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문장들 - 어떤 말은 시간 속에서 영원이 된다
브루노 프라이젠되르퍼 지음, 이은미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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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학문에서 이데올로기로 빠지는 길을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짧다.


하지만 이데올로기에서 학문으로 되돌아올 길은 없다.


철학이 '사변적'이라는 좋지 않은 평판을 받고 있지만, 


어쩌면 앎의 실질적인 향상을 무시하거나 전혀 방해하지 않고도 '


자연과학들'의 자기 역력 강화를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사실 이 책의 제목을 본 순간 인생 명언이라 할 만한 많은 문장들을 만날 수 있겠다!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책의 두께만큼이나 많은 명언들이 가득 차 있는 명언집 혹은 조금 더 깊이 있는 배경지식을 곁들인 명언집일 거라는 기대와 달리, 책 안에는 아주아주 깊이 있게 엄선한 11명의 철학자만 등장한다. 그리고 책 속에 들어있는 11명의 인물들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 칸트, 니체 등의 철학자들이다. (이 중 내게 제일 낯선 인물은 8장에서 소개하고 있는 루트비히 포이어바흐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등장인물 중 몇몇은 그들이 남긴 가장 유명한 문장을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솔직히 책의 표지와 목차를 볼 때부터 실망스러웠다. 내가 아는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봐라. 내가 이렇게 도입부를 쓰는 이유는 당연히 반전(소설도 아닌데)이 있기 때문이다. (결코 책에 대한 비판을 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물론 더 많은 문장들을 만나고 싶었던- 질보다는 양?- 사실은 여전히 아쉽긴 하다.)


우선 저자는 이 인물들을 고르는 데, 그리고 그들의 명문장을 고르는데 상당히 애를 쓴 것 같다. 과거에 비해 현재 영향력이 덜한 인물들은 제했고, 여전히 영향력이 있지만 MSG가 첨가된(?) 이야기들 또한 제했다고 한다. 물론 싣고 싶었지만 여러 상황 때문에 담지 못한 철학자들과 그들의 문장에 대해서는 사과도 한다. 프롤로그를 읽고 나니 꺾였던 기대가 반쯤 살아났다. 그래 한번 읽어보자!

강렬한 검은색의 각 장의 도입부에 명문장과 그 문장의 주인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한 장을 넘기면 키워드가 나열되어 있다. 마치 가지만 없을 뿐 마인드맵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암기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장을 읽고 다시 앞으로 와서 나열되어 있는 키워드를 읽으면 해당 내용이 어떻게 정리될지 기대되었다.



나도 모르게 철학자들에 대한 선입견 혹은 편견이 있었다는 사실을 책을 읽으며 다시금 수긍하게 되었다. (아마도 그 편견은 고등학교 시절 배운 윤리과목을 통해 깊어졌을 거라 의심치 않는다.) 이 말은 이런 뜻이야! 이런 뜻 말고는 다른 뜻으로 해석할 수 없어!라는 굳어진 편견은 이 책을 읽으며 조금씩 무너졌다. 그중 하나가 바로 임마누엘 칸트였다. 사실 칸트의 명 문장조차도 내가 생각하는 칸트와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칸트에 대한 이미지는 칸트의 일화에서 비롯되었다. 칸트는 매일 같은 시간에 산책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칸트가 산책을 하는 모습을 보고 "지금 **시구만!"이라고 이야기하는 동네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하나도 틀리지 않고 명확한 걸 좋아하는 칸드이기에, 당시의 유행(이라기보다는 예절이나 문화라고 말해야 할까?)에서 틀린 모습에 적대적이었을 것 같았는데 오히려 융통성 있는 발언과 모습을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칸트 라는 이름에 비해 낯선 저 문장의 의미가 무엇일까? 내심 궁금했다. 하지만 저자가 풀어낸 문장의 의미는 내가 생각했던 색과 좀 달랐던 것 같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자신의 의견만을 관철하는 것은 상대에게 실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누구도 내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할 권리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겠다 싶다.

실상 예술 작품은 이해하면 할수록 덜 즐기게 되지요.

그 대상을 이해하면 할수록 그에 관해 더 쉽게 이야기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 더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위의 문장이 더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 머리를 한 대 세게 맞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해와 즐기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에 나 또한 고개가 끄덕여졌다. 많이 안다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차이가 있을 테니 말이다.

책을 읽으며 예상외의 수확도 쏠쏠했다. 물론 생각보다 어려웠던 것도 인정하다. 중간중간 나도 모르게 피식~하게 되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 역시 철학자의 말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 책 덕분에 잘못 이해하고 있던 부분이 조정된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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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상점 1 - 귀하고 신기한 물건을 파는 지하 37층 귀신상점 1
임정순 지음, 다해빗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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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을 참 재미있게 읽었다. 아직 시리즈로 계속 나오고 있고, 나 역시 8권까지 읽은 상황임에도 기발한 아이디어가 퐁퐁 터지는 게 어른이 읽어도 흥미로웠다.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전천당이 떠올랐다. 뭔가 기묘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데다가 표지 디자인 자체가 홀로그램 느낌인데, 주인공인 귀신 상점의 주인인 명진의 모습이 별도로 처리되어 있어서 표지부터 궁금증과 흥미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각 장의 주인공들은 우연한 계기로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고, 자신이 누르지 않았음에도 지하 37층의 귀신 상점 앞에 다다른다. 특별한 고객에 눈에 띄는 것은 전천당과 비슷해 보였다. 엘리베이터가 열리면 인어 가족들이 노는 큰 연못이 나온다. 그리고 외눈박이 고양이 목요가 등장한다. 전천당의 마스코트인 검은 고양이 마네키네코보다 캐릭터가 더 있어 보인다. 우선 생긴 것 자체가 특이하지만, 성격은 무척 밝고 개구쟁이다. 특징이라면 먹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그 신세로 고객들이 반강제적으로(?) 유치된다. 어쩔 수 없이 명진이 수습을 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라서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총 3개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아무래도 아이들이 타깃인 창작동화라서 그런지, 모두 주인공이 어린이였다. 첫사랑 공미미를 다시 재회하게 되는 구단우는 미미와 가까워지기 위해 이번에 꼭 회장이 되어야 했다. 학급 임원만 참석할 수 있는 리더십 캠프에 미미가 갈 것이기 때문이다.(인싸이자 인기가 많은 미미는 이번에도 여자 임원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정말 미미는 임원이 된다.) 하지만 모든 게 쉽지 않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회장을 놓치지 않았던 사촌 형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학교에 간 단우. 인싸가 되기 위해,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게 된다. 드디어 학급회장 선거 당일. 단우는 회장이 될 수 있을까?

책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앞 이야기 혹은 책에 등장한 이야기와 연관이 된 인물들이다. 그러고 보면 아이들도 어른들 못지않게 고민과 걱정이 많은 것 같다. 다행이라면 귀신 상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주인인 명진이 잘 파악한다는 것이다.



타고난 춤꾼인 동찬이는 갑자기 춤을 안 추게 된다. 얼마 전 올라간 동찬이의 동영상이 조회수를 많이 얻었는데, 그 영상의 댓글을 보고 마음이 상했기 때문이다. 출렁이는 뱃살에 관한 댓글을 보는 순간, 본인 스스로 만족하면서 재미있게 추던 춤이 재미가 없어졌다. 그렇게 동찬이는 고민에 빠졌다. 과연 동찬이는 다시 춤을 출 수 있을까?

생각보다 깊이 있는 고민들이 귀신 상점을 통해 해결된다. 물론, 과유불급이라고... 상품들의 경고를 무시하면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흥미로운 상품들을 만나서 원하는 것을 얻은 고객들은 과연 행복했을까? 책 안에 빠져들어서 읽다 보니 마지막 장에 다다랐다.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들은 어떻게 진행되어갈지(각 장마다 등장하는 상품 이름들이 너무 많아서 전천당처럼 계속 시리즈로 나올 것 같다.) 너무 궁금하고 기대된다.

꿈을 잃어버리고, 타인의 판단에 마음이 상하고, 주목받고 싶지만 쉽지 않은 상황 속에 놓인 주인공들과 그들에게 주어지는 상품. 그리고 그 상품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만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었을 때 일어나는 일 등 교훈과 흥미 두 개를 모두 잡을 수 있었고, (자꾸 비교하게 되지만) 전천당 보다 좀 더 한국적인 요소들이 많아서 그런 지 위화감이 좀 덜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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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신문 읽고 쓰는 초등 탄탄 논술 - 교과 연계 초등 필독서 48권을 한 권에!
오현선 지음, 피넛 그림 / 체인지업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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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엄마도 같이 바빠진다. 학교 숙제와 방과 후 숙제, 학습지와 학원... 아직 혼자 하는 게 서툰 나이다 보니 자연스레 옆에 앉아서 설명을 해주고 확인을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래도 초반에 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늘긴 했지만 쉽지 않다. 그중 유일하게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책 읽기다. 얼마 전 아는 지인이 세계명작동화 전집 80권을 주셨는데, 50권을 읽고 독후감을 쓰면 좋은 선물을 해주기로 했다. 글 밥이 꽤 되는지라 당연히 안 할 줄 알았는데, 웬걸?! 첫날부터 4줄 분량의 독후감을 써서 가지고 온다. 벌써 8편의 독후감이 완성. 솔직히 다 읽었나 싶긴 한데, 내용을 알고(동화책으로 본 내용이 아니다.) 나름의 느낀 점까지 쓰는 걸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고학년이 될수록 문해력이나 논술에 대한 고민이 커진다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무작정 책을 읽히는 것도 답은 아닌 것 같아서다. 




 한참 일력에 대한 광풍이 불었다. 덕분에 우리 집에도 일력만 5개가 넘는다. 문제는 꾸준히 하는 게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무엇이든 꾸준히 하면 언젠가 확 느는 게 보인다는 주변 지인들의 말을 듣고, 아이에게도 꾸준히를 연습시키고 싶은데 잘 정리되어 있는 책을 만나는 게 쉽지 않았는데,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 교과서와도 연계가 되고 지루해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이 책 안에는 총 48권의 필독서가 담겨있다. 주제도 문학, 철학, 사회, 과학, 환경, 역사, 인물 등 무척 다양하다. 무엇보다 교과와 연계가 되는 내용이기에 실제 학습에도 도움을 줄 것 같다. 각 내용의 구성은 이렇다. 우선 초등 필독도서가 한 페이지 분량으로 정리가 되어 있다. 해당 책을 직접 읽는 것도 좋지만, 우선 내용을 먼저 파악할 수 있도록 정리해 준다. 내 경우는 이 책에서 소개해 준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다시 한번 아이와 읽기로 했다. 이제 2학년이 되는 아이이기에, 우선은 아이와 함께 읽으며 워밍업을 하는 기분으로 함께 읽고 있다. 옆 페이지에는 앞에서 만난 책과 연계된 기사가 나온다. 종이신문이 흔하지 않은 세대인지라, 나 역시 인쇄되어 나온 신문은 오랜만에 만났다. 



중학교 사회 시간에 일주일에 사설 하나를 읽고 그에 대한 요약과 내 생각을 쓰는 숙제를 매주했었는데, 기사를 보니 그 기억이 떠올랐다. 앞에서 본 책과 연계된 기사 속에는 키워드나 어휘가 별도로 정리되어 있다. 보통 한 기사에 2~3개 정도의 어휘가 나오는데, 해당 어휘가 음영 처리되어 있고 그 단어의 뜻이 아래에 정리되어 있기에 문해력도 함께 잡을 수 있겠다.



이렇게 두 페이지 분량의 내용을 읽고 나면 앞에 나온 내용에 대한 논술이 기다리고 있다. 내용을 얼마나 파악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문제와 함께 생각을 확장하는 문제도 등장하기에 좀 더 깊이 있는 독서와 논술을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두 페이지 분량의 문제를 풀고 나면 앞에 나온 책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읽고, 생각하고, 직접 적어보면서 사고력은 물론 문해력과 논술력까지 함께 키울 수 있어서 무척 만족스럽다. 개인적으로 꾸준히 시리즈로 나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48권의 책을 일주일에 한 권씩 빌려보기로 했다. 우선은 내가 먼저 읽으면서 아이와 함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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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뽑은 흰머리 지금 아쉬워 - 노인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담다 실버 센류 모음집 2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지음, 이지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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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실버 센류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먼저 발간된 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참고로 첫 번째 책의 제목이 더 재미있었는데, 제목은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다. 제목만 읽어도 뭔가 그려지지 않는가? 바로 짧지만 그 안에 웃음과 노년의 삶이 다 들어있는 센류들의 모음집이다.


참고로 센류란 일본의 5.7.5 조의 음율을 가진 정형시를 말한다. 일본의 시라고 하지만, 우리말로 옮긴이의 능력 덕분인지 그리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시조처럼 세로쓰기 때문인 지 더 눈에 띄기도 한다. 짧지만 강렬한 시어들과 내용들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웃음과 눈물, 냉탕과 온탕을 오고 간 것 같은 기분이다. 시 옆에는 지은이의 이름과 성별, 사는 곳과 나이가 작게 기재되어 있다. 일본인의 이름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아이디나 닉네임으로 보이는 시인들도 있다.



꽤 눈에 띄는 시들이 많았다. 찍다가 전부 다 소개할 것 같아서 고르고 고른 시들만 나름 엄선(?) 해서 소개해 본다. 이 책의 주 타깃 층이 누구일까?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는데, MZ 세대도, X세대도, 이 책의 등장하는 시인들과 동년배라도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옮긴이의 정성(?)이 담겨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심쿵사 같은 신조어에 대해 이해하지 못할까 봐 뜻을 적어주기도 하고, 우리와 다른 일본의 문화에 대해 낯설까 봐 설명을 해주기도 하니 말이다. 설명을 읽고 읽으면 비로소 아! 하는 내용도 있다는 사실.



사실 짧고 가볍게 쓴 시 들이지만, 촌철살인의 시들이 눈에 띈다. 그래서 때론 서글프기도 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나이 듦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더 있어서 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짧은 글 안에 그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는 연륜이 있다는 말로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다.




사실 언제부턴가 하나 둘 보이던 흰머리들이 요즘은 정말 많이 눈에 띈다. 곱슬머리여서 유독 고불고불하고 튀어나오는 흰머리들을 보이는 족족 뽑기 시작했는데, 그런 나를 보고 엄마가 잔소리를 하셨다. 이 책의 제목과 같은 말이었다. 이 또한 나보다 먼저 인생을 살아본 선배들의 조언일 것 같았지만(그때는 그래도 뽑았다.), 요즘은 워낙 많아진 흰머리에 몇 달 전부터 미용실을 갈 때마다 염색을 하게 된다.(원장님이 한동안 극구 말리더니, 염색을 시작하면 더 많아진다고... 이제는 먼저 권한다. 그만큼 흰머리가 많아졌다는 사실에 서글프다.)

나이를 먹는 것이 좋다는 주위 사람들도 많다. 20~3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갈 거야?라는 물음에 언제부턴가 나도 "아니!"라는 답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겪어 온 시간들을 다시금 살아낼 자신이 없기도 하고, 다시 산다고 해도 과연 내가 그리던 모습을 이룰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렇게 나이 듦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위트 있게 연륜으로 풀어낼 수 있는 어른이 된다면 그것도 꽤 멋있는 노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우리 역시 이런 건강한 문화와 취미를 가져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본다면 나이든다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물론 나이가 든다고 다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넉넉한 마음과 여유를 가진 노인이 된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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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나가 처음 만나는 법 - 계약, 직장 생활, 결혼과 이혼, 인플루언서 활동까지 나를 지키는 현실밀착 법률
장영인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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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름 학부시절에 여러 법을 공부했기에, 누구에게도 당하지 않고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사회에 나가니 어리숙한 초년생들을 교묘하게 혹은 대놓고 등쳐먹는 인간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그러고 보니 현재 하고 있는 일만 해도 만 16년을 했다. 책을 읽으면서 내 흑역사(등쳐먹힌)들이 주욱 떠올랐다. 나름 똑똑하게 처신한다고 했지만 결론만 보자면 내 손에 쥐어진 것은 없어서 씁쓸함이 더했다. 첫 직장에서는 교육비라는 명목으로 2주치 급여를 못 받았고, 두 번째 직장에서는 처음부터 토요일 근무를 안 한다는 조건으로 입사했지만 계속 토요일 근무를 시켰다. 결국 그 일 때문에 그만 나오라는 말을 듣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세 번째도 네 번째도 여전히 나는 경력을 쌓였지만 알게 모르게 회사에 등골을 잡혔다. 그중 내가 겪은 일도 책 안에 들어있어서 더 공감이 되었다. 먼저 알았다면 달라졌을까? 적어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알고 모르는 차이는 의외로 크다.



 책 안에는 사회 초년생 혹은 사회에서 겪게 되는 가장 중요한 부분들이 4개의 주제로 나뉘어 담겨있다. 첫 번째는 직장 생활, 두 번째는 집(전월세, 집 계약 등)과 관련된 법률, 세 번째는 결혼과 이혼, 네 번째는 인플루언서 활동에 관한 법률이다. 



 얼마 전 한 지상파 기상 캐스터의 사망이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이라는 유족들의 입장문이 발표되었다. 유족들은 그녀가 남긴 유서와 녹취록 등을 근거로 왕따를 시키고 괴롭힌 사람들에 대한 조사를 방송사에 요구한다. 그리고 가해자들의 진정 어린 사과 역시 촉구했다. 몇 년 전에는 한 유명 만화가가 장애가 있는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보낸 사건으로 한참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특수학급 교사가 자신의 아들에게 한 가해를 밝히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였다. 한 번쯤 궁금했던 부분이었다. 나를 괴롭히는 가해 직원의 증거를 잡기 위해 녹음을 하는 것은 과연 법에 저촉되지 않을까? 부당한 대우를 받고 직장을 나오면서 그동안 내가 작업한 부분을 삭제해도 괜찮을까? 회사에서 사용하던 작업물이나 정보, 양식 등을 가지고 나와도 될까? 회사 탕비실의 간식이나 물품을 가지고 와도 될까? 등 회사 생활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사건과 법률적 판단이 상당히 자세하게 나와있다. 당연히 된다 혹은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과 다른 판결을 보고 놀라기도 했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특히 전자기기 충전이나 프린터로 문서 출력하는 것을 비롯하여 탕비실 간식을 가지고 오는 것도 절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 은 좀 놀라웠다.



  한참 전세사기로 큰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집 계약과 관련된 부분에는 정말 지식이 없는 편이었다. 당장 몇 년 후면 이사를 해야 하는데, 전월세 임차인과 임대인 사이에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사실에 우리 집 계약서를 다시 한번 확인해 보기도 했다. 



 사실 법은 매년 개정되기도 하고, 변호사와 상담 한 번만 하려고 해도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든다. 그렇다고 인터넷의 도움을 받자니 이게 정말 정확한 지도 모르겠고, 정말 중요한 부분의 답변은 없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이 책을 통해서 자주 겪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이 앞으로도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서 말했듯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내가 몰랐다고 법이 그 부분을 온전히 참작해 주지도 않는다. 모르고 했어도 불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법에 관해서도 아는 것이 힘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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