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가 그[오스틴]는 말과 행동을 칼로 무 자르듯 분리할 수 없음을 지적하며 ‘화행話行(speech ace)‘, 즉 ‘발화 행동‘이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 P10

이에 따르면, 말과 행동은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연속선상에 놓이게 된다. - P10

말은 행위의 한 가지 양태인 것이다. 실로 우리의 말은 묘사하고 설명하는 일을 넘어 구체적 행위로서 세계에 흔적을 남긴다. - P10

말은 결혼을 성립시키고, 관계를 단절하며, 법안을 통과시키고, 사랑을 공표하며, 전쟁을 시작한다. - P10

혐오 발언은 비합리적 증오의 행위이며 고맙다는 말은 감사의 실천이다. 그저 말일 뿐인 말 따위는 없는 것이다. - P10

리터리시가 지식과 잠재력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 부분에서 알 수 있듯이, 리터리시는 한 시점까지 쌓아온 능력이기도 하지만 미래를 대비하여 삶을 위한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 의지와 노력이기도 합니다. - P19

과거에는 기본적으로는 텍스트 중심의 문해력이 기초가 되고 그 위에 영상, 소셜미디어, 검색이 올라갔다면, 이제는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진 거죠. - P24

리터리시의 토대가 텍스트라는 것을 당연시하기는 힘든 시대가 아닌가 싶어요. 문제는, 우리 사회가 그것을 감지는 하고 있는데 어떻게 개념화하고 가르칠지 대책은 없다는 것이죠. - P24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면서 말하고 듣는 것이 읽고 쓰는 것으로 전환되었다면, 지금은 정보나 이야기를 ‘읽고 쓰는‘게 아니라 ‘보고 찍는‘ 것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 P30

정보를 습득하고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죠. 저는 읽고 쓰는 것을 통해 의미를 파악하고 구성하는 사람들과 보고 찍는 것으로 그걸 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 P30

지금 한국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세대 갈등에도 이런 측면이 깔려 있다고 보고요. - P30

한국 상황에서는 동영상이나 멀티미디어 보조교제를 활용하고 일부 수행평가에 활용한다고 해도, 여전히 시험은 기본적으로 텍스트잖아요. 평가체제의 근간이 텍스트라는 거죠. - P32

수능도 마찬가지고요. 10대, 20대는 어찌 보면 불행한 세대예요. 삶에서 늘 접하는 미디어가 동영상과 이미지, 소셜미디어인데, 이것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어른들에게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 P32

더 비판적으로는, 젊은 세대가 삶 속에서 배우고 경험하는 것을 평가할 만한 잣대가 어른들한테 없다는 것을 지적해야겠죠. - P32

여전히 성인들은 자기들이 할 줄 아는 것을 기준으로 새로운 세대를 평가하고 있는 거예요. - P33

배운 대로 가르치고, 평가받았던 대로 평가하고 있는 형국이죠. - P33

하지만 젊은 세대의 삶은 많은 부분 교과서적인 텍스트와 별 관련 없이 돌아가고 있죠.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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