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간 가우디
다지마 신지 지음, 강우현 그림, 김미월 옮김 / 계수나무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늙은 거북 가우디는 답답한 수족관에서 벗어나 바다로 돌아가고 싶어

아픈 척 연기까지 해서 드디어 바다로 돌아오지만,

꿈꾸었던 바다는 40여 년 전의 바다가 아니라 죽은 바다, 오염된 바다로

가우디가 살던 수족관이 오히려 좋다고 여겨질 지경이었다.

좀 더 깊은 곳으로 가면 좀 더 멀리 가면 푸른 바닷말이 넘실대고

입만 벌리면 프랑크톤을 삼킬 수 있는 바다가 나올 거라는 희망을 갖지만

만난 친구들은 하나같이 병들어 죽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아픈 로티를 치료하기 위해 ‘생명의 나무’를 찾아 떠났다가

자신의 한 몸 희생으로 핵폭발을 막아낸 후 바닷가에서는 새끼 거북들이 태어난다.

어디에나 희망은 있는 법이니까.

 

개펄이나 백사장엔 빈 고둥껍데기와 죽은 성게, 갯가재가 널브러져 있고,

널려 있던 흑비단고둥, 똘장게는 보이지도 않고,

가장 흔하던 모래옆새우는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

모래를 조금만 파면 역겨운 기름 냄새가 진동을 한다는데,

정부 판단으로는 생태계 원상회복에 20년이 걸린다고 한다.

기름유출 사건으로 인한 지금 태안 앞바다 모습이 이렇다고 한다.

가우디가 돌아갔던 바다와 어쩌면 이렇게 닮은 꼴인지.


자연이 죽으면 사람들도...그렇소.

사람들도 죽는다오. 자연은 곧 생명이오.


굳이 가우디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잘 알고 있는 만큼 잘 잊어버린다.

내 눈에만 안 보이면, 내가 속한 곳의 일이 아니면,

내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오는 일이 아니라면

별의 별 수단을 다 써가면서 자연을 훼손시키고 오염시키는 데 앞장서기까지 한다.

‘대운하’ 건설 이야기가 들릴 때마다 마음이 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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