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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원 -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서은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5월
평점 :
나는 평소에도 행복은 미래의 어느 지점에 도착했을 때 비로소 얻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살아가는 순간 속에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물론 나에게도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고 싶고,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싶으며, 일에서도 계속 성장하고 싶다. 하지만 그런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어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도 지금의 기분과 주변의 풍경,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충분히 느끼려고 노력한다.
바쁜 하루 중 잠깐 마시는 커피 한 잔, 남편과 나누는 사소한 대화, 꼬모와 함께 보내는 평범한 저녁, 새로운 것을 배우며 조금씩 알아가는 순간까지도 내게는 충분히 행복이 될 수 있다. 특별한 일이 있어야만 좋은 하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행복의 기원』은 내가 평소 생각해 온 행복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해준 책이었다.
책에서는 행복을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나 거창한 철학적 상태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인간이 살아남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다시 행동하도록 만드는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설명한다. 행복은 오래 지속되는 완벽한 상태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짧고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긍정적인 감정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행복을 반드시 크고 특별한 사건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 좋은 집을 마련하거나, 많은 돈을 벌거나, 원하는 위치에 도달하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나의 목표를 이루고 나면 또 다른 목표가 생기고, 만족은 생각보다 빠르게 익숙함으로 바뀐다. 그래서 행복을 결과에만 두고 살아간다면 행복한 순간은 늘 짧고, 다시 새로운 목표를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나는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을 좋아한다. 일에서도 맡은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싶고, 가정의 미래를 위해 경제와 부동산 공부도 계속하고 싶다. 하지만 그 과정이 힘들고 부족한 시간으로만 기억되지는 않았으면 한다.
공부를 시작했다는 것, 새로운 일을 배우고 있다는 것, 남편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계획을 세운다는 것 자체에서도 즐거움과 의미를 느끼고 싶다. 결과를 얻기 전까지의 시간을 단순히 견뎌야 하는 기간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책을 읽으며 특히 공감했던 것은 행복에 있어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좋은 조건을 갖추더라도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으면 행복을 충분히 느끼기 어렵다. 반대로 힘든 상황에서도 함께 이야기하고 웃을 사람이 있다면 그 하루는 생각보다 괜찮게 지나가기도 한다.
나 역시 일과 가정에서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주고 싶어 고민하는 것, 동료들이 업무를 조금 더 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것, 남편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서로의 계획을 응원하는 것 모두 결국 사람과의 연결에서 시작된다.
행복은 혼자 완성하는 성취라기보다, 누군가와 나누는 감정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매 순간 행복할 수는 없다. 힘든 날도 있고 걱정이 앞서는 순간도 있다. 현재를 즐기며 산다는 것이 현실의 문제를 외면하거나 늘 긍정적인 감정만 유지한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나에게 현재를 즐긴다는 것은 힘든 순간 속에서도 내가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을 바라보는 태도에 가깝다. 걱정할 일이 있어도 오늘의 작은 즐거움을 발견하고, 바쁜 중에도 좋아하는 사람과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며, 평범한 하루를 아무 의미 없이 흘려보내지 않는 것이다.
『행복의 기원』을 통해 행복은 거창한 결심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맛있는 것을 먹고, 좋아하는 사람과 대화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내가 잘 해낸 일을 스스로 인정하는 작은 순간들이 반복되면서 삶의 만족을 만들어간다.
행복은 한 번 얻으면 계속 유지되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매일 다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나는 앞으로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원하는 지역으로 이사하는 꿈도 이루고 싶고, 경제적으로도 더 단단해지고 싶으며, 일에서도 나만의 역량을 키워가고 싶다. 그러나 미래를 준비하느라 현재를 놓치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목표를 이루는 날만 기다리기보다, 그곳으로 가는 오늘의 과정도 충분히 느끼고 즐기고 싶다.
이 책은 내게 행복에 대한 새로운 답을 알려주었다기보다, 내가 평소 중요하게 생각했던 행복의 태도를 조금 더 선명하게 확인해 주었다.
행복은 멀리 있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다.
지금 함께 있는 사람, 오늘 나눈 대화, 평범한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만족 속에 있다.
결국 행복한 삶이란 좋은 일만 계속되는 삶이 아니라, 내 앞에 놓인 순간을 알아보고 충분히 느낄 줄 아는 삶이 아닐까.
나는 앞으로도 미래를 성실하게 준비하되, 오늘의 행복을 미루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