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다녀왔다.

학생들 수료여행에 따라간 건데,

나름 재미있게 보냈다.

 

바다에 갔었다.

수영을 하기에는 이른 날씨였지만

학생들은, 여학생을 들어서 바다에 빠뜨리는 짖궃은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빠질 여학생이 없자 남학생들끼리 서로 빠뜨린다.

옷이란 건 한번 젖으면 막가기 마련,

한번 빠진 학생들은 숫제 멀리까지 나가서 물개처럼 수영을 한다.

"야, 젊다는 게 좋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흐뭇하게 학생들을 보는데

예감이 이상해서 뒤를 보니 학생들 넷이서 날 둘러싸고 있다.

다리와 팔을 잡힌 채 바다로 끌려가면서 이렇게 부르짖었다.

"갈께! 간다고! 대신 휴대폰이랑 지갑만 좀 뺄 수 있게 해줘!"

학생들은 내 주머니를 뒤져 소지품을 챙겨줬고

난 그네들에 의해 바다에 내동댕이쳐졌다.

그리고 나서 난 학생들이 그랬던 것처럼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

유유히 수영을 했다.



물에 한번 빠지면 좀비가 된다.

물에 안빠진 학생을 어떻게든 빠뜨려 같은 상태로 만들려고 노력한다는 뜻이다.

난 옷이 멀쩡한 몇명을 쫓아다니며 "좋은 말로 할 때 들어가라"고 했고,

말을 안듣자 그 학생을 들려고 시도하다가

허리를 다칠 뻔했다 -.- 

학과장이 된 이후 매년 제주도에 따라갔지만

이번 여행이 특히 더 재미있었던 건,

하룻밤을 잔 뒤 새벽같이 서울로 올라가는 대신

좀 더 오래 학생들과 머물렀기 때문이고,

학생들과 친해지려고 나름 노력했기 때문이기도 하겠고,

가장 중요한 이유로 나랑 친한 동료선생 두명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어서다.

"난 올해 바다에서 수영해봤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paviana 2008-06-17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허리는 조심하셔야됩니다.흐흐흐
윔블던때 봐요.ㅎㅎ

Mephistopheles 2008-06-18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뭇한 미소를 짓다가 "허리"부분에서 식겁했습니다.
-허리의 중요성을 잘 아는 유부남-1 메피스토가-

세실 2008-06-18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님 더 젊어지고, 훤해지셨습니다.
아 제주도의 푸른 바다에 저도 풍덩~ 하고 싶네요~

무스탕 2008-06-18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머~ 사진으로만 뵈니 학생인지 교수님인지 모르겠어요~~ >_<
(뻥쟁인지 아부쟁인지 구분이 안되는 무스탕. ㅎㅎ)

BRINY 2008-06-18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사진 좋은데요. 푸른 바다에 푸른 옷에~ 사모님 센스?

다락방 2008-06-18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바다와 마태우스님이로군요!! 근사해요!!

야클 2008-06-18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매일 허리운동 하잖아

-허리의 중요성을 '매우' 잘 아는 유부남-2 야클-

stella.K 2008-06-18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못 뵙는 사이 요염해 지셨습니다. 장가 가시면 그렇게 되는 건가요?ㅋㅋ

hnine 2008-06-18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중에 포~즈를 취하셨네요. 맞죠? ㅋㅋ
학생들이 참 좋아하는 교수님이실 것 같아요. 이것도 맞죠?

2008-06-18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8-06-19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바다는 사람을 젊어지게 한답니다^^
hnine님/포즈 취한 거 맞아요. 배를 가리기 위해 저런 엉거주춤한 포즈를...^^
스텔라님/모르셨군요 저 원래 요염했는데^^
야클님/허리보다 마음이 더 중요하더만...^^ 허리 일변도를 고치게나.
다락방님/바다와 마태우스,라고 하니 좀 멋져 보이죠?^^
브리니님/아닙니다. 파란옷을 골라간 제 센스!!!^^
무스탕님/별말씀을요. 저처럼 늙은 학생이 어딨답니까^^ 그래도 기분은 좋아요
세실님/그렇죠? 바다는 보는 것만도 좋지만, 뛰어들면 더 좋아요
메피님/허리 조심해야죠^^ 사실 제가 허리가 좀 유연한 편입니다
파비님/윔블던을 기대해 보죠!! 제가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