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찾아 작곡가이자 연주가의 이름인 'Jia Peng Fang'을 어떻게 표기했는지 살펴봤다. 한글로 읽으면 가붕방(賈鵬芳), 중국 발음으로 하면 '지아 펭 팡'이라고 써있다. 58년 개띠라고 한다. 가붕방은 '얼후'에 관한 한 가장 이름을 널리 알린 음악가라  할 수 있다.


악기의 이름을 한글로는 이호(二胡), 중국어로는 얼후(二胡)라고 한다. 이호(二胡)는  '줄이 2개인 오랑캐 악기' 라는 뜻이다. 중국에서도 거침없이 오랑캐라는 말을 쓰는 것으로 보아 중국의 전통 악기는 아니라는 것을 살짝 짐작해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오랑캐 악기가 하나 있는데, 그 소리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 가져다 쓴다는 말이겠다. 악기가 마음에 들었으면 좀 이쁜 이름을 붙여주던지 하지, 오랑캐라는 말을 꼭 붙여야했나 싶다...이참에 이름을 새로 지어보자면, 이금(琴) 이면 어떨까 싶지만 이는 월권이므로 지양... 우리도 호떡이라는 말을 하고 있으니 입이 열개라도 뭐...


[[우리의 해금(奚琴)에 대해서 좀더 알아보니, "해금은 원래 중국의 해족(奚 라는 민족)에 기원한다. 동북방 유목 민족인 호중 해부(胡中 奚部)가 즐겨쓰던 악기이다." 라고 써있다. 한마디로 이 역시 오랑캐가 쓰던 악기라는 것이다. 오랑캐의 악기지만 그 악기가 정말 좋아 우리도 가져왔다는 뜻이겠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중국과는 달리 오랑캐의 악기에 대한 예우를 갖추어 이름을 붙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역시나 우리는 동방 예의지국의 품위를 잃지 않았다 ]]       


조선이나 중국이나 자신을 뺀 주변 민족을 오랑캐라고 칭했는데, 중국은 조선을 동쪽의 오랑캐라고 불렀다. 서로 상대방을 손가락질 하듯 오랑캐라고 부른 것이다. (서로 XXX라고 욕하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조선과 중국의 역사는 그 오랑캐들에게 탈탈 털린 경험들을 몇개 씩은 가지고 있다. 중국이야 말해 뭣하겠는가, 그 오랑캐가 중국에 와서 정치를 했으니 말 다했지 싶다. 어째든 대다수가 좋아하는 우리의 '호떡'도 '오랑캐 떡'을 뜻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중국은 그 오랑캐 악기를 사랑했다. 좀더 따듯하고 포근한 음색을 가진 우리의 해금은 가슴을 울.리.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이와는 약간 다르게 이호의 현은 금속성이어서 소리가 투명하고 맑은 편이며 약간은 차가운 느낌을 준다. 해서 사람의 폐부를 파.고.드.는. 마.력.을 가진 악기이다. 얼후는 때로 칼로 폐부를 베어내듯 찌르고 싶어한다. 해금은 가슴, 즉 심장에 와 닿고 얼후는 폐부에 와 닿는 것이다. 이 또한 오행의 작용에 따른 것으로, 따듯한 기운(火 ,溫 )은 심장과 관련하고 차가운 기운(金, 冷) 폐와 관련하기 때문이다.       






어째거나
중국의 가붕방이 분위기 잡고 연주한 곡들이 내게는 꽤나 마음에 들어 여전히 듣고 있다. 요즘은 잊혀져 버린듯한 '얼후'의 음반을 검색해보니 모두 절판!! 찾는 이가 없다는 뜻이겠다.

입동(立冬)이 지났으니 계절은 맹동(孟冬)이다. 모두들 겨울 패딩을 입을 때이지만 아직도 밖은 단풍의 화사함과 가을의 쓸쓸함이 남아있다. 언제 들어도 좋은 음을 내주지만 이쯤이면 오랑캐 악기는 그 효과가 더 좋을 때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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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1-23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주소리를 들으니 무협영화에서 자주듣던 호금소리네요.얼후는 호금의 한종류로 얼후를 개량한 싼후(줄3개), 몽골 전통악기인 쓰후(줄4개)가 있다고 하네요.

차트랑 2025-11-23 09:07   좋아요 0 | URL
무협영화를 좋아하는데,
얼후의 연주 소리 때문이 아닐까 잠깐 생각해봤습니다~^^
오랑캐라고 불리던 흉노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기도하군요.

그나저나 흉노는 신라 김씨의 조상이라던데....
이것이 진짜인지 모르겠습니다.

카스피 2025-11-23 16:37   좋아요 0 | URL
흉노족 왕자인 김일제가 신라 왕실의 선조란 이야기는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등 공식적인 문서에는 없으나 문무대왕비에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김알제는 전한 무제시기에 한나라고 귀화하여 벼슬을 얻었는데 후손이 신나라 왕망의 외가가 되어서 후한의 시조 광무제가 토벌하면서 역사속에서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1961년 경주에서 발견된 비석(문무대왕릉비)에서 신라 김씨왕조의 선조에 대한 기술이 있다고 합니다.
「(5행)···그 신령스러운 근원은 멀리서부터 내려와 화관지후(火官之后)에 창성한 터전을 이었고, 높이 세워져 바야흐로 융성하니, 이로부터 □지(枝)가 영이함을 담아낼 수 있었다. 투후(秺侯) 제천지윤(祭天之胤)이 7대를 전하여···하였다.」
▶투후는 중국의 역사서에서 오직 김일제 한명에게 주어진 시호로 신라왕실은 자신의 선조를 김일제라고 인정했던 것이죠.
참고로 중국에서 발견된 대당고김씨부인묘명(大唐故金氏夫人墓銘)에서는 재당 신라인인 김씨가 자신의 선조로 김일제를 묘비에 기술하고 있다.(먼 조상 이름은 일제(日磾)이신데 흉노 조정〔龍庭〕에서 서한(西漢)에 귀순하셔서 무제(武帝)에게 벼슬하셨다. 명예와 절개를 삼가니 시중(侍中)과 상시(常侍)에 발탁하고 투정후(秺亭侯)에 봉하셨다.)

사실 김일제의 신라 왕실 선조설은 아직도 학계에서는 그 진위를 놓고 연구가 계속 진행중이라고 하는데 강단사학계는 이를 신라인들이 후대에 만든 관념이라고 아무런 근거 없이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차트랑 2025-11-23 17:24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자세한 설명 정말 고맙습니다 카스피님.

저는 역사를 좋아하는 편인데
오래 전에 역사스페셜을 보다가 듣게 된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왠지 저는 근거 있는 주장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상세히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카스피님~!!

잉크냄새 2025-11-23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떡이 ‘오랑캐 호‘ 자를 쓰는군요. 중국에서 호떡류는 보통 ‘삥‘이라는 말을 씁니다.
중국어 병음 ‘Jia Peng Fang‘의 가운데 발음은 ‘펭‘이 아니고 ‘펑‘이 정확할 것 같네요.

차트랑 2025-11-23 09:3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잉크냄새님,
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호빵 호떡의 ‘호‘가 胡 인지는 저도 장담 드리지 못합니다^^

말씀해주신 Peng 에 관해서는 ‘펑‘ 으로 읽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처지인지라 너른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잉크냄새님,
늘 건강하시고
좋은 하루 되십시요 ~
 
명리정종정해
심재열 / 명문당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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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저자 심재열 선생이 말하길, "명리정종(命理正宗)은 명대(明代)의 장남(張楠)선생께서 거의 모든 종류의 명리 이론들을 종합적으로 시정(是正)하고, 연해자평 (淵海子平)의 간명법(看命法)을 비판적으로 계승한 명서(命書)다. 초학자의 경우 연해자평을 먼저 참조하라." 고 조언 했다. 이 책이 놓일 순서를 대략 말해주는 듯 하다.


종(宗) 이라는 말은 흔히 근본을 뜻하며, 임금의 묘호와 왕조의 조상을 모신 종묘등에서 발견할 수 있는 말이다. 또한 무술 문파의 가장 위대한 스승을 일대종사(一代宗師)라고 부른다. 宗이라는 말이 가지는 무게는 대략 이러하므로, 이 책을 명리정종(命理正宗)이라고 이름한 것은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겠다.


명리를 좀더 쉽게 표현하자면 계절학 혹은 절기학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력(歷)으로 양력, 음력을 쓴다. 현대인들은 주로 양력(陽歷)을 쓰고, 음력(陰歷)을 꼭 써야하는 분들이 따로 있다. 명리는 제 3의 력(歷)을 쓰는데 이를 만세력(萬世歷)이라고 한다.


만세력은 태양의 운동을 30도 씩 나누어 지구에 적용, 12절기에 대입한 력(歷)이니 절기력이나 다름이 없다. 만세력은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필수이다.  농사의 핵심은 파종에 있기 때문이다.  파종 시기를 놓치면 그 해 그 농사는 망친 것이다.  농산물마다 적정 온도와 습도 그리고 적절한 일조량을 필요로 한다.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거나 넘치면 농사를 그르치고 만다.


보리와 마늘은 계추(季秋)에 파종하여 혹독한 추위와 싸우며 겨울을 보내야 하는 농작물이다. 너무 일찍 파종하여 싹이 웃 자라면 냉해를 입어 농사를 망치고, 시기를 놓쳐 늦게 심으면 뿌리가 자라지 않은 상태로 겨울을 나기에 농사를 망친다. 가을에 적당히  눈을 뜨고 적당히 뿌리를 내리면 이 어린 새싹들은 강한 서리와 하얀 눈 속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고 혹독한 겨울을 잘 견뎌낸다. 그리하여 맹하(孟夏)가 되면 결실을 맺어 수확을 시작하는 것이다.


(참고로, 어린 싹을 가진 마늘이 강한 추위를 견뎌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마늘이 가지는 특성인 양陽의 기운 덕분이다. 마늘은 작은 식물이지만 陽, 즉 따듯한 기운을 가득 품고있는 농산물인 것이다. 그러므로 몸이 차가워 따듯한 기운을 필요로 하는 분들께는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농산물이니, 해당되시는 분들은 많이 잡수시길 바란다.)


이렇게 파종시기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만세력이므로 만세력은 먼저 농부의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는 명리를 공부하는 사람의 것이다. 절기와 오행의 시기를 살피는 것이 명리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 뜻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곡식을 달리 가꾸는 동아시아 즉, 대한민국, 중국, 일본에 해당하는 이론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말도 된다.  

그러므로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지에서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적합하다고 보지 않는다. 물론 유럽과 북 아메리카에서 태어난 분들에게도 어느 정도 적용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지만 꼭 들어맞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 듯 하다.


명리 정종은 병약론(病藥論)을 체계화시킨 고전이다. 흔히 명리는 중화(中和) 즉, 오행간의 균형을 중시하고 특히 재관(財官)을 중시했다. 명리정종은 이보다 좀더 진일보하여 병약(病藥) 즉, 병이 있으면 약을 써서 치료한다는 개념을 체계화한 이론서라는 점을 특징으로 한다.


명리정종이 말하길, '병이 있어야 바야흐로 귀명이다 (有病方爲貴),  격중에 있는 병을 운에서 제거할 때 재록이 함께 따른다(格中如去病 財祿喜相隨) p.48


만약, 병이 중한데 약을 얻으면 대부대귀하고 병이 경한 중 약을 얻으면 약부약귀(略富略貴)한 사람이요, 병이 없고 약이 없으면 부귀하지 않은 명조자(命造者)이다. p.50  
라고 했다.


간명의 방식은 다양하다. 내격에 속하는 통관, 조후, 억부, 병약과 외격에 해당하는 전왕, 화기, 양기성상 등이 있고, 이 외에도 아주 다양한 방식이 있다. 그러므로 경우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달리 써야 한다. 명리 정종은 그 중 하나인 내격 병약론을 정립시킨 이론서인 것이다. 이 하나 만으로도 종(宗)이라는 이름을 얻을만 하다 하겠다.


명리정종을 읽다보면 자연으럽게 올라오는 생각과 만난다. 그것은 바로, '忌凶病이 아닌 것이 없고 喜吉藥이 아닌 것이 없다.' 이다. 다시 표현하자면 모든 것은 병이면서 동시에 약이라는 뜻이다. 이 것이 약인지 병인지는 임한 시기와 처한 상황에 달려있으니, 그 시기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간명의 핵심이라는 뜻이다.


이론서는 다양하게 갖추어 읽어야 하는데, 명리 정종을 읽기 전에 연해자평을 먼저 읽도록 권한 편저자의 조언은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사적으로는 궁통보감(窮通寶監)을 연해자평보다 더 먼저 읽기를 권하고 싶다. 명리를 계절학 혹은 절기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월지(月支)의 중요성 때문이다. 궁통보감은 난강망(欄江網) 혹은 조화원약(造化元鑰)이라고도 하는 전문서로서, 월지를 중심 축으로 하여 천간의 오행을 설명한 유일한 전문서이다. 절기에 익숙해진 후라야 연해자평이든 명리정종이든 이해가 빠르리라 생각하는 바이다.


명리의 이치를 아는 자, 절기를 아는 것이고 철을 아는 것이니 그 나름의 기쁨이 있지 않겠는가....!  
명리 정종은 그 이치에 다가가는 필수 방편 중 하나 임을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수차례 읽은 후, 그 감동을 이기지 못하고 리뷰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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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아시다시피 로렐라이(Loreley)는 독일 라인강 어느 기슭에 이르러 언덕이 있고, 그 곳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바위를 뜻한다. '로렐라이 Loreley'는 '소리가 나는 바위' 라는 뜻으로 그 주인은 물의 요정이다. 독일의 관광 명소중 하나이므로 관광 차 다녀오신 분들도 계시리라 믿는다. 전설이 깃든 명소가 대개 그러하듯 유명세를 생각하고 가면 실망할 가능성이 있는 곳 중 하나라고도 한다.



어째거나,

온 세상을 아름답게 수놓는 저녁 황혼이 깃드는 무렵이 되면, 형언할 수 없이 아릿다운 인어 요정이 물속에서 나타난다. 인어 요정은 자신의 바위인 로렐라이에 오른다. 그리고 황혼보다 더 아름답고 마력이 가득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또 다들 아시다시피 그 노래 소리가 얼마나 매혹적이었던지, 강을 지나던 뱃사람들은 신비함에 도취, 아니 홀려버린다. 뱃사람들은 모두 넋을 잃는다. 배도 함께 넋을 잃는다. 노래가 거듭될 수록 로렐라이에 이르러 굽이 굽이 흐르는 라인강의 거센 물결은 배를 좌초시키고, 뱃사람들은 그만 그렇게 모두 목숨을 잃고 마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의 '세이렌 Siren'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얼굴만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고 나머지는 사람의 모습이 아닌 독수리 래나 비둘기 래나 .... 하여튼, 세이렌이 부르는 최상급 마법의 노래 소리를 듣는 者, 모두 유명을 달리하게 된다. 노래에 이끌려 도취된 뱃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바다 물속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이렇듯 음악은 인간에게 위험한 물건이 될수 있는데, K-POP이 전 세계를 휘어 잡아 열광시키고는 사람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을 보면 로렐라이의 요정과 세이렌의 전설은 괜한 것이 아니다 싶다. '세이렌 Siren' 의 어원은 '휘어 감는 자' 또는 '꼼짝 못하게 옭아 매는 자' 라는 뜻이라고 한다. 음악의 힘, 말 다했다!



스타벅스를 이용해보지 않은 분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스타벅스의 상징 로고는 바로 Siren을 모티브로 한다. 세이렌이 노래로 사람들의 영혼을 홀렸듯, 스타벅스는 커피 맛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이게 진짜냐고요? 진짭니다요~!  '나 스타벅스 커피 아니면 안마셔~!!' 이런 분들은 단단히 홀리신 거다. 세이렌에게 홀리듯 옛날 같았으면 이미 돌아가셨다 진짜~! 그런데도 아직 살아계신 분들은 오디세우스의 비결을 가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오직 그 만이 로렐라이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으니 말이다.



아, 또 있다! 시인이면서 뮤지션이었던 오르페우스 말이다!!
오르페우스가 해협으로 들어오자 세이렌은 '죽을 줄 모르고 다가오는 자가 있구나! 자, 천상의 마력이 담긴 이 노래를 받아라!!' 하면서 다들 알고 있는 그 신비로운 천상의 노래를 시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르페우스는 노래의 마법에 취해 좀비가되어 물속으로 뛰어드는 남자들 과는 달랐다. 오르페우스는 '오홋~,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내가 누구인지 모르나본듯~!!' 하면서 직접 노래로 응수했다. 사실 오르페우스는 요즘 말로 싱어송라이터 였다. 뿐만 아니다. 그는 '리라(Lyre)'의 달인이었다. 오르페우스는 만능 뮤지션었고 음악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세이렌의 노래에 오르페우스는 '리라'를 환타스틱하게 타면서 자작곡으로 응수했다. 그는 그리스 신화의 독특한 캐릭터이다. 무력이 아닌 음악과 예언으로 승부하는 캐릭 말이다. 



 [[ 요정들의 노래는 어쩌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콜로라투라의 전설 Mady Mesplé

1931년 프랑스 태생이고 2020년에 돌아가셨다. 레퍼토리가 무척 다양했지만 그녀를 상징하는 대표곡은 작곡가 들리브(Delibes) 가 쓴 오페라 라크메(Lakmé)이다. 그녀는 뛰어난 기교와 세련미, 무엇보다도 훌륭한 무대 매너등으로  정평이 나있었다. 그녀가 프랑스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이유이다. 로렐라이, 세이렌 님프들은 아마도 이렇게 노래를 부르지 않았을까 싶다.


아, 그녀는 넓은 정원이 있는 집에서 살았다고 한다. 사람들이 그녀의 정원에 무단 출입이 잦았다. 그녀는 아이디어를 냈다. 정원 앞에 개조심 푯말을 설치 했다. 

'사실, 이 정원에는 독사도 살고 있어요. 행여 물리기라도 하면 어쩌시려구요. 가장 가까운 병원은 15km나 된답니다. 차를 타고가도 30분이에요. 독사 조심~~!'
효과? 봤다고 한다. ]]




오르페우스가 이렇게 나오자 그에 관한 중요 정보(뮤지션)를 알았는지 몰랐는지 자극 받은 세이렌은, 어쭈? 하면서 더욱 강력한 마법을 걸어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요즘 말로 이 두 팀은 마법의 노래, 마법의 아름다운 고음 배틀을 벌인것이다.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트로트 배틀등, 노래 배틀의 역사는 여기서 비롯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이 두 팀의 배틀은 한 사람이 다수를 상대했다는 점과 목숨을 건 배틀이었다는 점이 살짝, 아니 많이 다르다.



시간이 흐르면서 배틀이 3, 6, 9 이렇게 라운드를 거듭할 수록 오르페우스는 더더욱 다양한 레퍼토리와 흔들림 없는 호흡, 빼어난 실력으로 일관하며 고득점을 차분히 쌓아가고 있었다. 세이렌은 이런 상대방에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상대해온 평범한 者들 과는 차원이 달랐기 때문이다. 배틀을 여유롭게 관전하던 다른 세이렌들도 깜짝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안되겠다 싶었는지 다른 세이렌들이 배틀에 합세하여 지원 사격을 가했다. 각자의 화음을 가득 실어 최고 높은 마력의 경지에까지 급수를 끌어 올렸다. 



세이렌들이 협력하여 최면 지수를 더 끌어올리자 노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더 아름다웠다. 노래의 마법 지수는 최대치에 이르렀다. 그 누구도 저항이 불가한 수준의 노래였다. (세이렌은 혼자가 아니었다. 복수형 Sirenes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들은 중창단으로 서로 다른 담당 키를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 된다. 혹시, 패밀리?)



그러나 이상하게도 일은 그들이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 세이렌들이 강하게 나오면 나올 수록 오르페우스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더 강해지곤 했다. 그는 리라를 타며 자신이 최고로 꼽는, 가장 아름답고도 황홀한 히든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일이 이쯤 되자 미혹에 말려드는 쪽은 세이렌들이었다. 마법을 걸기만했지 걸려들어 본 적이 없던 세이런들은 마침내 하나 둘 동요하기 시작했다. 상대가 흔들리고 있음을 직감한 오르페우스는 온 힘을 다해 마지막 필살기를 시전했다. 이때, 세이런 팀에게 실점의 기회가 찾아왔다. 



이토록 쎄게 나오는 者를 미처 만나 본적이 없었던 세이렌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상대가 있는 경연에서 당황함은 금물이다. 세이렌팀은 결국 음 이탈을 해버리고 말았다. 해서는 안될, 아니 아직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치명적 실수, 음 이탈을 저질러 버린 것이다. 배틀의 균형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되려 오르페우스가 마법의 황홀한 노래 속에 세이렌들을 꼼짝 못하도록 가둬버린 것이다. 되려 오르페우스가 세이렌이 되는 순간이었다.



아불싸..... 천하의 세이렌은 그렇게 노래 배틀에서 최초의 패배를 맛보았다. 너무나도 쓰라렸다. 배틀은 다름아닌 그들의 최고 장기, 노래였기에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해버렸다. 자존심이 너무 강하면 부러지는 법이다. 자존심과 자만심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아니, 사전 한 줄!! 'pride' 는 자동차의 이름으로 쓸 만큼 매력있는 단어이다. '자긍심, 자존심, 자랑거리' 말이다. 그러나 사전을 한 줄 더 읽으면 '자만심'이라고 써있다. 그 경계를 스스로 허무는 순간, 불행이 찾아온다. 세이렌도 그랬다. 자존심의 경계를 넘어서고 말았다. 드라마 주인공 '장금'이는 이런 경우를 두고, '자존심은 누구 때문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명언이다. 승부에서 져 자존심이 상한 세이렌들은 그만 스스로의 목숨을 던졌고, 죽어서 바위가 되고 말았다.


 
사실, 세이렌은 이렇게 나왔어야 했다, '그대가 우리를 이겼소. 그대와 같은 존재를 아직 만나본 적이 없소. 우리의 깨끗한 패배요. 개과 천선 하리다!!'  이건 좀 오버인가.......? 그럼 스핑크스도 '이야~ 너 정말 똑똑하다, 너는 진짜 천재야~!  내가 졌어!!  이랬어야 했나.....?'  내 말은, 졌다고 다들 왜 죽냐 이거다. 그 결과, 이제는 세이렌의 노래를 못듣게 된거 아니냐고요~~!!


어째든,  그리하여 우리는 세이렌의 그 귀하고도 마력 극치의 노래를 더이상 들을 수가 없게 됐다. 나도 들어보고 싶은데~에!!!

아.... 만약 세이렌이 그러지만 않았어도 나는 지금 고전 음악 집어치우고 세이렌 관광단을 모집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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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11-16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 음악 교과서에 로렐라이 언덕 이라는 노래가 실려 있었죠.
˝옛날부터 전해오는 쓸쓸한 이 말이 ~~~~~~ 저녁빛이 찬란하다 로렐라이 언덕˝

정원에 쓰여있다는 경고 푯말은 예전 인도 여행을 떠올리게 하네요. 막 룸비니에 도착하여 대성석가사로 들어가기 전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고 취해 달빛 휘황찬란한 호숫가와 기괴한 나무 그림자가 일렁이는 숲 속을 노래 부르며 가로질러 한국 절 대성석가사에 도착하니 푯말에 떡 하니 < 늑대, 독사 조심. 밤에 절대 혼자 다니지 마세요>라고 적혀 있더군요. ㅎㅎ

차트랑 2025-11-16 11:00   좋아요 0 | URL
말씀해주신 덕분에 백남옥씨의 노래로 ‘로렐라이 언덕‘을 몇번 들었습니다.
좋은 노래이고 어쩐지 익숙한 노래입니다.

인도를 다녀오셨다구요!
좋은 여행이 되셨겠습니다.저도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늑대 조심은 뜻밖이네요~^^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잉크냄새님~


카스피 2025-11-16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이롄과 오르페이우스 이야기는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그런데 오딧세이에서 나왔는지 그리스신화의 이야손이야기인지 혯갈리네요.분명 항해중에 일어난 사건으로 기억하는데 말이죠.

차트랑 2025-11-16 22:18   좋아요 0 | URL
저도 헷갈려서 찾아보니,
오르페우스는 그리스 신화이구요.
오디세우스는 오딧세이아의 등장인물이라고 하네요^^

세이렌의 노래를 저도 들어보고 싶은데,
아쉽습니다. 저도 듣고 죽어야할듯요~
 


소녀의 기도 The Maiden's Prayer

작곡가 ㅡ 테클라 봉다제프스카바라노프스카
(폴란드 국적의 작곡가 인지라  이름의 발음도 표기도 쉽지 않다)


'소녀의 기도'는 사실 나의 첫사랑이 아니라 다른 분의 첫사랑 이다. 남의 첫사랑을 왜 니가 왈가 왈부하는데? 따진다면 뭐라고 설명을 해야하나.... 그러게나 말입니다. 맞는 말씀입니다만.... 그 첫사랑의 상대가 정말 멋지고 귀한 곡이라서 그렇다고 설명해야지 싶다. 명랑 소설 속 등장 인물의 맑고 또랑또랑하며 영롱한 그 첫사랑, 그 '소녀의 기도 The Maiden's Prayer' 말이다.


폴란드 태생의 작곡가 봉다제프스카는 태어난 출생 년도가 정확하지 않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1829년 이라고도 하고 1834년 이라고도 한다. 불록(不祿)한 년도는 정확해 보이는 1861년으로 젊은 나이였다. 1829년 생이라면 32세, 1834년 생이라면 27세에 세상을 떠난 셈이다. 세 아이 혹은 다섯 아이의 엄마였다. [위키백과 참조] 너무 일찍 가셨습니다 ㅠ.


정확한 정보가 대부분 알려져 있지 않지만, 거의 200년 전에 태어난 작곡가가 현대의 대한민국 전국에서 들을 수 있는 피아노 곡을 썼던 것이다. 그녀는 30곡 혹은 35의 피아노 곡을 남겼다. 그러나 전쟁은 봉다제프스카의 곡들을 모두 소실시켰고, 유일하게 '소녀의 기도' 만이 현존한다. 만약 1859년 프랑스 음악 잡지가 그녀의 악보를 소개되지 않았더라면 이마저도 사라질 뻔 했다. 하마터면 우리는 대한민국이 이토록 애정해온 음악을 듣지 못할 뻔했다. (독일이 인류 역사에 손실을 많이 입힌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폴란드는 역시 피아노 곡의 나라이다. '바르샤바'라는 도시는 특히나 그러하다. 쇼팽의 도시이기도 한 바르샤바, 그 곳 출신으로 알려진 봉다제프스카 '소녀의 기도' 는 쇼팽의 피아노 곡들 만큼이나 대한 민국에 친숙한 음악이다.


에이~ 설마, 그럴리가!!  라고 반문하는 분들은 역시 들어는 봤지만 제목을 모르는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광고 음악으로 이 곡을 아주 많이, 오랜 동안 써왔고 특히나 학교 종소리로 '소녀의 기도'를 넘어서는 시그널도 별로 없지 싶다.




[ 우선, 첫사랑의 주인공께 랑랑이 연주하는 이 멋진 곡을 전해드립니다 ]
 


맑고 또랑 또랑하며 영롱한 주제부, 건반은 투명한 물방울을 튕겨내어 햇빛에 반사시킨다. 반사시킨 물방울들이 향하는 곳은 눈이 아니라 마음이다. 그렇게 마음속에 눈부신 영롱한 빛을 반짝여주는 '소녀의 기도', 그 소녀가 무엇을 기도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어떤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는지는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기도는 이런 마음으로 해야하는 것일까... 기도의 내용은 이제 각자의 몫이다. 

그래도 안 들어봤다고요? 역시, 긴급전화 113 버튼이 유효할지도 모르겠다.



유투브를 찾아보니, 랑랑의 연주가 눈에 띈다. DG 반이로군... 어디 보자...하는데 스타인웨이가 빠르게 눈에 들어온다. 스토리는 여기서 삼천포로 빠진다. 솔직히 랑랑은 내게 호감가는 연주가는 아니다. 오버 액션이 쩌는 냥반이고 퍼포먼스가 작열한다. 또한 종종 악보를 가지고 논다. 악보를 자기 맘대로 주무른다. 나는 이 곡을 이렇케 칠꼬야!! 주물러도 정도껏이어야지 이 냥반아!!! 내게는 뭐 이런 부정적인 느낌? 이 있다.


실력은 부정할 수 없다. 13세에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 청소년 부문 우승으로 그의 일대기를 시작했으니 말이다. 요즘은 DG와 계약한 모양이다. 아놔.....배가 살살 아파오네....ㅠ 


강남에 있는 유명 피아노 매장(대치동 어디라고 했는데...) 에 가면 약 3~4억 하는 스타인웨이 그랜드 피아노들이 있을 것이다. 그 중  스타인웨이 '아라베스크' 는 3억을 가뿐이 넘긴다. 누군가는 '아라베스크' 그랜드 피아노가 전 세계 약 30대가 존재한다고 하고 다른 누군가는 약 50대가 있다고 말하고 있어 누구의 말이 맞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스타인웨이 모델명 D 274는 피아노의 장, 즉 길이가 274cm 라는 뜻이다. 폭은 157cm, 중량은 480kg 이라고 한다. 매년 5%씩 가격 인상을 인상한다고 하니 해가 갈수록 더 비싸질 것이다. 랑랑이 연주하고 있는 저 모델은 D 274일 것이다. 


연주자 랑랑이라는 냥반은 놀랍게도 10 억원이 넘어가는 피아노를 소유하고 있다.
그 피아노는 '블랙다이아몬드' 라는 이름을 가진 스타인웨이다. 랑랑이 디자인에 직접 참여했다고도 전하는 이 모델은 전 세계에 8대, 리미티드 모델이다.

어떤 이는 가치가 높아서 블랙다이아온드 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 모델에는 다이아몬드가 박혀있다. 피아노의 건반 뚜껑이랬던가.... 다리라고 했던가.....아, 기억이 가물거린다. 여하튼, 제작 당시 피아노의 어디엔가 다이아몬드 장식을 한 것은 틀림이 없다.

 대중적으로는 야마하를 많이 쓰지만(특히 대한민국) 전 세계의 콘서트 홀 장악율은 스타인웨이가 95%로 압도적이다. (그런데, 피아노를 아주 잘 만들고 잘 팔아먹는 나라 중 하나가 일본이라는 점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내노라하는 피아니스트들 대부분이 스타인웨이를 쓴다. 이미 돌아가신 피아노의 전설들인 미켈란젤리, 호로비츠, 글렌 굴드등도 스타인웨이 만을 고집했다. 현역들의 이름은 따로이 거론 할 필요도 없을 정도이다. 마르타 아르헤리치 여사는 '어머, 내가 아니라 피아노가 연주를 하는거 같애!!' 라고 말할 정도로 스타인웨이에 매료된 피아노의 거장이다. (사실, 이렇게 말하지는 않았고 이 정도의 심경을 토로하기는 했다 ㅠㅠ) 


어떤 분의 첫사랑, '소녀의 기도'를 찾아 보다가는 스타인웨이로 이야기가 흘러버렸다. 나의 이야기는 늘 삼천포로 가야 직성이 풀리는가...


오늘은 대수능을 치루는 날이다. 시작과 끝을 알리는 종소리로 이 소녀의 기도를 들으며 수능을 치루는 수험생들도 있을 것이다.

수험생 여러분!!  열심히 공부한 만큼, 좋은 성적을 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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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1-13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 멋진곡이 한때 대한민국에서는 쓰레기차 후진시 흘러나왔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지요.명곡을 너무 홀대해서 미안했는지 이후 학교에서 끝나는 시간 차임벨로 많이 쓰였었지요^^

차트랑 2025-11-13 14:20   좋아요 0 | URL
쓰레기차 후진벨요?
뜻밖의 경고음으로도 쓰였는데,
그 사용처는 저의 상상을 넘어서는군요^^

일본, 대만등에서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했다고 하더니,
대한민국에서만 인기가 있었던게 아니었나봅니다.
이쯤되면
제가 몰라서 그렇지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나라에서 유명했을 것 같습니다.

카스피 2025-11-13 17:10   좋아요 0 | URL
음 약간의 오류가 있었네요.다시 확인해 보니 쓰레기차 후진시 울려퍼진 클래식 명곡은 소녀의 기도가 아니라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란 피아노 곡이라고 하네요^^;;;

차트랑 2025-11-13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랬군요.
엘리제를 위하여, 이 곡을 쓰레기차의 후진음으로 썼다고해도
역시 저의 상상을 넘어서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피아노 곡의 용처가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새삼 알게됩니다.
좋은 저녁되십시요 카스피님~
 

아무래도 불안해서 제목을 바꾸어봅니다, 소심.....) 



안녕하세요 꼼쥐님, 


우선은 놀라시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나쁜 뜻을 가진 것은 아니니까요...


일면식이 없는 처지이고 

더불어 단 1의 정보도 모르는 처지인지라 이렇게 글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업하신 글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려면'에서 써주신 

아래 표현에 감동한 나머지 

댓글을 쓰려고 했으나 댓글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군요.



[ 새벽 냉기를 닮은 달빛이 시리게 쏟아졌다. 발에 밟히는 낙엽 소리가 수런거리는 달빛의 목소리처럼 들렸다. 달빛이 던지는 뜻 모를 대화가 좋아서, 바스락거리는 마른 낙엽의 속삭임이 좋아서 나는 번번이 가던 걸음을 멈춘 채 어둠의 그늘 속에서 꽤나 긴 시간을 보냈다. 출근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도 까맣게 지워버린 채.]



한편의 시를 읽는 듯

소설의 밀도 높은 부분을 읽는 듯 하더니...

불현듯 

과거 제가 읽었던 작가 김인숙 님의 소설 '소현'을 읽을 때의 그 느낌을 고스란히 소환해내는군요...


작가 김인숙의 '소현'은 시로 쓴 소설 과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주 신선한 충격을 준 작가였기에

아직도 기억에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김인숙의 소설을 읽을 때의 제 경험은 저의 독서 진도가 매우 느리다는 것이었지요.

슬로우 비디오로 읽는 느낌,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밀도가 높은 글의 연속이어서 빠르게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만큼 고농도의 언어로 소설을 썼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꼼쥐님의 글 첫 번째 문단에서 그 감동을 다시 접하고는

저의 감동을 댓글로 전하려 했으나 하는 수 없이 이 방식을 통해 전해드립니다.


이래도 괜챃은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행여 불편하시다면 댓글을 이용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꼼쥐님! 



그리고, 

음악 한 곡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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