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유일한 분단 국가이다. 남과 북이 서로 왕래를 자유롭게 할 수 없다. 6.25 전쟁 당시 헤어졌던 가족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이지만 서로 그리워만 할 뿐이었다.
전쟁이 발발한지 76년이 되었다. 전쟁 당시 서로 헤어졌던 사람들은 서로를 그리워하며 살다가 세상과 결별했다. 내가 알고 있던 분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부모님의 고향이 북쪽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종종 발견할 뿐이다. 참으로 아픈 상처였지만 정치는 그들의 아픔을 결국 치유하지 못했다. 이런 걸 비극이라고 한다.
아마도 전 세계에서 이산가족 상봉 방송은 대한 민국이 처음이었을 것이고, 앞으로 이런 방송은 또다시 없을 가능성이 높다. 1983년, KBS는 휴전 30주년을 기념하여 '이산 가족을 찾습니다' 라는 라이브 방송을 기획했다. 처음 기획은 약 1시간 30분 정도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뜻밖에도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급하게 긴급 연장 편성에 들어갔다.
[[[ 곽순옥의 창법은 대중가요의 창법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가곡을 부르듯 레가토(Legato)를 쓴다. 곽순옥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그녀가 성악을 전공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사적인 생각을 해본다. 시대를 너무 앞질러 태어나 성악을 접할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은 아닐까...아니면 성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했던 것일까... 늘 아쉬움을 주는 사람이다. 그녀는 32년 생이다. 23년 92세의 나이로 불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녀의 노래를 하루 내내 들었던 기억이 있다. 부디 영면하소서.... ]]]
방송 하루 만에 여의도 KBS 본관 앞에 1만여 명의 이산 가족들이 모여들었다. 문의 전화로 방송국의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KBS는 갑자기 후끈 달아올랐다. 예상 밖의 상황에 긴급 대응하여 프로그램을 연장시켰고 마이크 좀 잡는다는 아나운서들을 총동원했다. 본격적인 릴레이 방송을 시작한 것이다.
시청률은 80%에 달했고, 수많은 이산 가족들의 상봉 장면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은 함께 울었다. 밤새워 상봉 장면을 보며 울다가 다음 날 지각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고 한다.
뜨겁고도 감동적인 장면을 송출한 KBS는 기타의 모든 방송들을 일시 중단하고 상봉 방송에 집중했다. 헤어져 생사를 모르던 가족들은 서로를 만나 통곡하며 울부짖는 장면들을 전국에 내보냈다.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에서 살고있던 이산 가족들의 연락이 왔다. 뜨거운 화상 상봉이 이루어졌다. 미국 방송사에서도 대한 민국의 당시 상황을 상세히 송출했다. 여러 나라의 기자들도 여의도에 모여들어 현장 소식을 자국으로 전송했다.
그렇게 방송은 138일, 453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고향을 잃은 사람들은 고향을 그리워한다. 사람을 잃은 경우라면 말해 무엇하겠는가. 인간의 비극은 늘 인간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비극을 종식시킬 수 있는 것도 인간 뿐이다. 그리하여 도스도옙스키는 인간을 끝없이 연민했다. 문제의 발단도 인간이지만 그 문제의 해결도 인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천국과 지옥은 시공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 속에 그저 함께 머물고 있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