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빛나는 순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윤예지 그림, 박태옥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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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옭아매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힘으로 우리를 좌지우지하려고 합니다. 어떤 때는 책임지지도 못할 미래의 일을 장담하며 희망고문을 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먹히지 않을 때는 사면초가인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우리의 것입니다. 주인공은 나입니다. 어떤 누구도 우리를 예속시킬 수 없습니다. 비록 지금은 그들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절대 우리의 삶에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상황과 환경은 그들이 원하는 데로 흐를 수 있지만, 우리의 영혼은 그렇지 않습니다.


고난의 순간, 아무런 힘이 없다고 자책하지 마세요.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그 사람들의 잘못입니다. 하지만 비난하지는 맙시다. 우리 또한 괴물이 될 수 있으니까요.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의 말처럼 유능한 사람은 무능하게 취급당해도 그러려니 합니다. 반면 무능한 사람이 권위적으로 굽니다.


파울로 코엘료는 이 책 『내가 빛나는 순간』을 통해 방향을 잃어버리고 지쳐 있는 우리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넵니다. 하지만 적당한 사탕발림으로 감정만 자극하는 가벼운 글이 아닙니다. 때로는 무겁지만 진심을 담은 질책도 담겨있습니다. 짧은 문장들은 우리의 가슴 가운데로 스며들어옵니다.


작가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나'를 빛나게 합니다. 퍽퍽한 세상에서 짓눌린 우리에게 존재로서 다시 설 수 있는 힘을 허락합니다. 그리하여 '나'로 끝나지 않고 '우리'로 다시금 시작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사랑과 친절, 배려와 용서가 가진 강력함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완벽한 관계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즉 상처는 어디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너'를 탓할 것도 없이, '나' 또한 매우 부족하고 약하며, 악하기도 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자신에게 무례하게 대할 때 가만히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무기력하게 당하기만 하면 겁쟁이입니다.


내가 나 자신을 지킬 필요가 있습니다. 용서는 나중에 생각하셔도 됩니다. 일단은 나를 지키십시오. 시간을 두고 지혜로운 대처방안을 생각해 보세요. 가장 친밀한 사람과 대화해 보세요. 가족이라면 더 좋겠죠. 함께 하게 되면 더 좋은 대안이 떠오릅니다. 지혜로우면서도 과감하게 자신을 지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는 소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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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으로 성숙해진 사람의 특징은 자신의 부족함을 절감한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얼마나 작고, 자기 인식 세계가 얼마나 협소한지 알기 때문에 그는 교만할 수 없습니다. 그에 비해 육에 이끌리는 사람은 자기가 아는 세계가 전부인 양 처신할 때가 많습니다. 자기가 만든 틀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들은 배제하고, 혐오하고, 폭력적으로 제거하려 하기도 합니다. - P20

자기가 바른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 속에는 대화를 거부하는 완고함과 정신적 태만함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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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방 교회 이야기 - 동네 사람, 동네 목사의 파란만장 교회 개척 이야기 동네 교회 이야기 시리즈 4
신재철 지음, 강신영.김주은 그림 / 세움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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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의 삶은 단편적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현재 그 사람의 행동과 태도는 자신의 존재에 기반합니다. 그 존재는 타고난 성향과 함께 오랜 시간 형성된 것입니다. 결국 한 사람을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의 서사를 듣는 것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원칙과 목표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교회를 알기 위해서는 교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교회를 시작할 때의 첫 마음과 그것을 이루어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력과 유익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 말입니다.


교회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교회에 있는 사람들에게 종종 보이는 이중성 때문입니다. 탐욕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 거룩하며 순수하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벌이는 온갖 술수가 가증스럽습니다. 배려와 공감을 말하는 사람이 약한 사람의 고통에 무관심할 때 우리는 좌절을 경험합니다.


그렇기에 좋은 교회, 아름다운 교회,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 교회의 이야기가 많아져야 합니다. 그 이야기는 교회의 이야기이며, 그 교회를 일구어 가는 사역자의 인생이 담긴 이야기일 것입니다. 신재철 목사의 『만화방 교회 이야기』에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살아내는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저자는 소소한 일상에서 하나님을 위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그의 이야기는 거창하거나 추상적인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 않습니다. 지금 현재 이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이며 실제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러한 고민은 삶의 치열함으로 나타납니다. 고단한 삶의 연속이지만, 목회자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을 우리는 행간에서 읽어냅니다. 저자에게 사랑과 섬김은 몸에 밴 자연스러운 반응과 같습니다.


교회는 자신들을 위해 벽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소통하기 위해 담을 허물어야 합니다. 자신들의 존재를 위해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고 선 긋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사랑하고 섬기기 위해 환대하고 포용해야 합니다. 그러한 애씀은 자연스럽게 이웃들에게 보이고, 서서히 그들을 사랑으로 적셔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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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의 말들 - 들리지 않는 것까지 듣기 위하여 문장 시리즈
박총 지음 / 유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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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것과 듣는 것은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읽기가 어느 정도 수동성이 있긴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부분만 읽을 수도 있고, 속도를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듣기는 절대적으로 수동적입니다. 온전하게 마음을 쏟지 않으면 그 사람의 의중을 알아챌 수 없어 진정한 소통을 하지 못합니다.


듣는 척하는 사람 앞에서는 한낱 물건이 되고 맙니다. 아무리 읍소하고 힘겨운 상황을 설명해도, 자신의 이야기만 반복합니다. 전혀 상대방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습니다. 도무지 선택할 수 없는 선택지를 펼쳐놓고는 무조건적으로 그것을 선택해야만 한다고 말합니다.


반면 듣는 사람은 몇 문장만 이야기해도 의중을 알아차립니다. 평소에 듣는 것을 잘 훈련한 사람은 상대방을 존재로 인식합니다. 말 자체의 메시지보다 그 이면에 있는 마음의 요동을 듣습니다. 상대방의 외로움과 고립감, 분노와 막막함을 알아주며, 그 감정이 풀릴 때까지 계속 들어줍니다.


『읽기의 말들』을 통해 우리에게 큰 울림을 선물한 박총 작가는 이 책 『듣기의 말들』을 통해서도 우리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저자는 듣기에 관한 말들이 수집되었음에도 자신이 듣는 존재가 되지 못했기에, 그러한 존재가 되기 위해 6년의 시간을 기다리며 이 책을 준비합니다.


저자는 단순히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습니다. 다양한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가령, 음악, 생활 소음, 자연, 내면, 약자, 통념 등 우리가 들어야 할 소리, 듣지 않아야 할 소리를 모두 다룹니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 말들도 역시나 책과 함께 사람, 자연, 세상 등 모든 것을 아우릅니다.


비교와 경쟁이 극대화된 세상에서 슬픔까지도 비교 당할 때가 많습니다. 너의 아픔은 매우 작고, 나의 고통이 훨씬 크다고 말합니다. 울고 있는 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입장만 반복합니다. 이는 그 사람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않는 행위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듣기는 비교급을 사용하지(25)" 않습니다.


저자는 듣는 그 자체에 치중하기 보다 지금 현재 우리에게 일어나는 고통의 현장에 관심을 가집니다. 간접적으로나마 아픔의 말들을 독자들에게 대신 들려줍니다. 사회에서 고통 당하는 약자들의 그 울부짖음을 있는 그대로 들려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약자들의 목소리는 어느새 큰 울림이 됩니다. 듣는 그 순간뿐만 아니라 그것을 간직하며, 그 존재를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허락하는 것. '나'로 꽉 차버린 마음 한편에 '너'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듣는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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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슬픔만 위로받는 세상을 만들지 말자. 위로가 사치일 정도로 하찮은 슬픔은 없다. 아무리 사소한 슬픔도 "네 슬픔을 들려줘"라는 말을 들어야 안식에 들 수 있다. 듣기는 비교급을 사용하지 않는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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