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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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함께 읽기의 선정도서인 로맹 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이다. 제목에서 바로 '왜?'라는 의문이 바로 떠오르게 된다. 새들은 왜 페루에 까지 가서 죽는 것일까? 카페 주인 레니에는 세계의 끝, 페루의 외딴 바닷가에서 새들의 주검을 무심히 바라본다. 무, 절망, 공허 등등의 단어가 떠오른 작품이었다. 레니에가 말한 듯이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라고 했는데 과연 우연이 아니고 모두 이유가 있을까?

​이 책에는 16편의 단편이 들어있다. 다른 작품들도 기대된다. 그리고 <하늘의 뿌리>와 <자기 앞의 생>도 꼭 읽어 볼 계획이다. 짧은 글을 통해 삶의 당위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 로맹 가리와 김남주 님에게 감사를 전한다.

첫 담배를 피우면서 모래 위에 떨어져 있는 새들을 바라보았다. 개중에는 아직 살아서 파득거리는 것들도 있었다. 새들이 왜 먼바다의 섬들을 떠나 리마에서 북쪽으로 십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이 해변에 와서 죽는지 아무도 그에게 설명해주지 못했다.(p12)​

마흔일곱이란 알아야 할 것은 모두 알아버린 나이, 고매한 명분이든 여자든 더 이상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나이니까. 자연은 사람을 배신하는 일이 거의 없으므로, 다만 아름다운 자연에서 위안을 구할 뿐, 조금 시적이고 조금 몽상적이지만...(중략) 오직 바다만을 친구로 삼고, 페루 해변의 모래언덕 위에 있는 카페의 주인이 되는 데에도 설명이 있을 수 있다. 바다란 영생의 이미지, 궁극적인 위안과 내세의 약속이 아니던가?(p.12-13)

영국인은 여자가 탁자 위에 놓아둔 코냑 잔을 집어 들어 단숨에 마시고는 잔을 내려놓았다. (중략) 그러고는 모래언덕을 뚫어져라 응시하다가 한숨을 내시었다. "이 새들이 모두 이렇게 죽어 있는 데에는" 하고 그는 말을 이었다. "이유가 있을 거요."그들은 떠나갔다. (중략) 하지만 그는 이제 그곳에 없었다.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카페는 비어있었다.(p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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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01-04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로맹가리 아 ~ 아자르~
이것도 꼭 읽고 싶은 책인데 반갑네요~

민지 2020-01-04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앞의 생도 큰 여운을 남기는 책이였어요 👍🏻

페넬로페 2020-01-04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전에 읽은 소설인데
왜 저의 기억엔 장편소설로 남아 있을까요, ㅎㅎ^^

허밍 2020-01-04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자기 앞의 생은 괜찮은데 이 단편은 읽어도 잘 모르겠더라구요. 언젠가 다시 읽으면 그 땐 느끼는 게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