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책이 아인슈타인과 괴델의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시절에 대한 얘기인 줄만 알았다. 이제야 저자인 짐 홀트가 지난 20년 동안 여러 잡지, 신문 등에 기고했던 물리, 수학, 그리고 철학에 관한 에세이들의 모음집인 것을 알게 됐다. 서문에서 저자는 "칵테일파티용 잡답"을 의도한다고 말하는데, 언급된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읽어볼 마음이 생겼다. (파티용 잡답이 참 고급하다. 우리에게는 술자리용 잡담? 난 머리 싸매고 읽어야 할 것 같은데...)


짐 홀트는 2012년 7월 <Why Does the World Exist?세상은 왜 존재하는가>란 책을 출간한 바 있다. <Why Does the World Exist?>는 2013년 1분기 뉴욕 타임즈 선정 베스트셀러였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막시무스 2021-11-20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민형님이 알릴레오 북스에서 극찬한 어려울것 같은 그 책이군요!ㅎ

blueyonder 2021-11-20 21:45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유시민 작가가 추천한 그 책입니다. ^^
 
10년 후 세계사 두 번째 미래 - 우리가 결정해야 할 11가지 거대한 이슈 10년 후 세계사 2
구정은.이지선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재 세계가 당면한 이슈에 대한 기사 모음집 같은 느낌이 든다. 전망이 좀 더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누구에게도 전망이 쉽지는 않으리라. 제목이 <10년 후 세계사>인데, 이보다는 책 표지에 있는 ‘어제와는 다른 내일을 위해 오늘 알아야 하는 세계‘라는 문구가 책의 성격을 좀 더 잘 설명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 양자역학, 창발하는 우주, 생명, 의미
박권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물리학자 박권의 세계관, 인생관. 학부 물리학 전공자나, 물리에 관심 있는 공학 전공자가 읽으면 좋을 수준의 수학을 포함하고 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라는 제목을 보고 '창발emergence'에 대한 얘기인가 했는데, 책 자체는 양자역학에 대한 전반적 소개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하지만 전자기학에 통계역학까지 나온다. 


그는 대학 시절 베르그송의 철학을 인상 깊게 배웠다고 고백한다. 책에 나와 있는 베르그송의 철학 구절이다:


존재한다는 것은 변화하는 것이고, 변화하는 것은 성숙하는 것이고, 성숙하는 것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창조해 나가는 것이다. (261 페이지)


저자는 '운명'을 여러 번 언급한다. 운명에 대한 저자의 구절 중 하나:


운명이란 단순히 결정론이나 자유의지가 아니라, 우연과 필연의 절묘한 교차점에 존재하는 그 무엇이라는 것이다. (324 페이지)


책 뒤 표지에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의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답


모든 것이 어떻게, 그리고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긴 논증"


이라고 나오는데, 이 말이 맞다면 물리학 전공자는 모두 인생의 비밀을 꿰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사족. 물리학이 무엇인지 알고 싶지만 수식이 부담스러운 이에게는 <물리학은 처음입니다만>을 추천한다. 좀 더 '진지한' 독자에게는 (더 두껍고 어렵지만 물리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를 추천한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다이제스터 2021-11-06 1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결정론이 필연을 가장한 우연은 아닐런지요? 아무튼 저자도 자유의지는 답이 아니라고 생각한 듯 합니다.

blueyonder 2021-11-07 09:31   좋아요 1 | URL
물리법칙은 필연이고 초기조건은 우연입니다. 특히 양자역학은 물리법칙에도 우연의 요소를 도입했지요.
저는 필연이라는 말보다는 우연이라는 말을 더 좋아합니다.^^ 크게 봤을 때 이 세상-우주가 이렇게 된 것에는 필연적 요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에는 우연이 연속된 것이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초기조건이 달랐다면 저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

북다이제스터 2021-11-07 18:19   좋아요 1 | URL
필연과 우연은 정말 어려운 주제인 것 같습니다. 뉴턴의 역학 법칙 포함해서 모든 물리 법칙은 임시적이고 언젠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전 필연을 믿지 않습니다.
 














고등과학원 박권 교수의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를 읽고 있다. 나름 재미있는데, 수식이 마구 나와서 이 책이 누구를 대상으로 한 것인지 조금 헷갈린다. 내 생각에 이공계 학생 아닌 일반인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것 같다. 과학철학자 장하석 교수는 이런 "기술적인 내용을 모두 따라가지 않더라도 굵직한 내용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며 추천하는데, 난 조금 회의적이다. 어쨌든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파동, 원자, 빛 등 미시세계의 이야기(양자역학)를 영화 등을 빌어 설명하기 시작하는데, 내가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과 상충되는 것이 하나 있어서 여기에 적어 놓는다. 보어는 고전 전자기학으로 생각하면 불안정한 원자가 어떻게 안정한지 설명하기 위해 각운동량의 양자화 조건을 도입한다. 문제는 이 조건이 뜬금없고 왜 나오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후 이것을 드브로이라는 프랑스의 물리학자가 물질파의 개념으로 설명했다. 제목에 적은 바와 같이, 전자의 물질파가 원자 내에서 공명할 때(정지파standing wave를 이룰 때) 원자가 안정하다는 것으로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설명을 처음 한 것이 아인슈타인이라고 말한다.


보어의 원자 모형은 성공적이지만, 다양한 의문을 남긴다. 그중 가장 큰 의문이 '각운동량이 왜 양자화되는가' 하는 것이다. 다행히도, 각운동량이 양자화되는 이유는 아인슈타인에 의해 설명되었다. 아인슈타인이 당시 루이 드브로이Louis de Broglie가 제안한 파동-입자 이중성 이론을 알고 있었던 덕분이다. (78 페이지)

...

  아인슈타인은 드브로이의 파동-입자 이중성 이론을 쓰면 보어의 양자화 조건을 유도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79 페이지)


위의 진술은 드브로이가 물질파의 개념만을 제시했으며 이를 원자에 적용한 이는 아인슈타인이라는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드브로이의 박사학위 논문(물질파 및 물질파를 원자에 적용한 내용)을 아인슈타인이 입수해 읽고 그의 생각이 근사하다고 인정한 적은 있지만, 아인슈타인 자신이 물질파를 원자에 적용해 보어의 양자조건이 사실은 물질파의 공명조건이라고 처음 해석한 것은 아니다. 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나 싶어 <불확정성>과 <퀀텀스토리>를 찾아봤지만 아인슈타인이 드브로이의 학위논문을 구해 읽고 그의 생각이 의미 있다고 언급한 사실만 나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the question of the fate of all existence is still an open one, and an area of active research in which the conclusions we draw can change drastically in response to very small tweaks in our interpretations of the data. In this book, we'll explore five possibilities, chosen based on their prominence in ongoing discussions among professional cosmologists, and dig into the best current evidence for or against each of them. (p. 12)

... The observable universe, encompassing everything we can see today, must have been contained within a much smaller, denser, hotter space. But the observable universe is just the part of the cosmos we can see now. We know that space goes on much farther than that. In fact, based on what we know, it's entirely possible, and perhaps probable, that the universe is infinite in size. Which means that it was infinite at the beginning too. Just much denser. (p. 21)

  Truthfully, the whole timeline of the early universe is still very much an extrapolation and, I will readily admit, one that we shouldn't entirely trust. A universe that starts with a singularity and expands from there goes through an unimaginably extreme range of temperatures, from basically infinity at the singularity to the cool comfortable environment of the cosmos today, sitting at about 3 degrees above absolute zero. What we can do is make inferences about what physics would be like in all those environments, which is how we get the ordering I present in this chapter. And though the standard Big Bang theory of steady expansion from a singularity has some major problems (which we'll get to imminently), we can still learn a lot about how physics works by thinking about what might have happened if the standard theory is right. (p.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