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으로 낚시 행위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특히 재미를 위해 행하는 낚시를 지극히 경계하는 편이다. 낚시꾼의 기쁨과 즐거움, 행복은 물고기에게는 절명을 뜻하기 때문이다. 낚시꾼들이 흔히 말하는 그 손맛은 물고기의 절명을 댓가로 얻는 즐거움이다. 끊어질듯 팽팽하게 당겨진 낚시줄의 텐션이 강할수록 낚시꾼들의 즐거움은 더 커진다. 동시에 아가미를 꿰인 물고기의 갑작스런 공포와 절망도 그만큼 더 커진다. 아... 이 넋을 빼앗는 순간의 공포와 두려움을 어찌 경계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리하여 누군가의 즐거움, 행복이 또 다른 누군가의 죽음, 두려움, 극도의 공포와 공존할 수 밖에 없는 그 상황을 나는 원하지 않는다. 설사 그 상대가 물속에서 사는 존재 일지라도...
아래 사진, 슈베르트의 밤

[[[ 사진 출처 ㅡ 슈베르트 평전 p.449. 요제프 슈파운의 집에서는 '슈베르트의 밤', 즉 슈사모(슈베르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열렸다. 슈베르트는 동시대의 다양한 인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피아노 치는 사람이 슈베르트, 팔을 뻗어 악보를 넘길 준비를하고 있는 기럭지가 긴 사람이 바리톤 요한 포글이다. ]]]
그러나 알프스 최고의 송어 낚시꾼 3인은 예외이다. 때로는 그 낚시꾼들의 재능을 모방해보려는 헛된 시도를 범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그 3인은 알프스 최고의 낚시꾼들이지만 물고기를 향해 미끼를 매단 낚시를 던지지도, 물고기를 낚아올리지도 않는다.
1817년 스무살의 슈베르트는 이름이 조금 긴 크리스티안 프리드리히 다니엘 슈바르트(Christian Friedrich Daniel Schubart)가 쓴 시(詩)에 곡을 붙인다. 곡의 이름은 '송어( Die Forelle)'. 한 때, '송어'냐 '숭어'냐 전 국민을 헷갈리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슈바르트'가 시를 쓰고 '슈베르트'가 곡을 붙인 대상 주인공은 '송어'가 맞다.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등은 알프스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특히 알프스의 맑고 시원한 물은 말할것도 없다. 알프스의 차갑고 맑은 물 송어는 또 그 주인공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이 녀석들은 알프스의 싸하게 차가운 빙수에서 자라서일까, 자신들의 고고함을 자랑한다. 1급 빙수의 이 물건들을 탐내는 낚시꾼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시인 '슈바르트'는 이 낚시꾼들과 송어를 빗대어 사내들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시(詩)로 남긴다.

슈베르트가 알프스의 차가운 1급 빙수에서 뛰노는 송어를 모를리가 없다. 그는 이 녀석들이 물에서 퍼덕이는 그 활기와 기운찬 모습에 그만 감동을 했던 모양이다. 사실 살아있음의 생명력은 그 자체로 감동이다.
시경(詩經)에 어약우연(魚躍于淵)이라는 말이 있다. 자유롭고 건강한 물고기들이 제 힘에 겨워 연못 위로 퍼드득 뛰어오른다. '어약우연'은 물 위로 뛰어오른 물고기의 생동감, 그리고 물고기의 은빛 비늘들의 반짝임과 자유로운 순간을 포착한 정녕 아름다운 수사이자 스틸컷이다. 아름다움과 감동은 생명력이 살아 있는 바로 이 순간과 자유로움에 있다. 살아 있음과 자유로움의 감동이 슈베르트에게 곡을 쓰게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리하여 '슈베르트'는 이름도 비슷한 '슈바르트'의 시를 가져와 곡을 붙인다.
[[[ 애정하는 분덜리히 형님의 노래를 빼놓을 수 없다. 분덜리히는 슈베르트의 송어에 아주 잘 어울리는 딕션을 들려준다. ]]]
'송어 Die Forelle'의 작품 번호는 Op. 32 (D. 550)이다. 슈베르트가 생존해 있던 시기에 출판했다는 뜻이다. (송어 피아노 5중주는 Op. 114 이다.
슈베르트는 피아노 5중주를 출판하지 못하고 세상을 등졌다. 도이치 번호(D.)와 관계없이 오푸스 번호 (Op.) 가 100번을 넘어가면 슈베르트 살아 생전에 출판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 포글과 슈베르트 ㅡ 프란츠 폰 쇼버가 1817년에 그린 캐리커쳐 ㅡ 사진 출처, 슈베르트 평전 p. 159. 포글은 존재감이 압도적인 장신의 사내였고, 특히 고대 그리스어와 문학을 비롯한 고전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예술가였다 ㅡ 슈베르트 평전 p. 158~159. ]]]
슈베르트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절친이자 당대 최고의 명 바리톤이 한 사람이 늘 곁에 있었다. 그 둘은 재밋게도 동갑이였다. 그의 이름은 요한 포글(Hohann Vogl)이었다. 포글은 슈베르트보다 먼저 명성을 얻고 있었다. 슈베르트의 가곡들을 우연히 부르게된 포글은 슈베르트릴 단번에 알아봤다. 그 순간부터 그는 슈베르트의 홍보 대사가 되었다. 포글은 슈베르트가 자신의 재능을 알리는데 크게 일조했던 것이다. 요한 포글은 슈베르트에게 절친이자 큰 조력자였다.
[[[ 이안 보스트리지의 송어는 딕션의 마술을 보여준다. 그는 슈베르트에 관한한 늘 마술사이다 ]]]
송어(Die Forelle)의 운율은 싱그럽고 기운찬 송어를 닮아 밝고 상쾌 경쾌하다. 듣는 이의 기분을 덩달아 좋게한다. 슈베르트는 이 곡을 어찌나 애정했던지 곡을 쓴 이후 4년간 네차려에 걸쳐 곡을 가다듬는다. 추후, 피아노 5중주의 주제로도 사용한다. 이 사실은 '송어 Die Forelle'가 슈베르트의 정성이 많이 깃든 대표곡 중 하나라는 것을 방증한다.
[[[ 피셔 디수카우는 독일 가곡의 대가이다. 안타깝게도 디스카우와 양대 산맥 중 하나였던 제라르 수제의 송어는 왠지 즐겨듣지는 않는 편이다 ]]]
슈베르트 송어의 핵심은 딕션에 있다. 송어가 퍼덕이는 그 모습을 닮은 딕션을 들려주어야 한다. 피아노 연주 역시 1급 빙수처럼 투명하고 맑아야한다. 피아노는 통통 밝게 튀듯, 또랑 또랑 연주하게 될 것이다. 딕션 역시 밝으면서 경쾌하고 퍼덕여야 한다. 끊어냄과 동시에 들어가야 할 때의 호흡이 쉽지 않다. 딕션이 늘어지면 그 맛을 내지 못한다. 그리하여 나의 사적인 감상 기준은 딕션에 있다. 사실 독일 가곡은 딕션이다!
송어를 들으며 감탄한다. 아... 아름답고 아름다웠던 슈베르트의 청춘이여!!!
지극히 사적이지만 나의 감상 기준에 따라 3인의 낚시꾼들이 부르는 노래를 이렇게 게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