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모자를 조문하는 법
- 최 호 일 -
꿈을 꿀 때도 노란 모자를 쓰고 있었지 노란 모자라고 불렀던 그 여자
비가 오는 날에도 눈이 크다
곱창과 소주 생각이 나서 곱창에 소주 마시는 생각을 했다
시간은 느리게 갈 것이고
밤은 덜 익은 곱창처럼 질기고 소주는 너무 써
물방울무늬의 암세포가 시간의 덩굴처럼 아름답게 자라는
누우면 젖과 젖 사이가 멀어지는 여자
서른여섯이니까 하늘을 봐요
같은 병실에서 잠이 드는 게 지루하고 미안해 별을 보고 말했다
별은 단순하고 쓸쓸한 쪽에서 빛난다
먼 부부처럼 밥을 따로 떠먹으며
그녀와 함께 바람 부는 날 소주에 곱창을 먹을 확률에 대해 생각했다
이런 생각들은 형광등 불빛으로 멀리 새 나가
더 먼 곳에서 사라진다
안녕, 노란 모자
노란 모자가 불이 켜지는 냉장고 위에 놓여 있다
죽음에 무사히 도착하려면 모자를 벗어야지
누가 내 혀를 잘라서 가지고 있는지
요즘 소주는 싱거워
며칠전 밤에 공부를 하려고 앉았는데,양말을 신고도 발이 시려운 게다.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 법이 없어...툴툴거리고 앉았다가,
인터넷을 뒤져 맘에 드는 덧신을 포착,
천상자를 끄집어내 천을 고르고 만드는 데 성공했다.
천을 만지작거리다 보니,
언젠가 feel이 꽂혀 만들어 한동안 잘 쓰고 다녔던 모자도 떠오른다.

시간이 가면 해결되리라는 것,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 법이 없는 것,
오늘 나에겐 참 고마운 순리이다.
에코맘 윤아영의 아이옷 + 장난감 만들기
윤아영 지음 / 시공사 / 2010년 4월
인터넷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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