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여자아이 옷 만들기 친절한 DIY 교과서 27
이영란 지음 / 터닝포인트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뭇 여자들에게는 커플룩에 대한 로망이 있다.

그래서 연애때나 신혼때 티셔츠를 같은 디자인이나 색깔로 맞추어 입는다던지 하는 만행을 저지르면서 행복해 한다.

내가 바라는 커플룩은 좀 다른,

이제는 실현시킬래야 실현시킬 수 없는 그런 것인데,

이 책의 표지처럼, 딸과 나란히 맞춰 입는 그런 커플 룩이다.

 

아들이 어렸을때,

하도 성별을 무시하고 내 맘대로 꾸며줘서 그런가, 이젠 결코 내가 골라주는 옷은 안 입는다.

아들도 나도 나름 패셔니스타를 자처하지만, 취향은 정반대인지라,

내가 아들이 입는 옷을 따라 입지 않는 이상, 커플로 입는건 꿈도 못꿀 일이 되어버렸다.

 

그럼, 아들을 따라 입으면 되지 못 입을게 뭐냐고 할지 모르겠는데,

그 나이에 걸맞는 헤어스타일과 옷차림이 있는 것 같다.

 

이젠 딸을 낳는 것도,

다큰 아들과 옷을 맞춰입는것도, 요원하지만,

난 오늘도 「친절한 여자아이 옷 만들기」같은 책을 보며 대리만족을 한다.

 

이 책은 홈소잉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다루고 있는데,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부터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사람, 옷본을 가지고 응용작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알맞게 만들었다.

아이 생활에 필요한 소품 전반과 패션을 아우르고 있다 보니 난이도가 제각각이다.

 

이게, 이 책의 장점이자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 권 안에 너무 많은 것들을 담으려다 보니, 타겟이 명확하지 않다.

소잉을 처음시작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뒷부분에 나오는 패션 응용편은 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뽀글거릴 것 같고,

박음질 정도는 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면, 앞부분의 스카프이나 배이불 같은 게 쓸데없이 느껴지기도 할테니까 말이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다문화사회를 지향하는 이 시점에서 외국 아이들을 데려다가 모델로 쓴 것은 차치하고 라도,

용어를 일부러 영어를 소리나는대로 쓴 것이다.

책 전체에 걸쳐 여러번 '스카프 빔'이라고 나오는 걸로 보아 오타는 아닌것 같은데,

빔은 '빔 프로젝트'처럼 불빛이 나오는거고, 턱받이라면 빕이다.

 

 

하지만 난 이 책을 보고, 이 책에서 영감을 얻어 이런 것들을 만들었으니,

나를 솜씨 좋은 아줌으로 거듭나게 해주었으니,

마냥 툴툴거릴 수만은 없겠다, 땡큐다, 때~땡큐~!

내가 매번 이렇게 딸타령을 했더니,

언젠가 누가 아들을 빨리 장가보내 며느리에게 해주라는데,

그건 나의 질투와 시샘을 모르니 하는 말이고,

하늘에서 못난이 인형처럼 귀여운 아기들이나 뚝 떨어졌으면 좋겠다.

이럴때 적절한 속담이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인지 '우물에서 숭늉 찾는다'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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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6-01-12 11:25   좋아요 1 | URL
제게는 이런책이 대리만족이 아니라 좌절감을 주던데요 ㅋㅋ

양철나무꾼 2016-01-12 11:29   좋아요 0 | URL
어헛~,무슨 말씀을~!
전에 보았는걸요, 아드님을 위하여 맞춤형 책까지 만드시는걸요~(,.)
이것 저것 다 만들어도...전 아들을 위하여 책은 만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맹세코~!

AgalmA 2016-01-12 11:58   좋아요 0 | URL
˝아들이 입는 옷을 따라 입지 않는 이상˝ 크크크크킄....
집에 가방 만들다 던져 둔 게 있는데, 청소할 때마다 보게 되는 모조 마호가니 손잡이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안 좋아요-_-;

양철나무꾼 2016-01-15 13:39   좋아요 0 | URL
님의 댓글을 읽는데, 언젠가 읽었던 이어령 님의 호마이카 책상 어쩌구 하는 수필이 생각나는건 왜일까요?
마호가니 손잡이라도 종종 들어주셔서 손때 묻어 귀한 그런 가보로 만들어보심이...ㅋ~.

서니데이 2016-01-12 12:11   좋아요 0 | URL
저는 어려서 선택권이 없던 시절, 엄마가 만든 옷을 입었어요. 그렇지만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약간의 의사표시가 가능할 시기 이후로는 가게에서 사준 옷을 좋아했습니다.^^;
양철나무꾼님, 오늘 많이 추워요.
감기조심하시고, 좋은하루되세요.^^

서니데이 2016-01-12 14:19   좋아요 0 | URL
앞에 댓글쓸 때는 사진을 못 봤는데, 이 책으로 옷을 만드셨군요. 한참 걸리셨겠어요. 예쁘고 집에서 입으면 편할 것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6-01-15 13:44   좋아요 1 | URL
전에도 그런 댓글 본거 같아요.
엄마가 만들어준 옷을 입고 자란 서니데이님은, 핸드메이드 제품이 싫으셨군요?
하긴 저와 제 주변에서는 핸드메이드 제품 인기 없어요~ㅠ.ㅠ
그래도 만드는걸 보면, 분명 중독이지 싶어요~^^

서니데이 2016-01-15 14:26   좋아요 0 | URL
아마도 그런 것 아니었을까요. 그때는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르게 보이는 것보다는 비슷한 것을 더 좋아했던 모양이예요. 그때도 엄마가 만들어주신 옷이 더 예쁘긴 했어요. 그런 것들이 아이들 마음 아닌가 싶어요.^^

yureka01 2016-01-12 12:39   좋아요 2 | URL
며느리에게 딸같이 커플룩.ㅎㅎㅎ멋찔거 같은데요....

양철나무꾼 2016-01-15 13:46   좋아요 2 | URL
며느리를 딸같이~,
며느리인 제 입장에선 참 절실한 구호였지만,
이제 시어머니가 될 제 입장에서 보자면 참 구현하기 힘든 구호입니다여~ㅅ!

해피북 2016-01-13 01:00   좋아요 1 | URL
저는 요즘 에코백을 함 만들어보고 싶다는 상상을 많이 했는데 자신이 없어서 시도해보지 못하고 있어요. 양철나무꾼님의 맵시있는 솜씨가 무척 부럽습니다^~^

양철나무꾼 2016-01-15 13:49   좋아요 1 | URL
에코백 취지에 맞는 청바지 재활용 가방이나, 현수막 재활용 가방 같은 거 저도 하나 장바구니로 장만하고 싶어요.
요즘 에코백은 걍 너무 이쁜 천가방이더라는~ㅠ.ㅠ

맵시있는 솜씨도 좋지만, 전 님의 해피한 마음씨가 더 부러운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