으로써 즐겨찾는 분을 늘리려는 것. 소태우스(가명)는 사진을 올린 후 즐겨찾기를 한 숫자가 대폭 상승했다는데, 전문가들은 "작은 눈과 주름진 피부가 동정심을 유발한 듯 보인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는 달리 연분홍빛우주님과 블라시보님은 자신의 미모를 과시함으로써 패권도전에 나서고 있다. 다음 사진을 보라. 이 사진들을 보고 어떻게 즐겨찾기를 안할 수가 있단 말인가!!!! 물론 "이쁜 사진은 여자들에게 오히려 역풍을 불어일으킨다"는 반론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 효과가 더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른 사람의 즐겨찾기 숫자를 볼 수가 없어서 순위확인은 되지 않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겨찾기 숫자를 겨루는 싸움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알라딘 폐인 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