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계 실무 가이드북 : 실전 편 - 일반인부터 CEO까지 알아야 할 회계와 재무제표에 관한 모든 것, 개정판
신방수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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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기업에서 꽤 오래 회계업무를 했었다. 소위 세무회계사무소에 취업할 수 있는 "쯩"을 따자마자 입사했는데 재무제표를 배우기 보다 분개나 기장 등을 중심으로 실무를 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내가 입사했을 당시, 회사는 이제 막 창업한 신생기업이었기에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상황에서 회계업무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다행이라면, 매출이 크지 않았던 것과 기장대리인이 있었다는 것이다. 입사하고 3개월도 안 돼서 법인세 마감을 하는데, 정말 야근하면서 3월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덕분에 차년도 부타는 미리 가마감을 하고 장부를 미리 확인하는 습관이 들었고, 함께 손을 맞추었던 회계사무소 직원과 정말 많이 친해지기도 했지만 말이다.) 얼마 전 퇴사를 하고 나서, 오래 일했던 분야이기에 조금 더 지식을 쌓으면서 재 취업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머리를 놀리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기업회계를 다룬 책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 대학 재학 시절, 전공 중 회계가 있었던지라 회계 관련 내용을 배우긴 했지만 그때는 내가 이 분야에서 밥을 먹고 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던 터라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지막 학기에 마케팅 수업을 들으면서, 해외에서 직접 창업을 했다고 가정하고 관련 발표를 하는 수업이 있었다. 당시 재무제표까지 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재무제표의 재 짜로 몰랐던 터라 어디를 어떻게 껴 맞춰야 하는지 난감했던 기억이 있었다. 실무라고 다를까? 물론 재무제표가 어떻게 돌아가고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지, 전체적인 맥락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지만 재무제표로 기업을 분석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 책을 읽으며 제대로 알게 된 것 같다.

이 책에는 재무제표를 중심으로 해서 일반인, 기업 실무자, 타 부서 실무자, CFO(기업 최고재무관리자), CEO의 입장에서 꼭 알고 있어야 할 활용법에 대해 실제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실제적이라고 이야기 한 이유는, 문제를 통해 실제로 재무제표를 토대로 필요한 정보를 도출해 내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계산을 해보며 이 기업이 건강한 지, 재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렇기에 이 책은 기본적인 용어나 개념은 어느 정도 숙지가 된 상태에서 읽어야 이해가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회계 생초보는 이해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덕분에 이 책을 읽고 나면 타 기업의 재무제표를 통해 실제로 기업의 건실성 여부를 판단해 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 솟아오른다. (물론 실제는 더 복잡한 숫자가 나열되어 있겠지만, 그럼에도 기본 공식과 맥락을 이해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사실 회계는 회계담당자나 회계부서의 소관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각 분야(영업이나 제조업, 마케팅 등) 역시 회계 지식이 있는 경우 업무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내가 다니던 회사의 경우도 영업사원들에게 회계 관련 책을 읽도록 했는데, 확실히 교육 전과 후의 차이가 있었다. 저자 역시 이 책을 다양한 담당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필요한 부분을 속 시원하게 해결해 주려 노력했다.

이 회사가 건실한 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물론 실제 회사를 들여다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에는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회사의 재무제표를 가지고 회사의 건실성을 판단할 수 있을까? 바로 재무 상태 표의 부채와 자본만 가지고도 기업의 자본구조를 판단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본구조의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도출해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손익계산서를 통해 회사의 매출액이 연초 계획대로 이루어졌는지, 영업이익이나 매출원가를 통해 매출 증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현금 흐름은 어렵지 않은 지 등을 판단할 수 있다. 특히 실무자 입장에서 헷갈리는 연구개발비와 무형자산 등의 처리에 대한 부분도 설명되어 있다. 연구개발비의 경우 비용과 자산 중 하나로 기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약 기장을 잘못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실제적으로 마주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신용평가에 대한 부분은 접하기 쉽지 않은데, 따로 파트가 나누어 있어서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밖에도 CFO 입장에서 챙겨야 할 감가상각이나 부실 자산 등의 처리에 대한 솔루션, CEO 입장에서 법인자금 유출에 관한 내용 등도 담겨있으니 관련 담당자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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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처럼 리드하라 - 예수께 배우는 최고의 리더십
켄 블랜차드.필 하지스.필리스 헨드리 지음, 윤종석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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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리더인가?라는 질문을 꽤 오래전부터 받았던 기억이 있다. 우리는 회사 혹은 어떤 위치에서 많은 사람들을 지휘하는 역할을 해야만 리더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우리는 누구나 리더다. 이 책에서도 이야기하듯이 리더란 타인의 생각이 나 행동,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말하니 말이다. 가정에서 부모로, 혹은 언니나 오빠로, 동아리의 선배로 우리는 타인에게 여러 영향을 미친다. 서로 마주하는 관계가 아닌 가상공간에서도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렇다면 당신은 리더이다.

예수처럼 리드하라는 제목을 읽는 순간,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너무 진부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과 종교와 일상은 다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다. 하... 크리스천인 나조차 이렇게 생각하는데, 과연 예수의 리더십은 실제적으로 대입이 가능할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예수는 리더십만 경험하신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과 업무의 도전도 수십 년간 직접 경험해 아셨다.

그분은 하나님이신데도 스스럼없이 인간의 일을 하셨다.

지상 생애 첫 30년을 나사렛에서 목수라는 노동자로 보내셨다. 그래서 그분은 먹고사는 어려움을 아신다.

돈을 떼어먹으려는 진상 고객으로 인한 답답함도 아신다.

마감 날짜에 맞추어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도 아신다.

평범한 가정에서 대가족의 일원으로 사는 어려움도 아신다.

우리가 일상 세계에서 시달리는 문제라면 그분도 다 아신다.

우선 예수의 리더십은 그동안 내가 알고, 떠올렸던 리더십과는 결이 달랐다. 리더십 하면 카리스마가 동반되는, 이끌고 지시를 내리는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예수의 리더십은 철저히 섬김의 리더십이었다. 섬김과 리더가 동일선상에 있을 수 있는가?라는 내 물음에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모든 관련자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면 당신이 리더로서 노선과 방향을 정해준 뒤,

역할을 바꾸어 사람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수행을 지원함으로써 섬겨야 한다.

그렇다면 예수의 리더십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걸까? 우선 리더십은 사랑(은혜)에 기초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리더 자신이 먼저 사랑을 맛보아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 매일 매 순간 거해야 한다. 내가 무조건 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존재로, 그분의 계획 안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에 입각해 내게 맡겨진 팔로워들의 삶 역시 하나님의 사랑 속에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또한 리더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목적의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 자신의 사명과 가치관을 떠올리고, 그에 맞추어 팔로워들을 섬길 수 있어야 한다.

은혜는 이미 사고를 친 사람에게 베푸는, 행동하는 사랑이다. 은혜는 상대에게 교제를 선사한다.

하나님도 당신에게 은혜로 다가오셔서 그분과의 친밀한 관계를 회복시켜 주셨다.....

우리가 죄 가운데 그분을 떠나도 그분의 은혜는 넘친다.

나아가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를 변화시킨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내가 그동안 리더십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왜 나는 쫓기듯, 팔로워들을 닦달하면서도 막상 좋은 성과를 내지 못 했던 것일까? 란 물음에 답을 발견했다. 나는 부름받은 사람이 아닌, 쫓기는 사람의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내 소유로 생각했기에, 내 것을 지키는 데 온 시간을 다 들였던 것이다. 이 모든 것에는 재산과 지위뿐 아니라 자녀 와와의 관계도 포함된다. 그렇기에 내 의도와 생각대로 따라오지 않는 자녀에게 화를 내고 소리를 질렀던 것이다. 또한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충분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그분을 온전히 믿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책에 소개된 한 예를 읽고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말로는 하나님의 계획을 믿고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삶의 계획과 다른 내 삶의 모습 속에서 원망도 참 많이 했었던 것 같다. 리더십을 배우기 위해 읽기 시작했던 책이었는데, 리더십을 넘어 삶의 방향성과 잘못된 신앙의 모습까지 마주할 수 있었고, 그에 대한 해결책 또한 마주할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다.


은혜는 이미 사고를 친 사람에게 베푸는, 행동하는 사랑이다. 은혜는 상대에게 교제를 선사한다.

하나님도 당신에게 은혜로 다가오셔서 그분과의 친밀한 관계를 회복시켜 주셨다.....

우리가 죄 가운데 그분을 떠나도 그분의 은혜는 넘친다.

나아가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를 변화시킨다!

모든 관련자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면 당신이 리더로서 노선과 방향을 정해준 뒤,

역할을 바꾸어 사람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수행을 지원함으로써 섬겨야 한다.


예수는 리더십만 경험하신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과 업무의 도전도 수십 년간 직접 경험해 아셨다.

그분은 하나님이신데도 스스럼없이 인간의 일을 하셨다.

지상 생애 첫 30년을 나사렛에서 목수라는 노동자로 보내셨다. 그래서 그분은 먹고사는 어려움을 아신다.

돈을 떼어먹으려는 진상 고객으로 인한 답답함도 아신다.

마감 날짜에 맞추어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도 아신다.

평범한 가정에서 대가족의 일원으로 사는 어려움도 아신다.

우리가 일상 세계에서 시달리는 문제라면 그분도 다 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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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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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두 사람은 헤어지기 전에 한 가지 합의를 했다.

고등학교로 돌아가게 되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보다 훨씬 더 서로 모르는 척 굴자고 약속한 것이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낯선 타인이 될 것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규칙이었다.

헨리 킴볼의 세 번째 직업은 사설탐정이다. 다트퍼드-미들햄 고등학교 영어교사를 하던 그는 한 사건을 계기로 교사를 그만두고 형사가 된다. 하지만 제 몸에 맞는 옷 같았던 형사 역시 한 사건 때문에 그만두게 된다. 그리고 그는 사설탐정 자격증을 취득해서 탐정이 된다. 의뢰가 많지 않던 차에, 한 여성이 그를 찾아온다. 어딘가 낯이 익은 그녀는 헨리를 킴볼 선생님이라 부른다. 그렇다. 그녀는 1년여 동안 영어교사를 하던 당시 헨리가 가르쳤던 학생이었다. 그것도 학교 내에서 유명 인사였던, 전직 체조선수 조앤 그리브였다. 그 사이 조앤은 결혼을 했고 현재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녀가 의뢰한 일은 남편인 리처드 웨일런의 불륜을 잡아달라는 것이었다. 블랙번 공인중개사의 대표인 리처드는 다트퍼드 사무실 매니저인 팸 오닐이라는 젊은 여성과 불륜 관계에 있는 것 같이 보이는데(조앤이 보기에) 그들의 관계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요구한 것이다. 그렇게 헨리는 리처드와 팸을 미행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팸과 안면을 트게 된 헨리. 팸의 입에서 기대했던 내용이 나오기 직전, 조앤으로부터 둘이 금요일에 만나기로 했다는 정보를 입수한다. 팸 곁을 맴돌다가 결국 밤을 보내게 된 헨리. 하지만 팸은 현재의 그 관계(?)를 정리하고 싶어 했다. 세 사람을 위해서도 그게 좋겠다고 말하는 팸. 다음 날, 조앤의 말대로 팸과 리처드는 매물로 나온 집에서 만남을 갖는다. 둘이 들어가고 얼마 후, 총성이 들린다. 패닉 상태에 빠진 헨리는 집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총을 맞고 사망한 팸과 그녀를 쏘고 자살한 리처드의 시신을 발견하고 신고를 한다. 팸은 정말 리처드와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했고, 그 말에 격분한 리처드는 팸을 살해하고 자신 또한 자살한 것일까?

책 속의 사건은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간다. 조앤과 또 다른 리처드인 리처드 시든의 이야기다. 다트퍼드-미들햄 고등학교의 재학 중인 조앤은 가족여행으로 윈드워드 리조트에 머물게 되고, 그곳에서 같은 학교 학생인 리처드 시든을 만난다. 리처드 역시 이모의 가족과 여행을 왔다. 문제는, 사촌인 두에인 워즈니악이었다. 두에인은 조앤을 성추행 하려다 미수에 그친다. 그날 이후, 조앤은 두에인에게 안 좋은 감정을 품게 되고, 우연히 리조트 도서관에서 만난 리처드 역시 두에인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둘은 사고인 척, 두에인을 살해할 계획을 세운다. 과연 이들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15년 전 헨리가 교사로 있었을 당시 교실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과 15년 후 일어난 조앤의 남편 리처드의 사건은 교묘한 접점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건. 실족사 혹은 자살로 보이는 이 사건들이 자살이 아니었다? 과연 사건들의 진실은 무엇일까? 사건은 과연 어떤 접점을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될까?

사건을 통해 살해된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과연 이들은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었던 걸까? 반대로 이들의 삶에 대한 선택권은 누구에게 있던 것일까? 그 선택에 따라 누군가는 살려 마땅한 사람이 되고, 누군가는 죽여 마땅한 사람이 된다는 것. 사이코패스 같은 인물들이지만,(책 속에 등장하는 그 누구도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어느 정도 이해를 바라는 것 같다. 책을 읽고 나니 저자의 전 작 죽여마땅한 사람들이 궁금해진다.


그날 밤 두 사람은 헤어지기 전에 한 가지 합의를 했다.

고등학교로 돌아가게 되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보다 훨씬 더 서로 모르는 척 굴자고 약속한 것이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낯선 타인이 될 것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규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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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지 마 속담 1 - 일상생활 놓지 마 속담 1
신태훈 지음, 나승훈 그림, 정상은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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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큰 아이가 요즘 관심이 있는 것은 단연 속담이다. 10월부터 학교 가는 준비를 시작하면서 어린이집에서 세 가지 공부를 하고 있는데, 첫 번째가 그림일기 쓰기, 두 번째가 외워 쓰기(받아쓰기) 세 번째가 속담과 사자성어다. 그림일기는 주말에 있었던 일 중 즐거웠던 일을 월요일 등원해서 그리고, 외워 쓰기는 외워 쓰기 관련 시험 볼 내용을 A4 두 장으로 코팅해서 나눠주고 집에서 연습을 해온 후 시험을 본다. 그리고 속담과 사자성어의 경우 금요일 아이들에게 그 주의 속담을 선생님이 이야기해주면 집에 가서 부모님에게 속담을 이야기해주고, 부모님이 언어전달장에 속담이나 사자성어를 적어서 보내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속담과 사자성어에 대해 관심을 갖고 물어오는 경우가 자꾸 생겼다. 나 역시 속담이나 사자성어의 경우 무턱대고 외우는 것보다 흥미를 유발하는 내용을 통해 배웠던 것이 훨씬 더 기억에 남았기에 조금 더 재미있으면서 오래 기억에 남는 방법을 찾고 있던 차에, 놓지 마 속담을 만나게 되었다. 놓지 마 정신 줄!이라는 만화를 예전에 봤던 기억이 있어서 학습만화 식의 내용을 통해 이해가 빠를 것 같았다.

1권에는 총 5개의 마당이 있고, 마당 안에는 6개의 속담이 등장한다. 만화를 통해 속담과 관련된 상황을 설명한다.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4페이지 정도의 만화를 통해 주제 속담의 뜻을 쉽게 마주할 수 있다. 물론 첫 장에 속담과 그 뜻이 한 줄로 설명되어 있지만, 아이들이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렵거나 낯설 것 같다. 그렇기에 만화를 통해 구체적인 뜻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만화의 말미에는 구체적인 상황에서 속담을 어떻게 써먹을 수 있는지에 대한 간단한 예시와 함께 같은 뜻을 가진 속담이나 사자성어, 영어 속담도 등장하기 때문에 깊이 있게 다양한 속담과 사자성어를 마주할 수 있다.

 

 

 

각 장 중간에는 속담 중 특정 상황이나 물건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는 장이 별도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의 속담을 배우고 난 후에는 굴뚝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굴뚝의 역할이나 현재의 굴뚝에 대한 이야기, 그 밖에 굴뚝에 대해 알아두면 좋을 상식들이 나오기에 속담을 공부하며 상식까지 넓혀나갈 수 있다. 그리고 각 장의 말미에는 속담을 다시 한번 정리할 수 있는 퀴즈가 준비되어 있다.



한 번 더 짚고 넘어가기 때문에 복습효과는 물론, 다양한 방식의 퀴즈가 진행되기에 재미있게 문제를 풀 수도 있어서 여러 가지로 유용하다. 책을 읽고 도움이 된 점이라면, 아이가 속담의 내용을 깨닫고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나 역시 괜히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만화로 다양한 속담을 배우고, 활용까지 할 수 있다니! 무척 만족스럽다. 2권에서는 어떤 속담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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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사아씨전 안전가옥 오리지널 29
박에스더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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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괜찮냐는 겁니다. 그 뒤틀린 운명을 그대가 가지고 싶어서 가진 것도 아니잖습니까.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는 화살을 마음에 두고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건 그대의 몫이고요.

나는 그런 그대가...... 왜 이리 안타까워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오컬트가 섞인 작품을 잘 읽지 않는다. 이 작품 역시 그런 작품이었는데, 그럼에도 벽사아씨전이라는 제목과 표지를 보는 순간, 오컬트 보다 조선시대라는 배경에 더 눈이 갔기 때문이다. 읽고 나서 보니 '영상화하면 정말 대작이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기 전에, 벽사가 무엇인 지 알아야 할 것 같다. 벽사는 삿된 것. 즉, 귀신을 물리치는 것을 말한다. 좀 익숙한 단어로 바꾸자면 퇴마가 될 듯하다. 서문빈은 서문가의 딸로 벽사가다.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귀에 들렸기에 가족들과 종들조차 그녀와 함께하는 것을 꺼려 했고 그녀는 홀로 별채에서 지낸다. 그리고 별채 앞에는 금줄이 달려 있었다. 그런 빈에게는 어려서부터 정혼자가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현은호. 빈의 이런 상황에도 은호는 늘 빈의 곁을 지켰다. 동생인 서문환이 세상을 떠난 날도 그랬다. 고통스러워하는 빈을 찾아오고, 늘 마음을 담은 편지를 건넸다. 하지만 그 일이 있은 후로 은호는 더 이상 빈을 찾지 않게 된다.

시간이 흘러 벽사가로 활동하는 빈은 영의정 한길전의 별장인 사곡정에서 일어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벽사 자리에서 동부승지가 된 은호를 다시 만난다. 하지만 은호는 빈을 기억하지 못한다. 은호의 목숨을 살린 빈은 과거 그 사건 때 도움을 받은 업신 파려를 다시 만난다. 구렁이, 유리뱀이었던 파려는 영의정 한길전의 집에 오래 머물고 있다. 한길전의 딸인 채령은 왕가로 시집을 갔는데, 사실 그의 남편 되는 휘는 왕이 되기에는 상당히 애매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세자를 비롯한 왕가의 사람들이 죽고, 다음 보위를 이을 사람들이 차례차례 죽게 된다. 결국 이휘는 왕이 되고, 그의 아내였던 채령은 중전이 된다. 채령과의 사이에서 왕자가 태어나지만, 휘는 아들을 세자로 올리지 않는다. 채령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왕자를 세자로 삼게 된다면, 3대의 왕을 섬기며 정치구단이자 막강한 권력자 한길전이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벽사의 일로 다시 만나게 되는 파려와 빈. 108번의 귀혼구를 모으면 다시 평범한 여자의 삶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에 빈은 파려와 함께 귀를 잡기로 한다. 파려와 이야기를 나누는 빈은 파려가 누군가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자신에게 파려라는 이름을 준 그 누군가를 다시 찾아, 그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고 싶어 하는 파려의 마음을 들은 빈은 은호를 떠올린다.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그 은호를 말이다. 두 번째 은호를 만난 자리는 연등회였다. 사내처럼 옷을 입고 다니는지라, 빈을 남자로 착각한 은호.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지만, 왠지 빈이 낯설지 않다.

한편, 더 큰 꿈을 꾸고 있는 채령은 업신이자 어려서부터 자신을 키웠던 파려에게 조만간 열릴 풍운뢰우제에 자신의 편에서 힘을 써달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지난번 풍운뢰우제에서 삿된 것들이 출몰하여 임금 휘가 큰 어려움을 겪었던 사실을 아는 은호와 관상감 직장인 박진우는 벽사가들을 찾지만, 상당수가 영의정 한길전의 편이라는 사실을 알고 고민에 빠진다. 그때, 은호는 빈을 떠올리게 되고 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풍운뢰우제 당일에 큰 사건이 벌어지는데...

오컬트 안에 시대상은 물론 로맨스와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가 모두 담겨있어서 흥미로웠다. 예상치 못한 반전 같은 상황 속에서 가슴이 아팠다. 지금이나 그때나 권력 앞에서 악마가 되어가는 인물들의 모습과 사람 취급받지 못한 사람들의 모습이 한데 어우러져 한이라는 이름으로 표현된 귀로 등장했을 때는 답답하기도 했다. 자신의 정체를 깨달은 인물들과 어떤 선택도 완벽하게 만족할 수 없는 상황들이 속이 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적절한 스토리 전개는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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