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외였다. 그래도 사장님이잖아?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인가 보다.
하지만 너무 처절하고, 조금은 안타깝고, 화도 났다.
이 책의 주인공 문방구 아저씨는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이랑 비슷하다.
학교 앞 문방구는 아니지만, 문구점+@의 오피스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읽는 내내 감정이입을 여러 번 느꼈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하며(물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것) 문방구를 인수받은 저자는 5년째 학교 앞 문구점을 경영하고 있는 일명 생계형 자영업자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내용 하나하나가 피부에 와닿는다.
마치 책을 읽는 내내 내가 문구점을 경영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역시나 참 처절하고, 힘들고, 답답한 순간들이 많았다.
요즘처럼 자영업자들이 살기 힘들 때에, 어쩌면 소위 출산율 급감으로 사양산업 중 하나로 분류되는 학교 앞 문방구를 경영하는 저자이기에 5년여의 시간들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다.
회사를 다니다 퇴직하고, 아무 경험 없이 무작정 덤벼든 분야이기에 하나하나 익히는 것조차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 역시 사무업무만 하다가 사업분야가 바뀌어서 작년 이맘때부터 이 업무를 하기 시작했는데, 손님들이 물건을 물어올 때 마다 옆 직원에게 물어보느라 꽤 오랜 시간 진땀 뺐다^^;)
이 업무를 하기 전에는 문구점에 펜, 샤프심, 지우개 등 이렇게 많은 종류에 다채로운 물건들이 있는지 정말 몰랐다.
제품의 위치뿐 아니라 그런 하나하나의 이름과 특징(어떤 게 좋냐는 질문이 젤 많은데, 모든 제품을 써본 게 아니기에.. ㅠ)과 가격대까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은 경험해봐야 알 수 있다.
물론 우리야 포스(바코드를 찍으면 가격과 이름이 바로 뜨고, 계산도 가능하다.)를 쓰고 있기에 계산에 어려움이 없지만, 문방구 아저씨는 포스도 없고, 가격도 완벽히 외워야 하고, 계산기로 계산도 해야 해서 이중고 삼중고를 얹고 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