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가 이해가 안 돼 원문을 찾아보고 오역인 것을 알게 되어 기록해 놓는다. 


필멸성의 원리가 절대적인 이유는 이 원리가 모든 시간과 모든 상황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14 페이지)


"필멸성의 원리"가 모든 시간과 모든 상황에 적용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모든 살아 있는 것은 반드시 죽음(生者必滅)을 말하는 것인가? 이것이 모든 시간, 모든 상황에 적용되기 때문에 절대적이라고? 혹시 다른 "필멸성의 원리"라는 것이 있나 인터넷을 찾아봤지만 나오지 않는다. 원문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What makes a principle of morality absolute is that it holds in every time and every circumstance. (p. xiii)


역자가 단어 하나를 완전히 잘못 봤다. 원문은 "principle of morality"이다. "필멸성의 원리"가 아니라 "도덕적 원칙"이다. morality를 mortality로 잘못 본 듯하다. 이에 따라 완전히 생뚱맞은 번역이 되어 버렸다. 원문대로 해석하면 "도덕적 원칙을 절대적으로 만드는 것은 이것이 모든 시간, 모든 상황에서도 성립하느냐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Jeremy 2022-11-05 14: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What is time?˝
이라고 시작하는 이 책의 Preface 서문에서 나온 구절인데
갑자기 생뚱맞게 ˝필멸성˝ 이 나와서
blueyonder 님 읽다가 당황하셨겠어요.
그냥 넘어가지 않고 원문 찾아보는 님한테 감탄합니다.

이 구절이 나온 문단의 Context 안에서 앞뒤가 맞으려면
절대로 Mortality 와 헷갈리 수 없을텐데 저리 자신만만하게 필멸성!
번역 감수나 교정 안 하나봅니다.
Kant 의 Supreme Moral Philosophy 에 대한
reference 라고 생각하며 읽은 부분이고 제 기억으로는
bibliography 에도 Kant 언급되어 있을텐데요.

제가 읽은 책이랑 겹치는게 반가워서 이 구절 포함한 문단,
읽기쉽게 제 맘대로 끊어서 적어 봅니다.
한 마디로 댓글 폭탄 테러.
이미 읽으셨을지도 모르지만
The Trouble with Physics: The Rise of String Theory, the Fall of a Science,
and What Comes Next 도 추천합니다.

There’s a paradox inherent in how we think about time.
We perceive ourselves as living in time, yet we often imagine
that the better aspects of our world and ourselves transcend it.

What makes something really true, we believe,
is not that it is true now but that it always was
and always will be true.

What makes a principle of morality absolute is
that it holds in every time and every circumstance.

We seem to have an ingrained idea that if something is valuable,
it exists outside time.
We yearn for “eternal love.”
We speak of “truth” and “justice” as timeless.

Whatever we most admire and look up to—God,
the truths of mathematics, the laws of nature
—is endowed with an existence that transcends time.
We act inside time but judge our actions by timeless standards.


blueyonder 2022-11-05 15:16   좋아요 1 | URL
댓글 감사합니다. ^^ <The Trouble with Physics>는 제가 처음 읽은 스몰린의 책인데요, 이후 스몰린에게 매료됐습니다. 그의 책을 읽고 나서야 입자물리학의 주류인 초끈 이론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이 생겼습니다.
스몰린은 뭔가 rebel의 느낌이 강한, 도인 같은 풍모가 있습니다. 여러모로 존경스럽습니다.

Jeremy 2022-11-05 15:49   좋아요 1 | URL
제가 한 번 꽂히면 쟁이는 습관이 있어서
Lee Smolin 책도 댑다 많이 사긴했는데
한 3-4권 정도만 즐기면서 읽은 것 같습니다.

소설은 괜찮은데 수학.물리.화학.생물 포함 자연계,
역사.철학 등 사회학 계열의 인문학책은
한국어로는 용어 Terminology 를 잘 몰라서
읽어도 이해도 안 되고 잘 와닿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불리는군요, 초끈이론!

blueyonder 2022-11-05 17:42   좋아요 1 | URL
Jeremy 님께서 올리신 글들을 봐서 대단한 컬렉터이신 줄 알고 있습니다. ^^

우리말 용어는 번역서를 읽으면 알게 되시겠지만, 번역서에 오역이 종종 있기 때문에 영어로 읽으신다면 굳이 번역서를 읽지 않으셔도 될 것 같네요.

위에서 지적하셨지만, 과학 번역서를 읽다 보면 편집자는 뭐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번역가도 사람인지라 실수할 수 있겠지만, 꼼꼼히 번역문을 살피는 사람이 있으면 이런 경우가 줄어들겠지요. 오역되어 문맥에 안 맞거나 이해가 안 가는 문장은 걸러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