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말하는 사람’(homo loquens)이면서 동시에 ‘읽는 사람’(homo legens)입니다. - P13

우리의 일상에는 듣고 말하고 쓰는 것 못지않게 읽기가 중요합니다. - P13

우리는 태어나는 것으로나 먹고사는 것으로만 우리 자신이 되지 않습니다. - P13

무엇을 읽고 무엇을 듣는가에 따라 우리 자신을 만들어 갑니다. - P13

어떤 이야기를 읽고 어떤 이야기를 듣는가, 무슨 책에 감동되고 누구를 닮아 가고자 하는가가 나의 정체성(identity)을 형성합니다. 그러므로 무엇을 읽는지, 어떻게 읽는지가 중요합니다. - P13

칸트는 남의 글을 단지 수동적으로 읽고 따르기만 하는 공부를 매우 부정적으로 보았습니다. 쓰기와 마찬가지로 읽기도 능동적이고 비판적이며 반성적이어야 한다고 칸트는 생각하였습니다. - P23

칸트는 현실을 이해하고 현실을 우리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욕구보다 ‘더 높은 욕구’가 우리 인간에게 있다고 보았습니다. - P25

‘더 높은 욕구’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을 넘어선, 삶과 존재의 근원으로 초월하기를 원하는 욕구입니다. - P25

칸트는 이것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우리 앞에 주어진 현상들은 아직 문자로 옮겨지지 않았습니다. 이것들은 우리가 사물들을 이야기할 때 사용하는 형식처럼 우리의 개념을 통하여 일정한 텍스트로 ‘쓰여야’ 한다고 칸트는 보았습니다. - P29

그가 말한 이른바 ‘범주’는 주어진 현상들을 텍스트로 옮기는 규칙들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현실 경험은 언제나 우리가 사용하는 개념과 의미 부여, 그리고 읽기 방식에 따라 이해될 수 있다고 칸트는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읽는 사람, 곧 읽는 주체(主體)가 중요합니다. - P29

이해의 과정은 지평을 소유하고 동시에 지평을 넓혀 가는 과정입니다. - P33

지평을 소유하고 지평을 넓혀 가는 과정에는, 조금 어려운 개념을 사용하면, 언제나 ‘동일성’과 ‘타자성’의 관계가 형성됩니다. - P33

지평을 가질 때는, 또는 주어진 지평 안에 머물러 있을 때는 동일성을 유지해야 하지만 지평을 넓혀 갈 때는 타자와 관계하고 타자를 거부하거나 수용하게 됩니다. - P33

그런데 텍스트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에는 나에게 생소한 것, 나와 다른 것, 지금까지 내가 모르던 것이 개입합니다. - P33

그러므로 이해는 언제나 내가 지금까지 가진 지평과 나에게 생소하고 나와 다른 지평의 만남으로 발생하는 융합입니다. - P33

적용은 언제나 실천과 연관되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세우고 자양분을 공급하는 일에 기여할 뿐 아니라 추상적인 언어에 특정한 개별적인 세부 의미를 부여함으로 의미를 구체화합니다. 그러므로 적용은 읽음의 과정에서 이해와 해석과 더불어 해석학적 경험을 통합하는 요소입니다. - P34

변혁적인 지식, 사람을 바꾸어 내는 지식(transforming knowledge)이 참된 지식입니다. - P41

참된 읽기와 참된 학습은 단지 글을 읽는 것으로, 몇 가지 규칙을 배우는 것으로 가능하지 않으며, 언제나 삶의 현실과 삶에서 부딪히는 대상들 속에 오랫동안 머물고 그 가운데 거주하며(indwelling) 몸으로, 마음으로 씨름하는 과정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윤편과 폴라니를 통하여 배우게 됩니다. - P63

텍스트의 의미(intentio textualis)를 알아듣는 과정을 통하여 한편으로는 독자의 이해와 의도(intentio lectoris), 다른한편으로는 저자의 의도(intentio autoris)의 만남으로 지평 융합이 발생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P67

중요한 것은 문자와 텍스트를 통하여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주제와 가리키는 현실에 독자가 함께 참여하여 자신의 삶과 현실을 그를 통해 읽고 이해하고 삶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 P67

텍스트의 의미, 저자가 부여한 의미, 독자가 읽어 이해한 의미, 이 셋이 읽는 과정에 모두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 P67

이 문자는 그 자체로는 죽음이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새 언약의 영으로 다시 살아 있는 힘을 가지게 됩니다. 성경은 문자의 옷을 입고 있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의 영이 그 가운데 활동하기 때문에 죽은 문자가 아니라 "살아 있고 활력이 있"는 말씀이 됩니다(히 4:12). - P79

성경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지만 성경을 통해 얻은 지식은 ‘정보’(information) 지식에 그치지 않고 우리 자신을 바꾸고 변화시키고 새롭게 하는 ‘변혁’(transformation)의 지식입니다. 성경을 읽는 사람의 성품을 빚어내고 읽는 사람을 새 사람으로 만들어 냅니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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