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류 입자물리학의 입장에 반기를 드는 입장의 책 2권이 번역 출간됐다. 짐 배것의 <퀀텀 스페이스>와 자비네 호젠펠더의 <수학의 함정>이다. 현재 입자물리학의 주류는 초끈이론인데, 아직 제대로 된 실험적 검증 방법을 내놓지 못하는 상태일 뿐만 아니라, 입자물리학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중력의 양자이론으로서도 부족한 점을 지적 당하고 있다. <퀀텀 스페이스>는 초끈이론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고리양자중력이론에 대한 책으로서, 창시자 중 둘로 많이 언급되는 로벨리와 스몰린의 얘기와 함께 고리양자중력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수학의 함정>은 수학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론물리학의 실정을 비판하며 현재 주류 입자물리학이 이러한 함정에 빠져 답보 상태임을 지적하는 책이다.
근래, 실험의 영역과는 동떨어져 존재하는 입자물리학의 상황을 비판하는 책들이 나오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차츰 번역 소개되고 있어 반가운 마음이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이론이 과연 주류를 대체할지 우리는 모른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입자물리학이 답보 상태라면, 여러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나와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 주기를 바라게 된다. 초끈이론이 아름답고 환상적이지만, 자연이 항상 아름다운 이론의 손을 들어준 것만은 아니다.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
다음은 주류 입자물리학을 비판하는 책들이다. 아직 일부만 번역됐다.
이런 책들로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한 얘기를 읽는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입자물리학의 근원에 대한 책들은 대개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한 소개부터 시작하므로, 그리고 글을 쓴 저자들이 대개 최고 물리학자들 중 하나, 또는 상당한 전문가이기 때문에,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더해 상당한 비판의식까지 공유하게 된다.^^
비주류는 여러모로 존경할 만한 측면이 있다. 편한 길을 마다하고 어려운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과연 성공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진정한 돌파구는 이런 곳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평생 비주류로, 영원히 비주류로 남을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뭐,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데 누가 뭐랄까. 어쨌든 한 번 뿐인 인생 자기가 사는 것이다.
이 세상 모든 비주류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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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End of Physics>는 <물리학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제목으로 1996년에 번역 출간됐는데 현재 품절되었다. 혹시 도서관에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