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가 몹시도 내렸다.
바람은 또 얼마나 거세게 불던지,
꽃이 져야 열매가 맺을 수 있다는 말은 다 까먹어버리고,
비바람에 꽃이 떨어져 버리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했었다.
점심시간에 친구랑 베란다 캐노피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운치있다면서 카.톡.으로 노닥거렸다.
창문을 여니, 해가 환하길래...
서울은 해가 쨍쨍이라고 했더니,
그 동네의 해를 이곳으로 출장보냈기 때문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ㅋ~.
어찌 되었건,
지난 주말 난 꼼짝 안 하고 이런 책을 봤다.
두명의 만화가가 쓴 책, 두권...ㅋ~.
야구생각
박광수 글.그림 / 미호 /
2013년 3월
미생 6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4월
요즘 아무래도 일이 힘들어서 그런지,
아니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서 그런지,
내가 어떤 종류의 책을 읽든지 간에,
거기에서 '열정과 재미'라는 글자가 돌출되어 다가온다, ㅋ~.
이숭용 그날 땅이 너무 불규칙해서 다칠까봐 못했어.
우리들은 몸이 재산이잖아.
나 야, 우리는 맨날 그런 곳에서 해.
이숭용 그러니까 나 사실 그날 형네 팀에서 뛰고 많은 걸 배웠어.
나 정말? 프로인 니가 아마추어인 우리한테 뭘 배워?
이숭용 프로인 우리에게 없는 것. 열정과 재미.
나 열정과 재미?
이숭용 나도 처음에는 야구가 좋아서 시작했거든.
근데 시간이 지나고 그게 직업이 되니까 어느 순간 내가 야구를 즐기지 못하고 있더라고.
근데 그날 형네 팀에서 뛰어보면서,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야구를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반성했어.
그날 이후 내가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게 되었어.
그렇게 생각하니 다시 야구가 즐거워지더라고.(88쪽)
평소 생활이 자유롭지 않을 만큼 연습을 하면 운동장에서는 그만큼이 더 자유로워진진다.박광수 (155쪽)
봄...하면 아무래도 프로야구가 먼저 떠오르는걸 보면,
그동안 남편과 아들의 주입식에 가까운 세뇌가 무섭긴 무서운가 보다, ㅋ~.
또 한권,
내 마음의 겨울에 불을 지른 또 한 권, 미생 6권 되시겠다.
기존의 판이 흔들리는 모습을 본 후,
나 역시 판 위에 있었음을 새삼 자각했다.
판을 흔들려는 자가 함께 흔들리는 것은 확신을 공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50쪽)
술은 열을 올리거든.
즐겁지 않은 기운으로 술을 마시면 뇌가 울어.
크게 울어.
그러다 후회가 쌓이게 되는 거야.
기쁘고 싶을 때,
가장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마셔.(158~159쪽)
일을 기획할때까진 불덩이를 껴안은 심정으로 확 태워버려야 해.(154쪽)
불이다!
바둑의 고수들은 대개 다혈질이다.
승부를 결정하는 그 순간만큼은 불이다.
불이어야 한다.
난 불을 꺼내지 못해 프로가 못 된 것이다!(258~259쪽)
양미리는 언제 어느 계절에 먹어야 하는건지,
그래야 통통한 알이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난 오늘 양미리에 소주 一盞을 하며,
내린 봄비를 기념하든지,
또는 출장 나온 해님을 환영하든지, 해야겠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