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행이 젊은 여자에게 집중되는 이유는 더 아름다워서라기보다는 자기가 가진 권리에 대한 확신, 자기가 정한 경계에 대한 확신이 약해서인 것 같다.(그런 확신 없음이 순진함이나 수줍음이라는 형태로 표현됨으로써 종종 ‘아름다움’이라고 여겨지기도 하지만 말이다.)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길거리를 걸어 나가는 순간, 모종의 대중주의적 합일이라는 흔치 않은 마법 같은 가능성이 찾아온다.
도시를 열심히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미묘한 상태가 있다. 고독을 즐기는 상태라고 할까. 별들이 밤하늘 여기저기에 마침표를 찍듯이, 우연한 만남이 어두운 고독에 마침표를 찍는다.
도시와 시골을 막론하고 보행의 역사는 자유를 찾아나서는 역사이자 즐거움의 의미를 정의하는 역사였다. 그러나 시골에서의 보행은 자연을 향한 사랑을 도덕적 당위로 삼으면서 시골 땅을 보호하고 시골 땅의 울타리를 부술 수 있었던 반면에, 도시에서의 보행은 언제나 비교적 그늘진 행동이었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 걸으면서 즐거움을 얻으려면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자유로운 시간, 자유롭게 걸을 장소, 질병이나 사회적 속박에서 자유로운 육체가 그것이다. 이 기본적 자유는 무수한 투쟁의 목적이 되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