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 스토리텔링의 비밀이 된 인문학 간편 읽기
박정자 번역.해설 / 인문서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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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학>이 고전이긴 하지만 몇 가지 굵직한 부분들을 제외하면, 지금 읽기에는 시대에 뒤떨어진 부분도 없지 않고 아주 유익하다거나 재미있는 책은 아니라서 상대적으로 책의 1/4정도에 해당하는 앞머리 저자의 서문과 해설이 톡톡 튄다.

‘소설, TV드라마, 혹은 영화에서 생각지도 못한 비밀이 드러나면서 스토리의 흐름이 급격히 변화할 때 우리는 반전(反轉)이 있다고 말한다. 놀라운 비밀과 반전의 연결이 정교하면 할수록 독자, 관람자, 혹은 시청자는 쾌감을 느낀다. 최첨단의 트렌디한 이론인 것 같지만 실은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수립한 미학이다.’(6쪽)

‘오늘날 한국의 가장 인문학적 소양이 없는 사람까지도 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미학에 통달하고 있다. 막장 드라마의 반전과 출생의 비밀 등이 모두 그의 이론이기 때문이다.’(13쪽)

기원전 335년에 만들어진 <시학>이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막장 드라마의 기본이 되어주고 있으며, 그러므로 그 드라마를 보는 우리가 시학에 정통하고 있다는 이 달달한 미끼로 호기심을 양껏 긁어놓은 뒤에 총 26장 중 핵심적인 9장에 대해 해설을 해주는데 파토스, 에토스, 카타르시스, 미메시스 같은 용어들을 쉽게 풀이해주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삶도 간략하게 보여준다.

뒷부분에는 총 26장에 걸쳐 시학의 핵심만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었는데 힘들이지 않고 술술 읽을 수 있다. 다 읽은 후에 앞으로 돌아와 다시 한 번 해설 부분을 읽는 수고를 곁들인다면 <시학>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아는 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159쪽 분량의 문고판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책 무게만큼 아주 발랄하다. 모방과 깨달음이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라 했으니 시학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마당에 막장 드라마를 한 번 써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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