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손맛으로도 먹고삽니다 - 10인의 먹거리 소상공인 성공기
박희선.은유 지음 / 황금시간 / 2015년 12월
평점 :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은유' 님이 작가로 나오셔서 구입하게 되었다.
'올드걸의 시집'이나 '글쓰기의 최전선'을 내신 분이 이런 책은 어떻게 만들어내고 있는지 궁금하였다.
이런 류의 글을 쓰는 사람하며 김서령과 한정원이 떠오르는 고로,
은유 님이 이런 책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궁금했다고나 할까?
부제가 '10인의 먹거리 소상공인 성공기'라고 하는데,
그러면서도 '음식점 창업을 위한 안내서는 아니다'라고 하고 있다.
그런데, 어찌보면 이 책은 이런 방식으로 '음식장사'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 까지는 아니어도,
소자본 창업자들의 분투기 정도로 읽힌다.
사람들에게 먹고사는 일은 원초적이지만 신성한 일인데,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글쎄 뭐라고 해야할까...
먹고살기 위해 하는 창업이라는 느낌이라기보다는,
내가 맨날 얘기하는 공방 느낌이 강했다.
소꿉놀이 하는 느낌이랄까.
물론 책의 내용이 다 그렇다는 것도 아니고,
그들의 모든 순간이 다 그렇지도 않겠지만 말이다.
(모든 순간 다 그랬다면 이 성공기에 등장할 수도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이렇게 열 명이 등장해서 이러저러한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들려주고 있다.
다른 건 모르겠고,
내가 애정하는 은유 님은,
'그러니까 손맛으로 먹고사는 비결은, 이것이다. 가혹한 경쟁이나 무모한 유행에 휘말리지 않고 '먹다'와 '살다'의 가치를 지키는 것. 내가 잘하는 음식으로 나도 살고 남도 살고. 이 얼마나 멋진 삶의 시나리오인가.'
라는 말로 머리말을 끝맺는다.
이 책을 읽다보면,
플리마켓을 통해 제품을 선보이고 그러면서 입지를 굳힌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블로그나 카페등을 통해서 홍보를 한 경우도 있다.
아직 사업자등록증을 내지 않은 상태에서 블로그 이웃들의 부탁을 받고 판매를 해서 영업행위로 이어진 사람도 있고,
프렌차이즈 계약을 해서 몇번의 시패를 거듭한 사람들도 있다.
수익이 빤한 동네상권에서 수요가 한계가 있자,
저녁에 맥주도 팔고 배달도 하고 하며, 운영방식을 원화하여 위기를 극복한 사람도 있다.
이쯤에서 고대 앞의 영철 '스트리트 버거'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포장마차 형식의 햄버거 가게에서 사세를 확장하여 점포를 임대하고,
프렌차이즈 가맹점도 열고 했는데,
지금은 신용불량자가 되어 전전 긍긍한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이 책은 지금 만들어진 따끈 따끈한 신간이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비교적 최근의 상황들을 나열하고 있고,
그러다보니 막 시작하는 점포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소자본창업이라고 하는데,
정말 소자본 창업도 있지만,
시댁에서 친정에서 원조를 받은 경우도 있다.
손맛만 있고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따위의 말은 시대의 조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말이 되겠다.
왜냐하면 먹는 장사를 하겠다는 사람이라면 손맛은 검증된 사람들일 것이고,
손맛이 별로라면 적어도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일 것이고,
겉으로 보기엔 띵가띵가 노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게 영업방침일 수도 있을 것이다.
손맛과 노력은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고,
내가 생각하기엔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는 분석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1이 책의 한쪽에선,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소비자는 함부로 지갑을 열지 않는다. 비싼게 문제가 아니라 비싼 값을 치르고도 대가가 부실할 때 외면한다. 그러니 젊고 감각적인 딸의 입맛과 안목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ㆍㆍㆍㆍㆍㆍ같은 재료를 쓰더라도 조리법과 스타일링을 고급화했다. 집밥 같지만 일반적인 집밥 같지 않은, 조금 색다르고 한번 더 정성을 쏟은 메뉴들이 새로 구성됐다.(142쪽)
빼어난 손맛을 자랑하며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는 것과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여 돈을 버는 것은 다르다.
음식을 판매하겠다고 하는 순간, 위생이나 법률, 각자의 역할분담 따위의 많은 것들이,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람의 책임이 되는 것이다.
내 생각에, 손맛과 노력은 기본이고,
트렌드를 읽고 얼마큼 잘 합류하는가 하는 것이 성패를 가름하는 열쇠이기는 하지만,
한가지를 더 꼽으라고 한다면, 꾸준히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을 꼽고 싶다.
시행착오를 하더라도,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연구하고 개발하는 사람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뒷부분에 가면, '미래의 먹거리 소상공인을 위한 스타트업 가이드'가 쪼로록~ 열개가 나열되고 있는데,
나름 알찬 팁이다.
'손재주로도 먹고 삽니다'도 읽은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그 책이 '소상공인'이라는 의미에 잘 맞는것 같다는 느낌은 어쩔 수가 없다~--;
먹기 위해 사는걸까, 살기 위해 먹는걸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엉뚱한 의문이 되겠지만,
내 경우...맛난 걸 먹기 위해, 맛난 걸 먹는 기쁨을 누리기 위해 사는 것은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