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 중 탑승자가 둘이라고 생각했던 4명에게 결국 탑승자는 하나라는 이야기가 들리게 되고, 그때부터 사이가 좋았던 넷의 관계는
슬슬 와해되고 만다.
서로 서로 돕고 의지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헐뜯고 도움에 인색해지는 모습으로 말이다.
탑승을 앞두고 같은 조였던 김태우에 의해(본인의 짐작) 나는 선장인 샤밀에게 책을 잡히게 되고, 그를 무마하려던 행동이 결국 수칙 위반이라는
결과를 낳게 된다.(이 일로 샤밀과 나는 조금 더 가까운 사이가 되긴 하지만...)
결국 최종 탑승자가 나로 결정된 후에도 많은 일이 있었다.
러시아에서 극비 보안문서라고 할 수 있는 TMA 문서를 김태우가 복사해서 나눠줬는데(대외비지만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봤던 자료인지라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그 자료를 방 수색에서 들키게 되고 나는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 안에서 또다시 금 예전의 눈치게임이 시작된다.
결국 모두가 한 번씩 탑승의 자리에 올라갔다 각자의 사유로 탈락을 한 번씩 하고 탑승은 김유진에게 돌아가게 된다.
어느 순간 우주인이 되는 것은 그리 의미가 없어진 것 같다.
조금은 힘이 빠졌다고 할까?
누가 우주인이 될까가 관심사였는데... 책을 읽어갈수록 우주인이 누가 될 것인가 보다는 그 힘든 과정을 얼마나 지혜롭게 견뎌내고 있는가에
좀 더 포커스를 두어서 바라보게 된 것 같다.
중력은 어쩌면 조금 극단적인 상황이지만 우리의 세계와 그리 다르지 않다.
우리 사회는 학창시절부터 친구가 아닌 경쟁자로 옆 사람을 대하게 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라온다.
모두가 소위 일류대를 목표로 달리는 경쟁 속에서 상대를 넘어서야 내가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우리만의 중력 말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중력 속에는 암투와 공격이 극단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로 간의 눈치게임은 있지만 적어도 어느 누구도 그리 밉고 악역을 맡지는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피해를 알면서 스스로 감수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그래서 적어도 더 치열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의 그런 모습들에 공감이 안되긴 했지만(최초의 한자리인데 말이다^^;)
그랬기에 읽는 내내 마음은 따뜻했다.
정우성의 말이 여운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