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귀신상점 1 - 귀하고 신기한 물건을 파는 지하 37층 ㅣ 귀신상점 1
임정순 지음, 다해빗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5년 1월
평점 :
*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을 참 재미있게 읽었다. 아직 시리즈로 계속 나오고 있고, 나 역시 8권까지 읽은 상황임에도 기발한 아이디어가 퐁퐁 터지는 게 어른이 읽어도 흥미로웠다.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전천당이 떠올랐다. 뭔가 기묘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데다가 표지 디자인 자체가 홀로그램 느낌인데, 주인공인 귀신 상점의 주인인 명진의 모습이 별도로 처리되어 있어서 표지부터 궁금증과 흥미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각 장의 주인공들은 우연한 계기로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고, 자신이 누르지 않았음에도 지하 37층의 귀신 상점 앞에 다다른다. 특별한 고객에 눈에 띄는 것은 전천당과 비슷해 보였다. 엘리베이터가 열리면 인어 가족들이 노는 큰 연못이 나온다. 그리고 외눈박이 고양이 목요가 등장한다. 전천당의 마스코트인 검은 고양이 마네키네코보다 캐릭터가 더 있어 보인다. 우선 생긴 것 자체가 특이하지만, 성격은 무척 밝고 개구쟁이다. 특징이라면 먹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그 신세로 고객들이 반강제적으로(?) 유치된다. 어쩔 수 없이 명진이 수습을 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라서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총 3개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아무래도 아이들이 타깃인 창작동화라서 그런지, 모두 주인공이 어린이였다. 첫사랑 공미미를 다시 재회하게 되는 구단우는 미미와 가까워지기 위해 이번에 꼭 회장이 되어야 했다. 학급 임원만 참석할 수 있는 리더십 캠프에 미미가 갈 것이기 때문이다.(인싸이자 인기가 많은 미미는 이번에도 여자 임원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정말 미미는 임원이 된다.) 하지만 모든 게 쉽지 않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회장을 놓치지 않았던 사촌 형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학교에 간 단우. 인싸가 되기 위해,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게 된다. 드디어 학급회장 선거 당일. 단우는 회장이 될 수 있을까?
책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앞 이야기 혹은 책에 등장한 이야기와 연관이 된 인물들이다. 그러고 보면 아이들도 어른들 못지않게 고민과 걱정이 많은 것 같다. 다행이라면 귀신 상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주인인 명진이 잘 파악한다는 것이다.
타고난 춤꾼인 동찬이는 갑자기 춤을 안 추게 된다. 얼마 전 올라간 동찬이의 동영상이 조회수를 많이 얻었는데, 그 영상의 댓글을 보고 마음이 상했기 때문이다. 출렁이는 뱃살에 관한 댓글을 보는 순간, 본인 스스로 만족하면서 재미있게 추던 춤이 재미가 없어졌다. 그렇게 동찬이는 고민에 빠졌다. 과연 동찬이는 다시 춤을 출 수 있을까?
생각보다 깊이 있는 고민들이 귀신 상점을 통해 해결된다. 물론, 과유불급이라고... 상품들의 경고를 무시하면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흥미로운 상품들을 만나서 원하는 것을 얻은 고객들은 과연 행복했을까? 책 안에 빠져들어서 읽다 보니 마지막 장에 다다랐다.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들은 어떻게 진행되어갈지(각 장마다 등장하는 상품 이름들이 너무 많아서 전천당처럼 계속 시리즈로 나올 것 같다.) 너무 궁금하고 기대된다.
꿈을 잃어버리고, 타인의 판단에 마음이 상하고, 주목받고 싶지만 쉽지 않은 상황 속에 놓인 주인공들과 그들에게 주어지는 상품. 그리고 그 상품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만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었을 때 일어나는 일 등 교훈과 흥미 두 개를 모두 잡을 수 있었고, (자꾸 비교하게 되지만) 전천당 보다 좀 더 한국적인 요소들이 많아서 그런 지 위화감이 좀 덜 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