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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ㅣ 땅콩문고
이원석 지음 / 유유 / 2016년 12월
평점 :
🌲서평을 어떻게 쓸 것인가? 독서 입문자로서 언젠가는 '서평 다운 서평을 써 봐야지' 하고 마음속으로 바램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독후감 수준도 안되지만 일 년, 이 년 읽고 쓰다 보면 차츰 좋아지겠지 하고 마음을 비운다. 여러 서평에 관련된 책 중에서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단지 서평 스킬이 아니라 본질적인 면에서 접근한 것이 마음에 와닿았다. 그리고 인용의 폭과 길이는 적절했는데 철학적인 용어가 나오면 다소 어려움도 느꼈다. 내가 이해하고 여러 번 읽어보았으면 하는 글귀들을 정리해 보았다. 서평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일독을 권한다.
저자 이원석은 전문적인 서평가로 <거대한 사기극>이라는 책으로 2013년 출판평론상을 받았다. 작년에 이 책을 읽었는데자기 계발서에 대한 서명서로서 비평적인 표현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책을 통해 서평에 대한 여러 면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특히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점에 대한 명확한 분류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서평에 대한 내실 있는 글로 다시금 서평에 조금이나마 가까이 갈 수 있게 도움 주신 이원석 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20.1.2.목
1부 서평이란 무엇인가?
서평의 본질
독후감과 서평은 다음 세 가지 면에서 분명하게 구별됩니다.
첫째, 독후감이 정서적이라면, 서평은 논리적입니다. 독후감은 감상을 담습니다.(중략) 서평은 사유를 담습니다.
둘째, 독후감이 내향적이라면, 서평은 외향적입니다. 독후감은 독자만의 고유한 느낌을 표현하는 데 초점을 두어, (중략) 서평은 읽어 줄 다른 이의 세계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셋째, 독후감이 일방적이라면, 서평은 관계적입니다. 독후감은 책에 대한 감상을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중략) 서평은 서평에서 다루는 책에 대한 성찰을 전달합니다.(p23-26)
서평의 목적
서평 쓰기의 일차 가치는 독자 자신의 내면 성찰에 있습니다. 서평 쓰기는 작성자가 그동안 자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내면을파악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독서 자체가 그러한 자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서평 쓰기는 심화된 독서 행위입니다. 더욱깊게 책을 읽는 가운데 자신을 더욱 깊이 읽게 되는 것이지요.(p44)
서평 쓰기는 묵상하기에 다름 아닙니다. 책을 매개로 나의 내면으로 들어갑니다. (중략) 한 번 내뱉은 말을 단순히 글자로 옮긴다고 해서 곧바로 글이 되지는 않습니다. 두려움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회피하지 말고, 당당히 직면해야 합니다. 이렇게 두려움을 직면하고 나면 자아 성찰이라는 보상이 따릅니다.(p44-45)
2부 서평을 어떻게 쓸 것인가?
서평의 전제
서평은 정치적입니다. 독일의 보수적 법학자인 칼 슈미트에 따르면, 정치의 세계에서는 아군과 적군밖에 없습니다. 적이 아니면, 친구지요. 책도 마찬가지입니다.(p79)
서평의 핵심 요소는 요약과 평가입니다. 요약 없는 서평은 맹목적이고, 평가 없는 서평은 공허합니다.(p85)
이현우는 <마담 보바리>, <주홍 글씨>, <채털리 부인의 연인>으로 여자의 욕망을 다루었고 <햄릿>, <돈키호테>, <파우스트>,<석상 손님>으로 남자의 욕망을 다룹니다. 욕망을 통해 고전 문학을 맥락화하고, 성별에 따라 유형화합니다.(p115)
목차는 독서의 시작점이자, 동시에 서평에서 평가의 시작점입니다. 따라서 서평을 작성하려면 목차부터 정밀하게 읽어야 합니다. 목차에 대한 점검 과정에서 책의 핵심이 어느 정도는 포착되어야 합니다.(p129)
서평의 방법
서평을 위한 독서는 기본적으로 정독입니다. 정밀하게 읽고 깊이 있게 파고들어, 한 번을 읽더라도 제대로 천천히 읽어야 합니다.(p149)
특히 마음에 와닿거나 불편하게 다가온 본문을 옮겨 적고 자신의 생각을 적어 보세요. 이렇게 발췌하고 평가하는 글이 축적되면, 그게 모여 하나의 큰 그림을 그리게 됩니다.(p151)
하나의 문단에는 하나의 생각을 담아야 합니다. 이에 따라서 각 문단은 하나의 문장으로 축약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축약된 문장을 한데 모아 놓으면 글 전체의 요약이 되는 겁니다.(p155)
서평의 모든 단어와 표현과 사상과 논지를 독자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전개해야겠지요. 스스로 읽어 봐서 개념과 단어, 수사와 문장 및 논지에 대해 질문이 들어올 것 같으면, 그 답변을 미리 서평 안에 담아야 합니다.(p157)
적절한 인용은 창문과 같이 적절한 빛을 비춰 줍니다.(p158)
좋은 서평을 읽는 것만큼 좋은 학습도 없습니다.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반드시 교훈적으로 마치거나, 멋들어진 미문으로 마감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일독을 권할 만한 자신만의 이유를 간결하게 내세우는 것으로 충분합니다.(p159)
초고를 계속 퇴고하는 가운데, 모든 것이 갈수록 더 향상됩니다. 명사와 형용사가 분명하게 선택되고, 적합한 위치에 놓이게됩니다. 각 문장의 구조가 정교해지고,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단단한 문장이 됩니다.(중략) 위대한 서평은 아닐지라도, 잠재 독자에게 유익을 줄 수 있는 좋은 서평입니다.(P163-164)
서평의 분량은 원칙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중략) 만일 가장 기본적인 분량을 말하라면, A4 한 장 정도는 되어야 할것입니다. A4 한 장은 200자 원고지 8매 정도입니다. (중략) 꾸준히 쓰는 것이 관건이지요(p165-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