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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네 집 ㅣ 문원아이 26
강정규 지음, 김재홍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읽으면서 코끝이 찡해 중간중간 쉴 수밖에 없는 책을 만나는 일이 그리 쉽던가.
이 책에 들어 있는 7편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나는 산을 오르는 사람처럼
한참을 가다 쉬고, 또 한참을 가다 또 쉬어야 했다.
맹장에 걸렸지만 수술을 받지 못하는 엄마가 괴로워하는 걸 보다 못한 큰형이
휴가를 나왔다가 그대로 업고 칠십 리 길을 걸어 수술을 허락받을 때,
된장국 속에서 나온 멸치 한 마리를 먹는다고 자존심 없다며 동생을 때릴 때 함께 울었고,
철로가 끊긴 줄로 모르고 달리던 기차를 마을 사람들이 세웠을 때 가슴이 먹먹했다.
곡마단 소녀를 기다리는 소년에게선 풋사랑의 향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 세대 아이들이 겪어보지 못한 가난한 시절의 이야기지만
구수하고 따뜻한 입담으로 별다른 거리감 없이 스며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단편집을 만난 기쁨으로도 한 번 더 쉬어갈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