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술 - 출간 50주년 기념판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정신분석학적 사랑의 극복]

 

부모의 영향을 강조하는 프롬의 사상은 프로이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프로이트 이론의 한계를 지적하며(56p) 지식적 심리학의 귀결은 ‘사랑’이라 정의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부모에 대한, 부모에 의한 사랑은 물론이고 ‘신에 대한 사랑’에까지 확대 되고 있는데(물론 그는 무신론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 100p참고) ‘신앙’으로 발생하는 “관계”에 대한 긍정은 그가 어떤 대상과의 교감을 얼마나 중시 했는지 잘 보여준다.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며, ‘빠져드는’ 것이 아니다.” “사랑이란 원래 ‘주는’ 것이며 ‘받는’ 것이 아니다.” 또는 “사랑은 갈등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처럼 이어지는 저자의 이야기들은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을 주고 있으며, 나의 사랑이 가지는 근본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개별 대상에 대한 사랑에 관해 보다 구체적으로 생각 하도록 도와준다. 물론 사회, 문화, 종교 전반에 걸친 방대한 영역의 사랑을 연구한 저자의 바탕에도 “‘부모의 사랑’이 모든 사랑의 기본이 된다.”는 심리학(정신 분석학)적 '기본 전제'가 있으며 이 바탕은 끝까지 유지 된다.  

 

세부 사항을 말하자면 "배울 점이 많지만 심리학 전문서적들에 비해 아쉬운 곳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저자가 보기에 어머니는 무조건적인 자연적 사랑인데 비해, 아버지는 인공적이고 모험적이며, '세계로 들어가는 길을 지시하는, 즉 가르치는 자'로서 아버지의 사랑은 조건적이다. 따라서 어머니는 자녀가 떨어져 나가기를 바라는 소망에 생애의 일부를 바친 채 “어떤 모습이라도 너는 사랑 받을 가치가 있으며, 소망이 있다”라 해야 하고, 아버지는 관대함을 가지고, 권위적으로 자녀를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한다. 고 보았다.

 

 

즉 저자는 이 부모의 역할이 바르지 않은 것을 신경증의 원인이라 보았다. 이런 그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여러 가지 적용점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우라면 어떻게 될까? 편부모 가정은?

 

그러므로 그의 책에서도 다른 도서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수용하기보다 프로이트 등의 기본적인 정신 분석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배워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집단으로 인해  생긴 초자아에 의해 억압된 원욕”을 이야기 했던 정신 분석과 달리 그는 사회 구조를 억압으로만 보지 않고 그것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깊게 탐구한다. 개인의 인격 형성에 역사가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거나, 인간 소외 현상을 극복하고 개인의 욕구를 충족하는데 사회나 집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독자들은 독서를 통해 그가 사랑의 각 측면에 대해 분석한 이야기에 주목하며, 일반 정신 분석학이 놓치고 있는 “사회 속에서의 인간”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이나, 세부 내용에서는 비판적으로]

“사랑에도 연습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그의 통찰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제시 하는 방법들에는 명료함이나 구체성이 떨어진다. 저자는 정신 집중과 인내를 훈련하기 위해 혼자 있으면서 어떤 한 가지 일에 정신을 집중해 볼 것을 권하며 (경청에 잘 나타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더 열린 마음을 갖고 들어줄 수 있을 듯하다.) 저자는 이어서 신앙과 용기의 훈련으로

1.언제,어디서 신앙과 용기를 상실하는지 주목

2.상실을 은폐하는 합리화에 주목

3.어디서, 어떻게 비겁한 행동을 합리화 하는지 인식

 

을 이야기 하는데 구체적인 적용은 조금 모호하다.  사랑을 바라보는 어떤 틀이 변한 것 만으로도 변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겠지만, 사실 그 '신앙, 용기'를 상실하는 때를 포착하거나, '합리화'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객관적인 몇몇 사람들에게나 결심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지, 그저 "~해야 한다"만으로는 조금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정신분석가인 에리히 프롬이지만 사랑에 대한 그의 글들을 읽으면 심리학자가 아니라 '사상가' 또는 '철학자'의 분석을 읽는 듯 한 느낌이 난다. 이 책을 통해 신앙과 권력이나, 현 사회에 있는 인간 소외 처럼 큰 틀에서 바라본 사랑의 문제를 알 수 있으며, 타인의 심리적 반응에 집중하여 타인을 배려하는 일반 서적들과 달리 저자는 “(자신을) 주는 것” 이라는 사랑의 속성에 따라 “자기 변화”에서 출발하는 타인 사랑을 이야기 하기 때문에 이 책은 구체적은 연애를 위해 읽기보다, “사랑” 자체에 대해 더 깊게 알거나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할만한 책이다.  따라서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사랑의 깊은 내용'을 조금 더 살피고 싶다면[완전히 살피는건 인간에겐 어려운 일이다.]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덧) 1987년에 나온 판본도 갖고 있는데 새로 나온 이 책이 번역을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더 나았지만, 저자의 성장, 사상적 배경설명에서는 옛날의 책보다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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