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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 개정판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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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음 담당이다. 죽음이 내 생업의 기반이다. 내 직업적인 명성의 기반도 죽음이다.

첫 문장부터 상당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얼마 전 읽었던 책처럼 이 책의 주인공도 설마 사신(죽음의 신)인가?ㅎㅎ 이 문구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인 53장에도 등장한다. 참 아이러니한 것이 책의 시작과 끝의 이 문장의 의미가 이렇게 다르게 다가올 줄이야...! 이 문장은 참 마술 같은 문장이다.

로키 마운틴 뉴스의 기자인 잭 매커보이는 죽음에 관한 기사를 쓴다. 죽음을 둘러싼 진실에 대한 기사로 꽤 명성을 얻었다. 쌍둥이 형제이자 형인 션 매커보이는 CAPs(대인범죄부) 팀장이자 경찰관인데 "테레사 로프턴" 살인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역시 죽음(?) 담당 기자답게 션에게 조사 내용을 요청했으나 션은 거절을 했다. 테레사 로프턴은 덴버 대학생이자 놀이방 아르바이트생이었는데, 몸이 두 동강 난 시체로 발견되었다. 끔찍한 살인사건이었기에 션은 이 사건에 상당히 매달렸고, 잡히지 않는 범인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리고 잭에게 한 통의 부고가 전해진다. 이번 죽음의 주인공은 안타깝게도 쌍둥이 형인 션 매커보이였다. 형은 로키산맥 이스티스 국립공원 베어호수 주차장에서 스스로 총을 문 채 자살을 했다. 그리고 그가 남긴 유서는 자신이 타고 있는 차 유리에 남긴 한 줄 "공간을 넘고, 시간을 넘어"가 전부였다. 션이 자살한 곳은 20년 전 누나 새라가 죽은 곳 근처였다. 사실 새라의 죽음이 20년이나 지났지만 잭에게는 그 일에 대한 죄책감이 있고 그 이후 그는 부모님과 상당히 서먹한 관계가 된다. 쌍둥이 형 또한 세상을 떠났으니 이제 남겨진 사람은 잭밖에 없다.

잭은 션의 죽음이 의심스러웠다. 타고난 기자의 촉각이 이 사건은 절대 자살이 아니라고 이야기해 준다. 그렇게 잭은 션의 죽음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요 근래 자살한 경찰관들의 죽음이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에드거 앨런 포의 시 말이다. 그렇게 잭은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책의 제목 시인은 무엇을 뜻할까? 우리가 아는 그 시인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어쩌면 반전을 이야기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책 속 제목 시인은 FBI가 연쇄살인마를 일컫는 은어니 말이다.

사실 폰트도 작고 상당한 벽돌 책이기에 시작이 어렵지, 읽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빨려 들어간다. 그리고 작은 폰트와 벽돌 책의 두께를 감내해 낸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반전! 소름 끼치게 촘촘한 스토리는 범죄 추리소설계에서 빠질 수 없는 마이클 코넬리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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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멸망해도 짬밥은 먹어야 해 - 또라이 초병이 강철 부대 장교가 되기까지의 박장대소 에피소드
장정법 지음 / 커리어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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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가 군대 이야기 라고 한다. 근데 나는 군대 이야기를 참 좋아하는 여자다. 군대 하면 떠오르는 추억도 상당하고 말이다. 20살부터 7년간 매년 여름이면 강원도 군부대 지역으로 농활 및 봉사활동을 갔었고 그중 2년은 총괄 디렉터로 전체 일정을 담당했었다 보니 여전히 그때를 생각하면 설레고 재미있었던 시간이었다. 당시 청년부 담당 목사님이 과거 군목으로 계셨던 곳인지라, 금녀의 집이라 할 수 있는 군부대를 밟아볼 수 있었다. 짬밥도 먹어보고, 군용 모포도 깔아보고, 군대리아도 먹어봤다. 예비역 오빠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만, 나는 참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진짜 사나이에서처럼 빵을 우유에 적셔서 먹진 않았지만(은근 비유 약함.) 버거 안에 딸기잼을 넣는 건 정말 신기하고 맛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보는 순간 다시금 옛 기억이 소환되었다. 물론 나는 훈련을 받았던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3박 4일 정도 머물다 온 것이 전부였긴 하지만 책을 읽으며 평생 경험하지 못할 이야기들을 만나게 돼서 신선하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는 20년 넘게 군인으로 산(말뚝을 박았던) 소령이다. 자신의 이등병 시절부터 간부 시절의 이야기까지 책 속에 고스란히 털어놓는다. 과거 교도소(?)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는지라 군부대 생활에 암구호가 낯설지 않았다는 이야기와 관심 병사였던 저자가 군대에 말뚝을 박게 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지금도 한 번씩 생각나는 군대리아로 4박 5일 휴가를 받은 사건은 놀랍기도 하다.

비록 계급장이 단순하고 볼품없어 보이지만

그 시절 가장 긴장하고 나를 제대로 바라보았던 청춘의 계급장이었단 사실만으로

당신은 어른 될 자격이 충분한 것이다.

그 외에도 평발이었던 저자가 행군을 했던 이야기와 그를 넘어서 20km 마라톤에 출전했던 이야기를 읽으며 정말 대단한 의지의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했다. 보통 자신이 평발이라는 사실을 알면 열외를 선택하고 쉴 텐데, 저자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다. 그리고 잔머리를 쓰다 혼쭐이 난 말라리아 약과 간질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안이한 생각이 결국 큰일을 자초하게 된 교훈을 얻은 후 말라리아 약 전도사(?)가 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보통 말라리아는 아프리카에서만 걸릴 줄 알았는데, GOP에서도 말라리아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어쩌면 대부분의 여성들은 평생 경험할 수 없는 군대 이야기를 통해 재미와 함께 군대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번 바꿔준 흥미로운 책이었다. 재미있게 그리고 있긴 하지만 그들의 땀과 수고가 책 속에 담겨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이 시간에도 나라를 지키며 구슬땀을 흘리는 많은 군인들에게 감사를 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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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선영 옮김 / 새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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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아프고 처절한 삶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긴 도스토옙스키의 데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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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선영 옮김 / 새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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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거장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작품이 죄와 벌 아니면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일 것이다. 대표작들에 비해 단출한 장편소설인 가난한 사람들은 도스토옙스키의 데뷔작이다. 사실 유명한 두 작품을 제외하고는 그의 작품들을 잘 몰랐던지라, 작가로 첫 작품인 이 책은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내심 궁금했다. 대표작들을 읽을 엄두가 안 나기도 하고,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반가웠다.

책의 제목 그대로 이 책에 등장인물들은 가난한 사람들이다. 삶이 가난하고, 돈이 없을지언정 인정과 사랑은 풍족한 사람들이 이 책의 주인공들이다. 바르바라 알렉세예브나 도브로숄로바와 마카르 알렉세예비치 제브시킨이 주고받은 편지가 책의 내용이다. 이 둘은 연인도, 가족도 아니다. 이웃에 거주하는 관계다. 사실 첫 장부터 마카르가 바르바라를 천사, 아기씨, 비둘기 등으로 불러서 사랑하는 연인 관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47세의 하급 관리인 마카르는 17세의 고아 소녀 바르바라에게 부성애를 느끼고 안타깝게 여기고 돌봐준 것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마카르가 왜 바르바라를 보살펴 줄까 궁금했다. 자신조차 녹록지 않은 삶을 살면서 말이다. 거기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관계인 데 말이다. 마카르는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보며,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를 도우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부모 없이 큰 상처를 받은 바르바라를 바라보면서, 그녀가 조금씩 일어서는 모습을 보면서 그 또한 삶을 지탱해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마카르는 완벽한 키다리 아저씨는 아니었다. 키다리 아저씨는 부유했지만, 마카르는 재정적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의 마음은 키다리 아저씨였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주위에 나눌 수 있는 큰마음을 가졌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나름의 삶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여전히 삶은 찢어지게 가난하다. 19세기에 쓰인 책이지만, 현재도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태어나면서부터 누구는 금수저를, 누구는 흙 수저를 물고 태어난 현실이 참 쓰리다. 처절하게 가난한 삶이 더 가슴을 아프게 만들고, 그래서 더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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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 - 고전에서 찾은 나만의 행복 정원
장재형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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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부터 고전에 대한 이야기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사실 시험을 위한 고전을 제외하고는 학창 시절에 고전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 같다. 근데 그런 습관은 성인이 되어서도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사실 고전을 읽지만 그 안에 담긴 교훈들을 찾아내는 것도 쉽지 않다. 그나마 논어나 맹자나 철학서들의 경우는 대놓고 교훈을 드러내지만 소설들은 솔직히 요즘 나오는 아침드라마 틱한 막장들이 종종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겐 오히려 고전이 담고 있는 교훈과 삶의 지혜들을 대놓고 설명해 주는 책이 좋다. 그런 면에서 "내 곁에서 내 삶을 하여주는 것들"은 모범답안 혹은 해설서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전 문학 28편을 바탕으로 28가지의 교훈과 삶의 지혜들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총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은 자아, 2장은 사랑, 3장은 삶, 4장은 기적, 5장은 의미(어려움), 6장은 행복이 주제다. 사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고전소설 중 반은 내가 읽은 책 들이었다. 그리고 반은 읽지는 않았지만 이름은 들어본 작품들이고, 걔 중에 정말 낯선 책도 몇 권 있었다. 문제는 내가 읽었던 책 속에서 나는 왜 이런 지혜와 교훈을 발견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책을 다시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책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4장 말미에 등장하는 톨스토이의 작품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관한 진리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는 엄마지만, 매일의 삶이 쉽지 않다. 특히 내가 가진 무언가를 희생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오를 때도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생명을 빼앗기 싫어 반항하는 천사 미하일의 이야기. 신이 주는 깨달음의 기회 등을 통해 저자는 사랑에 대한 또 다른 정의를 이야기한다.

이 사랑의 빛을 타오르게 하는 것만으로 모든 사람의 삶은 유일하고 위대한 의미가 될 수 있다.

또 모든 일에는 그마다의 뜻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 역시 당장의 눈앞에 상황만 바라보고,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아이에게 화를 낼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부끄러운 경우 또한 많았다. 아이는 자신 나름의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 또한 책을 읽으며 미하일과 같은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신이 말한 세 가지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그동안 알 수 없었던 또 다른 의미와 계획을 만날 수 있었다. 사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생각한 삶의 지혜와 더불어 또 다른 교훈들을 맛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사람마다 다른 경험을 가지기에 다가오는 생각과 느낌은 다를 수 있는 것 같다. 덕분에 여러 가지 지혜들을 함께 맛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책에서 소개해 준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들을 읽어봐야겠다. 또 다른 지혜와 교훈. 통찰력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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