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다, 떨어지다, 붙잡다 - 완전한 자유에 눈뜨는 뜻밖의 이야기
헨리 나우웬.캐럴린 휘트니-브라운 지음, 윤종석 옮김 / 바람이불어오는곳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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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내던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동안의 평판, 소소하게 누려왔던 안정을 내어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나를 내어준다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시간과 에너지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이 왠지 비효율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치고 고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평안과 안정을 추구합니다. 누군가에게 완전하게 수용 받고 싶습니다.  타인이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었을 때, 우리는 수용 받고 사랑을 누립니다. 


헨리 나우웬(Henri J. M. Nouwen)은 하버드 대학의 교수직을 내려놓고, 지적 장애인들의 공동체인 라르쉬 에이브레이크로 향합니다. 자신의 명성은 이 공동체 들어설 자리가 없습니다. 그저 존재로 인정받고 수용 받는 곳이었습니다. 나우웬은 이곳에서 변화를 맞이합니다. 영적 통찰을 얻습니다. 참된 공동체에 대해 생각해왔던 것을 보다 분명하게 경험하게 됩니다.


나우웬은 1996년 9월, 갑작스러운 심장 발작으로 숨을 거둡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었던 글은 미처 완성하지 못한 채로 말입니다. 그가 남기고 싶었던 마지막 책은 로드레이 공중그네 곡예단과의 만남에 기초한 논픽션 창작물이었습니다. 기존의 신앙서적과는 결이 다른 책입니다. 그리스도인들만을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신선한 영적 통찰이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터져 나옵니다.


캐럴린 휘트니-브라운(Carolyn Whitney-brown)은 라르쉬 데이브레이크 공동체에 거주했던 캐나다 작가입니다. 헨리 나우웬 유작 센터의 출판위원회에서는 나우웬의 미간행 원고를 그에게 창작해 주기를 부탁했습니다. 캐럴린은 나우웬의 미완성 원고들을 최대한 살려서 『날다, 떨어지다, 붙잡다』 (Flying, Falling, Catching)를 완성했습니다. 나우웬의 사후 25년 만에 우리는 다시금 그의 글을 마주하게 됩니다.


헨리 나우웬은 우연한 기회에 서커스 공연을 보게 됩니다. 그때 로드레이 공중그네 곡예단의 공연 또한 보게 됩니다. 위험해 보였던 공연이었기에 처음에는 불안인 줄 알았는데, 나우웬은 이후에 그것이 엄청난 전율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정말 자신을 감동시키고 매료되었음을 고백합니다. 이로부터 나우웬은 공중그네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자유, 신뢰, 열정, 팀워크. 아직은 설명할 수 없는 매력에 강하게 이끌립니다.


여러 저술과 많은 강의로 유명했던 그였지만, 어린아이 같은 팬의 마음으로 나우웬은 공중극예단을 대합니다. 나우웬의 진심과 따뜻함은 어느새 로드레이 공중그네 곡예단에게도 전달됩니다. 어느새 그들은 친한 친구 혹은 가족과 같이 지내게 됩니다. 서로를 통해 위안을 얻고 친밀함을 누립니다. 나우웬은 공중그네 곡예단의 공연뿐만 아니라 연습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자유와 공동체에 대한 통찰을 얻게 됩니다.


공중그네를 보여주던 로드레이는 나우웬에게 이와 같이 확신에 차서 말합니다. ˝나는사람은 날아야 하고 잡는사람은 잡아야 합니다. 나는사람은 잡는사람이 알아서 해 줄 것을 믿고 양팔을 내밀어야 합니다. ˝ 이 말은 나우웬에게 깊게 각인됩니다. 참된 신뢰는 자신의 것을 모두 내어 놓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하나님 아버지께 자신을 모두 내어 맡긴 것처럼 말입니다.


헨리 나우웬의 마지막 발걸음을 이 책을 통해 봅니다. 인생의 마무리가 갑작스러웠지만, 그럼에도 그에게 참된 공동체가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그는 자유와 신뢰, 공동체, 몸에 대해 우리에게 말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살아내고자 부단히 노력했음을 봅니다. 참된 공동체는 자신을 내어줍니다. 그 행위는 상대를 향한 신뢰가 바탕이 됩니다. 비로소 공동체는 비상합니다. 참 자유를 누립니다. 날고, 떨어지고, 붙잡습니다. 아름다운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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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는 활보하시는 하나님이다. 우리는 그분이 접근할 수 없는 안전한 곳에 있지 않다. 하나님의 사랑은 강하고 참되지만, 그 사랑은 또한 우리의 옛 자아를 죽이고 우리의 새 자아를 소생시키러 나선다. 거기에는 고통이 따른다. 죽기 전에는 부활 할 수 없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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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사람은 날아야 하고 잡는사람은 잡아야 합니다. 나는사람은 잡는사람이 알아서 해 줄 것을 믿고 양팔을 내밀어야 합니다."
로드레이가 확신에 차서 그 말을 하는 순간 섬광처럼 내 뇌리를 스치는 예수님의 말씀이 있었다.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죽는다는 것은 저 편에서 우리를 잡아 주실 그분을 믿는 것이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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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온 마음을 다해 하나님을 믿을 때도 아이를 잃거나 배우자에게 배신 당하거나 치명적인 질병에 걸려 마음이 부서질 수 있음을 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안다. 모든 사람이 안다. 하지만 성도들은 이 외의 다른 사실도 알고 그에 대해 대대로 말해 왔다. 믿음의 신비 안에서 우리는 어둠 속에서 우리를 붙드는 손, 우리 이름을 부르는 음성, 이생뿐 아니라 내세의 그 어떤 것도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끓을 수 없다는 순전한 확신을 발견한다. 상처 입고 흔들릴 수 있지만, 그 와중에도 사랑받는 존재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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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 마케도니아에 가다 - 1세기 사회·문화 연구로 구현해 낸 가장 사적인 바울의 기록
정은찬 지음 / IVP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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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무관심할 때가 많습니다. 그들이 들려주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지 못하여, 오해를 할 때가 종종 있으니까요. 그들의 진심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상대방의 의도를 곡해하고, 내가 원하는 바대로 상대를 재단할 때도 있습니다.


지금 현재 마주 보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과도 완벽한 의사소통은 힘듭니다. 눈을 마주치고, 마음을 열고, 에너지를 쏟아야만 소통이 시작됩니다. 2000여 년 전, 우리와 다른 문화와 세계관을 가진 사람과의 대화는 더욱 힘들 것입니다. 당대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필요하며, 청자의 상황도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바울의 편지를 냉철하고 정리된 교리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문화와 세계관, 관점에 맞추어 바울의 메시지를 해석하곤 했습니다. 분명히 편지를 보낸 의도와 목적이 있을 텐데, 전체적인 맥락을 무시한 채 문장 자체에 집중할 때도 있습니다.


물론 바울의 본 의도를 파악한다는 것은 고단한 작업입니다. 그와 소통하고자 하면 넘어야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언어와 문화 등의 전반적인 배경을 명확하게 파악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서신 이면에 있는 화자의 마음을 읽기란 더욱 요원합니다.


1세기의 사회와 문화를 연구해 온 정은찬 교수는 바울의 편지에 흐르고 있는 진짜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바울의 마음과 생각을 사로잡았던 것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인간 바울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가 맞닥뜨리는 상황에서 그는 어떤 마음이었을지 말입니다.


당대의 배경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매우 쉽습니다. 그것은 저자의 수고입니다. 바울이 자신의 진심을 꾹꾹 담아 편지를 썼듯, 저자는 독자들이 어떻게 하면 쉽게 바울의 진심을 이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책을 저술한 듯합니다.


이 책은 바울과 그의 동료들, 그와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성경에서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이면에 흐르는 심경의 변화를 저자는 풀어냅니다. 당시의 독자들은 이해할 수 있지만 현재의 독자들은 파악하기 힘든 여러 배경을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이야기를 통해 그려내는 바울은 입체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생생하게 살아 움직입니다. 드디어 우리는 대화합니다. 바울이 간절히 원했던 바를 이제야 조금씩 느낍니다. 그와의 소통을 통해 우리는 초대 교회 성도들과 만납니다. 바울과 성도들의 열망은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해집니다. 이제 우리 또한 하나님 나라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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