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alization that even man-made creations, as well as what seemed inherent in the design of nature, proved to be extraordinarily applicable soon became an argument for a totally new approach to mathematics. Why should this not happen with future free creation of the mind? Hence, many mathematicians concluded, it was not necessary to undertake problems of the real world. Man-made mathematics, concocted solely from ideas springing up in the human mind would surely prove useful. In fact, pure thought, unhindered by adherence to physical happening, might do far better. Human imagination, freed of any restrictions, might create even more powerful theories that would also find applications to the understanding and mastery of nature. (p.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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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다정하진 않지만 - 카렐 차페크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영국 여행기 흄세 에세이 5
카렐 차페크 지음, 박아람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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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작가인 카렐 차페크의 영국 여행기이다. 차페크는 1924년 펜클럽 등의 초대로 영국을 두 달 정도 방문하여 여행하며 당시 영국인들에게도 꽤 인기를 끌었던 이 여행기를 남겼다. 1924년은 1차 대전이 끝난 지 6년 정도 지난 후로 아직 대영제국의 위세가 남아 있던 때이다. 이 책에서 차페크는 직접 그린 펜 그림을 곁들이며 그가 여행하며 겪은 영국인과 영국의 자연, 도시 등에 대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영국이라고 뭉뚱그려 얘기하지만 차페크는 잉글랜드 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와 웨일즈도 여행했다. 아일랜드는 위험하다고 해서 가보지 못했다고 한다. 글 속 그의 농담과 해학을 읽으며 그가 쓴 다른 책도 읽고 싶어졌다. (난 이 유명한 체코 작가의 다른 책을 읽은 것이 없다!)


영국인들의 근엄함, 그 속의 다정함, 유머, 영국의 자연, 문화, 산업 등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은 그였지만, 언제나 그의 관심과 애정은 그의 고국 체코로 돌아간다. 체코는 1939년 3월 나치 독일에 병합되며 사라지게 되지만, 차페크는 1938년 12월 크리스마스에 48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며 이 비극을 직접 목도하지는 않았다. 


조국에 대한 애정과 삶에 대한 통찰이 묻어나는 한 구절을 다음에 옮긴다. 


  영국에서 저는 거대함과 막강함, 부유함, 번영, 비할 데 없는 발전상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아직 작고 미완성의 상태라는 사실이 결코 슬프지는 않았습니다. 작고 어수선하고 불완전한 것은 그 나름대로 용감한 사명이거든요. 바다에는 세 개의 굴뚝과 일등석, 욕실을 갖추고 반짝거리는 황동으로 장식한 크고 호화로운 대서양 여객선이 있는가 하면, 공해에서 연기를 내뿜으며 흔들거리는 작은 증기선도 있으니까요. 여러분, 이처럼 작고 불편한 고물 선박으로 살아가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우리나라가 가난하다고 불평하지 마세요. 감사하게도 우리나 대영제국이나 같은 우주에 존재하고 있잖아요. 작은 증기선은 대영제국처럼 커다란 배만큼 많은 짐을 실을 수 없죠. 하하, 하지만 작은 증기선도 큰 배와 똑같이 멀리까지, 혹은 그와는 다른 곳까지 항해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거기에 누가 타고 있느냐입니다. (186~187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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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발견한 책인데,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수학 그리고 물리학의 여러 주제에 대해 잘 정돈된 저자의 생각을 읽으며 내 생각도 함께 정리해 볼 수 있다.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느낌도 조금 난다. 하지만 이 책은 물리학에 관한 교양 강의를 정리한 책은 아니다. 저자는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수학과에서 수리물리학을 연구했는데, 이 책은 그의 평소 생각을 정리한 '수필집'이라고 머리말에서 언급된다. '수필집'이라는 말이 정겹다. 


다음은 수학과 물리학의 차이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다.


  수학과 물리학의 근본적인 차이는 물리학은 "실험과학"이지만 수학은 실험과학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연수계에서 무한개의 소수들(prime numbers)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유클리드(B.C. 300)에 의하여 증명되었고 그것은 앞으로도 변할 수 없는 수학적 진실이다. 하지만 한 물리학 이론이 수학적으로 아름답고 지금까지의 관측과 실험결과들을 잘 설명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 이론은 태생적으로 유한성(finiteness)을 갖고 있다. 관측과 실험으로 이론을 검증하는 것은 유한번이며, 앞으로 한 번이라도 실험결과와 이론이 일치하지 못할 때에는 일치하지 않는 정도와 상황에 따라서 그 이론은 고전역학과 같이 하나의 근사이론으로 살아남거나 아니면 수정되거나 완전히 포기될 수밖에 없다. 물리학자가 물리이론의 수학적 엄밀성보다는 물리적 진실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21~22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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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시사인) 제904호 : 2025.01.13
시사IN 편집국 지음 / 참언론(잡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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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검은 글씨로 된 '시사IN' 표제가 슬프다. 하지만 그래도 떠오르는 붉은 태양의 사진이 일말의 희망을 주는 것 같다. 지난 연말부터 이런저런 책을 읽어 젖혔다. 자꾸만 인터넷 뉴스를 켜 보게 되는 내게 다른 집중할 거리를 찾아주고 싶은 마음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다가 현실이 너무 답답하지만 역사라는 긴 안목으로 바라보면 조급한 마음이 조금은 줄어들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한 달이 길지만, 일 주일이 길지만 그래도 세월은 흐르며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은가. 이 세상에 이상한 사람도 많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이 더 많기에 살 만하다고 생각한다. 국회가 64년 만에 "국민께 드리는 감사문"을 의결했다. "대한민국 국민과 이 시대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나도 우리 국민과 이 시대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문득 외쳐본다. "영광입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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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5-01-13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lueyonder 2025-01-13 21:56   좋아요 0 | URL
친절한 공쟝쟝님, 감사합니다! 공쟝쟝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세상 끝의 살인 첩혈쌍녀
아라키 아카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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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배경에 이끌려 책을 읽기 시작했다. 소설은 2024년 12월 30일에 시작한다. 세상은 2025년 3월 7일 멸망할 예정이다. 직경 7.7 km가 넘는 소행성이 일본 구마모토 현에 충돌하기 때문이다. 능력 있는 이들은 지구 반대편인 브라질로, 또는 충돌지점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멀리 도망가려고 떠났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남아 있는 이들도 있다. 책 소개에 나오는 것처럼, 12월 31일, 운전학원 차 트렁크에서 발견된 살해당한 시체를 둘러싸고 이야기는 전개된다. 범인을 쫓는 이는 운전학원 강사와 연수생. 흥미로운 설정이다. 난 아마 종말을 앞둔 사람들의 심정을 좀 더 엿보고 싶었던 것 같은데, 책은 그런 부분보다 사건의 전개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기대에는 조금 못 미쳤다. 


책은 2022년에 처음 출간됐다. 현실 세계에서 2025년으로 막 넘어온 지금이 정말 읽기 좋은 타이밍이 아닐까 생각하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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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5-01-13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구마모토면 저는 나쓰메 소세키와 강상중 교수 때문에 알게 된 곳이네요...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blueyonder 2025-01-13 14:37   좋아요 1 | URL
저는 구마모토를 이름만 들어봤지, 가본 적이 없어서 사실 잘 몰랐습니다. 지도를 찾아보니 나가사키와 후쿠오카가 근처에 있네요.
서곡 님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좋은 글 늘 감사합니다~

서곡 2025-01-13 14: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본 적은 없고요 나쓰메 소세키가 구마모토에서 선생님으로 일했고 재일한국인 강상중 교수는 거기가 고향이라고 합니다...네 감사합니다 !!! 블루욘더님 오늘 오후 잘 보내시길요~~~

blueyonder 2025-01-13 15:09   좋아요 1 | URL
나쓰메 소세키와 강상중 교수가 구마모토와 그런 인연이 있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서곡 님께서도 좋은 오후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