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연말, 이제는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르네요. 지난 추석에 있었던 일인가 싶었는데, 기록을 보니 작년 추석의 일이에요. 1년이 어디로 간 것인가요. ㅋ 잠시 추억에 잠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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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권 모두 매우 얇은 문고판 입문서이다. <한국전쟁사>는 120페이지, <World War II>는 136페이지이다. 서로 다른 주제를 다뤘지만, <World War II>가 더 충실하다는 데에 한 표 던진다. <한국전쟁사>는 살림지식총서 495권, <World War II>는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나온 A Very Short Introduction 시리즈 422권이다. 살림지식총서와 A Very Short Introduction 시리즈가 표방하는 바가 비슷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전문가의 풀이 얕은 우리나라 시리즈가 조금 부족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A Very Short Introduction 시리즈가 번역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찾아보니 번역된 것이 있었다(교유서가 첫 단추 시리즈). 아직 매우 적은 수량이지만, 참고 삼아 다음에 리스트 한다.

















<제1차 세계대전>의 원서는 134페이지, 번역서는 232페이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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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8-04-10 2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인버그의 <World War II>가 교유서가에서 번역되어 <제2차세계대전>으로 2018.03.22에 출간됐다(총 212페이지).
 















읽고 생각하기에 관한 두 권의 책을 모아 놓는다. 유시민 작가의 책은 본인이 젊었을 때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며 느낀 감상과 생각을 모은 글이다. 연륜이 쌓이고 생각이 바뀌면서 다르게 읽힌 부분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선정한 책들은 역시 사회와 역사에 관한 것들이 많다. 다음은 사마천의 사기열전을 읽으면서 했던 정치에 관한 생각이다.


유방과 한신은 야수적 탐욕이 판치는 정치.사회적 혼란과 전쟁의 한복판에 몸을 던졌다. 때로 짐승의 비천함을 감수하고 때로 스스로 야수가 되어 싸운 끝에, 야수의 탐욕이 지배하는 혼란의 시대를 역사의 뒤안길로 밀어냈다. 그리하여 수없이 많은 민중의 아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창과 칼을 녹여 쟁기를 만들게 했다. 민초들이 공포감에서 벗어나 생업에 힘쓰면서 아이들을 배불리 먹이고 늙은 부모를 편안히 모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비록 그 평화의 시기가 몇백 년에 지나지 않았다 할지라도, 이것은 공자와 맹자 같은 고귀한 성인도 이루지 못한 위대한 일이었다. (180페이지)


정인경 선생의 책은 아무래도 자연과 우주에 관한 책들을 많이 다룬다. 물론 역사와 철학에 관한 책도 나오지만, 무엇보다도 과학에 관한 책들을 통해 인간과 우주에 대해 성찰함이 저자의 목적일 것이다. 상당히 다양한 생각이 종횡으로 나오는데, 그중 하나,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이 갖는 의미에 대해 다음에 옮겨 놓는다.


... 물체의 운동을 질량, 가속도, 힘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뉴턴은 사물의 본성에서 운동의 원인을 찾았던 형이상학에서 과감히 탈피했다. "나는 여기서 이러한 개념을 순전히 수학적인 것으로 사용하며, 그 힘의 물리적 원인이 무엇이며 어디로부터 나오는 것인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턴은 이전의 철학이 했던 연구의 목표와 방법을 따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운동의 원인을 알지 못해도 그 원인의 결과를 명백히 설명할 수 있다. (123페이지)


이와 같이 저자와 함께 책을 읽으며 그 의미를 살피는 것은 역시 원전에 관한 소개와 입문의 의미를 갖는다고 할 것이다. 모든 원전(특히 과학 원전)을 읽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할 때, 그래도 소개된 책 중 일부라도 나중에 관심을 갖고 읽을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으리라. 더불어, 생각하는 지경이 조금 더 넓어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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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감시원 코니 윌리스 걸작선 1
코니 윌리스 지음, 김세경 외 옮김 / 아작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웃음의 코드가 나하고는 맞지 않는 듯... SF는 과학소설이란 말이다. 양자물리학이 나오고 시간여행이 나온다고 다 과학소설이라는 데에는 동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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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사이언티스트> 특별기사(2016.09.03)의 마지막 주제는 ‘신이 존재하는지 우리가 알 수 있을까?Can we ever know if God exists?’이다. 종교의 문제로 서로 죽고 죽인 역사의 현장에 직접 가본다면 아마 종교를 믿고 싶은 생각이 싹 달아날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종교의 이름으로 수많은 살육이 벌어지고 있다. 정말 한 종교는 맞고 다른 종교는 틀린 것일까? 


과학은 이제 신이 진화의 부산물로서 만들어진 개념일 뿐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도킨스의 책 제목을 보라). 인지적 부산물 가설은 인간의 뇌가 종교적 믿음을 갖도록 준비되어 있다고 말한다. 생존을 위해서는 주변의 모든 현상에서 원인을 찾는 성향이 이득이라는 것이다. 부스럭거리는 나뭇가지를 보고 맹수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은 분명 도망갈 때 커다란 이득을 준다. 오늘날 이러한 성향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서 보이지 않는 손을 종종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의 존재 증거는 과연 있을까? 예전의 많은 형이상학적 증명은 더 이상 타당하게 생각되지 않는다. 유신론자들은 자연의 미묘한 복잡성이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이 주장의 현대판이 지적설계론이다). 하지만 과학은, 오랜 세월에 걸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로 이러한 주장을 반박했다. 이제 현대의 유신론적 철학자들은 개혁주의 인식론reformed epistemology으로 후퇴했다. 이들은 신의 존재는 어떠한 정당화나 증거가 필요 없다고 주장한다. 하나님은 존재한다. 이걸로 충분하다.


하지만 신의 개념은 논리적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된다. 전지전능한 신은 과연 자신이 알 수 없는 비밀을 창조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신이 존재한다는 과학적(객관적) 증거는 없다. 많은 이들은 ‘증거의 부재’가 ‘부재의 증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논리적 결론은 아니다. 


여전히 종교는 ‘결단’의 영역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브라함적 종교는 과학의 눈으로 볼 때 점점 시대에 뒤처지고 있다. 도킨스가 공격하는 신도 아브라함적 신이다. 특히 아직도 미국 개신교의 강고한 영향 아래 빅뱅 우주론이나 진화론을 성경의 창세기와 양립시키지 못하고 있는 우리 개신교의 현실은 이러한 사실을 더욱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기사가 얘기하듯이, 불가지론만이 논리적, 이성적 선택일지 모른다. 하지만 캄캄한 밤하늘, 쏟아지는 별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은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종교적 감정이라는 데에 동의할 것이다. 우주라는 관점을 통해 내가 나를 벗어나는 것, 초월, 존재의 본질을 봄, … 이러한 것은 언어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다음에 옮긴 칼 세이건의 아름다운 표현을 통해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다. 


우주Cosmos란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다. 우리의 사고력은 극히 빈약하지만 우주를 생각하노라면 우리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 등골이 오싹해지고 목소리는 달뜨며 먼 옛날을 회상하는 것 같은,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때와 같은 그런 기분이 된다. 그럴 때 우리는 참으로 위대한 신비의 세계로 다가간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우리는 흥분한다. (코스모스, 서광운 역)


칼 세이건은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회의주의가 인류의 소중한 가치라고 주장했다. 그 두 가지가 오늘날의 인간과 문명을 만들었다는 데에 (이과생인 나는) 동의한다. 개인적 결론은, 인간은 원래 종교적이며 종교적 감정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 하지만 현대의 종교는(특히 한국 개신교는) 시대에 뒤처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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