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철학자들, 기독교와 불교의 성인들, 인도의 현자들이 오랜세월 우리에게 상기시키고자 했던 것도 바로 이 원칙이다. 심플함을 지향하면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편견과 구속,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 수 있다. 우리가 가진 많은 문제에대한 해답은 바로 심플한 삶에 있다. 그런데 심플한 삶이라고 해서 심플하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는 더딘 변화의 시기를 거치고 나서야 심플한 삶에 이를 수 있었다. 그 변화란 바로 적게 소유하는 대신 더 유연하고 자유롭고 가볍고우아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이 점점 커지는 것이었다. 나는 물건을많이 치워 버릴수록 꼭 필요한 물건은 적어진다는 점을 차차 깨달았다. 사실 살아가는 데는 아주 약간의 물건만 있으면 된다.
지나치게 많은 물건은 우리 자신을 앗아가고 잠식하고 본질에서 멀어지게 한다. 그런 식으로 살다 보면 우리 정신도 고물이 꽉 들어찬 창고처럼 혼잡해진다. 그 안에서 움직일 수도없고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는 그런 창고 말이다. 하지만 삶이란 모름지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건이 늘어나게 내버려 두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음은 물론, 결국에는 혼돈과 근심, 피로에 이를 뿐이다. 빈자리가 없는데 어떻게 다른 것이 들어설 수 있겠는가? 우리가 물건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인간적인 가치, 노동, 평화, 아름다움, 자유 그리고 생명이다. 이 사회가 재산이라고 말하는 모든 물건을 눈에 거슬리는 낡은 누더기를 보듯 치워버리자. 그래야만 가득 찬 우리 인생에 빈자리를 만들 수 있다.
화려함보다는 여백을, 소음보다는 침묵을, 유행하는 것보다는 변치 않는 것을 좋아해야 한다
나를 지치게 하는 물건에게 이별을한 사람이 소유하는 물건은 여행 가방 한두 개에 전부 담을 수있을 정도여야 한다. 옷가지, 소지품 케이스, 좋아하는 사진이든 앨범, 개인적인 물건 두세 가지면 된다. 그 나머지, 다시 말해집에서 볼 수 있는 그 밖의 모든 물건(침구, 그릇, 텔레비전, 가구등)은 개인적인 소유물로 여기면 안 된다. 실용성이 없는 물건은 치우자. 낡은 장롱은 푹신한 소파로바꾸고, 은제품은 스테인리스로 바꾸고, 옷장에 걸어만 두는 옷은 질 좋은 니트로 바꾸고, 잡다한 인간관계는 진짜 친구들과보내는 시간으로 바꾸고, 심리학자와의 상담 시간은 고급 샴페인 한 박스로 바꾸자! 그렇게 치우고 바꾸면서 지성, 감성, 마음, 아름다움, 신비로움의 세계에 속하는 것들만 남기자. 이 세상을떠날 때는 집, 자동차, 돈, 그리고 몇 가지 아름다운 추억만 남기고 홀가분하게 나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은수저, 레이스잠옷, 상속 문제, 비밀 일기장 같은 것은 남기지 않는 편이 좋다. 삶을 보다 즐겁고 활기찬 나날로 채워 가는 것은 오로지자신에게 달렸다. 무기력한 생활, 그저 쌓아 둔 물건, 슬픈 노래, 침울한 사람들에게는 이별을 고하자. 쓸모없는 것들이 쌓여 있으면 좋지 않은 습관과 부담만 늘어나 판단력이 흐려지고 그 결과 우리의 생각, 마음, 상상이 가진 힘을 충분히 활용할 수 없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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