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타잔 넌 제인
앨런 피즈 외 지음, 서현정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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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반적으로 남녀간의 의사소통의 문제, 감정교류의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는데,기가 막히게 긴 제목만큼 분량은 너무나 얇아서 조금만 읽게 되면, 적나라한 인간사와 재치있는 글솜씨로 채워져있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수시로 일어나는 남녀의 다툼의 원인은 너무나 하찮고 사소한 것이 대부분인듯합니다. 책을 읽는다고 해서 남녀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겠지만, 대표적인 몇 가지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명확하게 맥을 짚을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상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듯합니다.
2003년 출판된 탓에 다소 전통적인 남녀의 모습을 기반으로 분석하고, 책을 저술해서 현재의 새로운 성역할과 성관념의 변화에 대한 충분한 분석은 미비한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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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이처럼 - 아이, 엄마, 가족이 모두 행복한 프랑스식 육아
파멜라 드러커맨 지음, 이주혜 옮김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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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처음에 책 제목만 봤을 때는 프랑스에서의 육아방식이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육아지식을 넓히고 싶은 마음에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단순하게 육아법을 기술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이를 3명 출산하고 아이를 프랑스 육아법을 적용한 경험담을 재미있게 풀어놓았습니다.단순히 개인경험에 비춰 프랑스식 육아법의 우수성을 주장하기 보다는, 중간중간 학계의 연구결과도 포함시켰습니다.
저자가 기자출신이어서인지 간결하고 매끄럽게 글을 써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를 세세하게 풀어놓은 것은 별로였습니다. 독자가 그런 부분까지 반드시 알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프랑스여성들은 엄마이지만 여성이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엄마는 출산 후에도 자기의 일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고, 그런 부분을 '프랑스'라는 국가가 존중하여 아이는 국가가 함께 키우는 시스템이 발달한 듯합니다.
수면교육이나 식사교육, 유아원과 유치원생활 등 프랑스 아이들의 전반적인 생활이나 교육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프랑스가 아니기에, 임신,출산 후 여성의 삶이 많이 달라지기도 하고,워킹맘을 위한 사회적인 제도나 정책의 미비한 부분은 많이 비교되는 부분이었습니다.육아방식은 아이의 성격과 특징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부모가 가진 가치관에 따라 많이 다르기 때문에, 책의 육아방식에 전적으로 동감할 수는 없겠지만, 절제와 자유가 균형을 이루고 아이를 존중하는 육아방식은 본받을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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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하버드까지
리즈 머리 지음, 정해영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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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반에는 저자의 불행하고 가난했던 생활이 마치 눈앞에 보이는 듯해서 읽는내내 속상했습니다. 그리고, 예상과는 달리 하버드진학에 대한 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아 적잖이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하버드에 대한 언급보다 자신의 삶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하버드입학이 아니라, 삶을 어떻게 살아가며 그속에서 희망을 찾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그러나, 결국 가난하고 처참한 자신의 환경에 절망하지 않고, 그 고난을 뛰어넘는 모습을 상상하며 결국에는 이겨낸,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조금만 힘들어도 불평을 쏟아내는 제 모습을 되돌아보고 부끄러워졌습니다.

 저자의 기억력은 상당히 좋은 듯합니다. 사실 전, 중고등학교 시절의 일들도 기억이 잘 안나는데, 저자의 이야기는 아기 때-약 3,4살때정도-부터 시작됩니다.또한, 저자는 자신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았던 듯합니다.
아마 고등학교의 에세이쓰기와 하버드대학에서 글쓰기를 배웠으리라 짐작되는데, 글의 형식이 에세이형식이지만, 읽는 입장에서는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이야기가 디테일하고 생생생하여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역경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삶에 대한 가능성을 믿고,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안학교를 다니며,꿈을 개척하고 도전하는 용기는 대단합니다.
엄마와의 관계, 친구들과의 교제들에 대해 매우 애착이 있고, 힘들었던 삶 속에서도 행복했던 순간들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저자의 마음 속의 보물로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저절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삶은 본인이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진실"이라는 구절은
책을 덮은 후에도 마음 속의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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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라이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3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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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앨리스 먼로가 절필을 선언하기 전 세상에 내놓은 마지막 작품집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총 14편의 단편작품이 실렸는데, 작품에서 주로 이야기하는 것은 기억과 상실입니다. 어떤 작품 속의 인물들은 기억이란 믿을 수 없는 것임을 인지하고 있고, 그러한 깨달음을 주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하지만, 쓸데 없는 것으로 치부되거나 좌절되고 맙니다.
또, 어떤 작품 속의 주인공은 상실을 경험하고 상실감을 느끼면서도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주인공들의 모습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이라 더욱 애정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작품들의 초점은 전체적으로 일상적인 삶의 모습들에 맞추어져 있었고, 정제된 문체와 기법으로 누구나 경험할 만한 사건을 다루고 있어, 쉽게 공감이 갔습니다.

 그러나,인물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없고, 극의 전개를 파악하기도 어려웠습니다.등장인물의 이름과 캐릭터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고, 작품 속에서 다른 인물이 주인공의 이름을 부르지 않으면 이야기를 진행해나가고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 좀처럼 알 수 없었고, 대명사로 처리되는 까닭에, 읽다가 한눈이라도 팔면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여성작가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물들의 삶의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일상의 소소함을 소중히 하는 듯했습니다.
밀란 쿤테라의 소설이 등장인물의 내면을 정확하게 서술함으로써 내면에 대한 작가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면, 앨리스 먼로의 소설은 읽고난 후에도 여운을 남깁니다.
독자들은 작품 속 등장인물의 행동이나 그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것이 이 소설의 치명적인 결함이 될 수는 없을 듯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 역시 어렵고 남들에게 이해 받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제목의 'dear'라는 말은 편지를 보낼 때 수신인에게 쓰는 관용적인 문구입니다.
작가 역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자신의 인생 앞에 dear라는 문구를 붙임으로써,작가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보내는 작품이 아닐까하는 짐작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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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도노휴 지음, 유소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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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든 이야기는 아들 '잭'의 입장과 시선으로 진행되어, 그래서 잭이 느끼는 모든 감정과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들이 아이의 시선으로 표현되어 스토리 자체가 새롭고 재미있고 솔직하고 순수했습니다. 

잭의 엄마는 19살때 납치를 당하여 7년간 감금되어왔습니다. 작은 방안에서 아이를 낳고 스스로 키워가며 외로움을 이겨냈죠.그리고 이렇게 작은 방안에서 자란 잭은 어느덧 다섯 살이 되었고, 채광창을 통해 햋빛을 받으며 하늘만을 바라보는 잭은 방안이 세상 전부인 줄 알고 살아갑니다.밤 9시가 되면 삑삑하는 소리와 함께 '올드 닉'이 방안으로 들어옵니다. 잭은 그가 오기전에 옷장에 들어가 잠을 자야 하고 엄마가 부르기 전까지는 절대 나가면 안되죠.
하루하루를 이렇게 살아가던 엄마는 매일 밤 탈출의 꿈을 꾸고 그것을 실행에 옮길 계획을 세웁니다. 잭은 그런 엄마의 부탁과 용기로 대탈출을 감행합니다. 그러나, 처음 맛본 바깥 세상은 결코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다. 세상이 두 사람을 주목해서 견디기도 힘들지만, 이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이겨내고, 잭은 차근차근 세상을 배워 나갑니다.

 이 책에서 집중해야할 부분은 아마도 7년간 감금되어왔던 '방'이 아니라 그곳을 탈출하여 '바깥'이라는 또 다른 세상과 마주해야하는 엄마와 아들의 모습일 것입니다.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실제 있어던 친딸 감금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합니다. 73세 아버지가 24년간 딸을 감금하고 성폭행하여 일곱 명의 자녀를 낳게하는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아이의 솔직하고 단순한 눈을 통해서, 순간순간 섬뜩할 정도로 어둡고 생생하게, 한편으로는 따뜻하게 전달함으로써, 끝까지 멈출 수 없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은 읽는내내 놀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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