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존재하는가 - 세계와 우리 존재의 기원과 과정과 목적을 논증하다
리처드 스윈번 지음, 강영안.신주영 옮김 / 복있는사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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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들은 신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특히 최근에는 리처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 1941~), 대니얼 대넷(Daniel Dennett, 1942~), 샘 해리스(Samuel Benjamin Harris, 1967~), 크리스토퍼 히친스(Christopher Eric Hitchens, 1949~2011)로 대표되는 '새로운 무신론' New Atheism으로 인해 종교가 비판받고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소수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공유되어지던 무신론이 최근에는 더욱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최근의 흐름에서 영국의 대표적인 기독교 철학자인 리처드 스윈번(Richard G.Swinburne, 1934~)은 기독교 신앙을 철학적으로 엄밀하게 논의하며 기독교 신앙을 대변한다. 그는 과거의 방법론에 머물지 않고 현대 과학과 철학의 발전들을 반영한다. 그리하여 기독교 신앙이 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이론임을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그는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4/25? ~ 1274)의 지적 유산과 방법론의 상당 부분을 수용하면서도 신학적이거나 종교적인 용어를 배제한 과학철학적 방법론을 통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신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한다. 


저자는 1장에서 신의 기본적 능력으로 전능하고 전지하며 완전히 자유로운 존재임을 주장한다. 이로부터 파생되어지는 신의 속성은  영원히(eternal) 신체가 없이(bodiless) 편재(omnipresent)하는 우주의 창조자이며, 보존자라는 것이다. 또한 완전히 선하며(perfectly good, 이 책에서는 '전선'이라고 표현한다), 도적적 의무의 기원이 됨을 유추할 수 있다고 한다.


2장에서 스윈번은 물리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음을 주장한다. 이는 무생물의 인과성을 설명하는 무생물적 설명(inanimate explanation)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의도적인 인과성을 설명하는 인격적 설명(personal explanation)이다. 그는 어떤 법칙이 실제로 자연법칙이 되기 위한 네 가지 조건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단순성의 원칙'임을 스윈번은 주장한다. 이 장에서는 행성의 관찰이나 다양한 과학 용어가 등장하기에 그러한 용어에 익숙치 않은 독자들은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물론 이후에도 저자는 과학철학적 방법을 사용한다. 특히 4,5장은 더 난해할 수 있다). 


3장에서 저자는 무생물적 인과성과 인격적 인과성은 상호작용함을 주장한다. 사건에 대한 충분한 설명(full explanation) 중에 일부는 더 이상 설명할 수 없는데 이를 저자는 궁극적 설명(ultimate explanation)이라 명명한다. 궁극적 설명에 대한 논의에 있어 저자는 세 가지 이론을 소개한다. 첫째로 모든 요인들의 존재와 활동이 완전한 무생물적 이유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 유물론이다. 둘째는 유물론의 대안으로 소개되는 혼합이론으로 인간주의(humanism)을 간단히 언급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설명이 인격적인 의미로 설명이 된다는 유신론(theism)이다. 저자는 2장에서 설명한 '단순성의 원칙'을 토대로 유신론과 유물론에 비해 유신론이 모든 현상에 대한 가장 단순한 설명을 제공함을 강조한다.


4장에서 저자는 우주와 우주의 여러 질서가 어떻게 신의 존재를 설명하는지를 논증한다. 그는 이러한 주제들이 과학이 설명하기에는 큰 주제들이며, 따라서 인격적 설명을 추구해야함을 주장한다. 저자는 과학은 자연계의 질서정연함을 설명하고 증명하는데에 큰 도움이 되며, 그러한 사실은 신의 존재를 상정할 뿐만 아니라 우주의 질서에 더욱 깊은 원인이 있음을 믿을 수밖에 없는 강력한 근거가 됨을 강조한다. 


5장에서는 영혼의 존재와 그 영혼이 신체와 연결되는 방식을 통하여 유신론이 타당함을 주장한다. 저자는 뇌와 영혼의 결합은 물리적 과정이나 과학적 설명으로 불가능함을 논증한다. 신의 존재를 가정했을 때 인간과 고등동물은 영혼과 신체와 영혼의 결합은 충분하고 궁극적인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 


6장은 전통적으로 '신정론'의 문제라고 불리어지는 '악의 문제'다. 왜 전능하며 선하다고 하는 신은 악을 허용하는가? 먼저 저자는 악을 두 가지 종류로 나눈다. 하나는 '자연적 악'으로 인간이 고의적으로 일으킨 것이 아닌 자연 발생적인 악이다. 둘째는 '도덕적 악'으로 인간이 고의적으로 야기한 악이다. 저자는 '자유의지 방어'의 개념으로 이러한 악이 발생하는 원인을 설명한다. 즉 우리의 자유의지는 자유로운 선택과 더불어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힘이며 가능성이기 때문에 악의 발생 여부를 통제한다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모순이라는 것이다. 이후에 스윈번은 더욱 엄밀하게 하나님의 섭리와 악의 문제에 대한 논리적 설명을 한다.


마지막으로 스윈번은 기적들과 많은 사람들이 증언하는 신적 임재의 경험들을 토대로 하여 자신의 논증을 마무리한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기적과 신적 임재에 대한 경험을 신이 존재하지 않을 확률보다 신이 존재할 확률이 훨씬 더 높음을 입증한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그는 이전의 모든 논증들의 개연성을 고려한다면 신의 존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음을 강조한다. 


신의 존재 유무를 입증할 때의 어려움은 우리에게 이미 형성된 세계관 즉 믿음을 내포한 시각이다. 즉 신을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신에 대한 변증이라는 것이 너무 더딘 과정이며 불필요하고 소소한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반대로 무신론자들에게는 유신론자들이 전제하거나 확언하는 부분들이 비논리적이며 비합리적이다라고 생각하며 그러한 부분들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수도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무신론자들이 과연 이 책을 읽고 신의 존재를 인정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최대한 객관적 언어로 표현하고 논증하는 연습을 한다면 이미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유익할 것이다. 또한 고통의 문제 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대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입증하고자하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강유원(1962~)은 『책 읽기의 끝과 시작』(라티오, 2020)에서 책의 내용을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제시한다. 그 중에서 책의 첫 독자인 역자의 글이 있다면 꼭 읽기를 권한다.  스윈번의 『신은 존재하는가』는 이 원리를 적용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기독교 철학자인 강영안(1952~)은 친절하게 책 서두에 '옮긴이의 글'을 통해 이 책의 논리적 흐름을 요약하여 정리한다. 그리하여 많은 독자들이 지도를 손에 들고 책을 탐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신이 영원히 전능하고 전지하며 완전히 자유로운 존재라는 사실로부터 그가 영원히 신체가 없이 편재하는 우주의 창조자이자 보존자이고, 전선하며, 도덕적 의무의 기원이 됨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유신론은 신이라는 존재가 단지 이러한 전능하고 전지하며 완전히 자유로운 속성들을 영원히 가지는 것에 그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유신론은 신이 이러한 속성들을 필연적으로 가지게 되는 바, 이를 신의 본질적 속성이라고 주장한다 - P47

사건에 대한 완전한 설명 중 일부는 사건에 포함된 모든 요인들에 대하여 전체적으로든 부분적으로든 이전의 원인들로 더 이상 설명할 수 없는데, 나는 앞으로 이러한 설명을 사건에 대한 궁극적 설명ultimate explanation이라고 부를 것이다.
‘설명‘에 대한 인류의 탐구는 자연스럽게 필연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궁극적 설명, 곧 다른 모든 대상이 자신의 존재와 속성을 의존하는 실체 혹은 실체들을 추구한다 - P81

유신론은 존재하는 모든 대상들이 한 실체, 곧 신에 의해 존재하게 되었으며 또한 신에 의해 그 존재가 보존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유신론은 모든 실체가 가지는 모든 속성들은 신이 발생시켰거나 신이 허용했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단순한 설명‘의 특징은 바로 적은 수의 원인을 가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오직 하나의 원인을 가정하는 설명보다 더 단순한 설명은 없다 - P86

유물론적 가설에 의하면 물질적 대상들이 서로 동일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과 [이에 대한] 더 이상의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그저 단순한 우연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에 유신론은 그 기준들을 잘 충족시키기 때문에 물질적 대상의 존재와 규칙적인 행동은 신의 존재를 주장함에 있어서 타당한 근거를 제공해 준다 - P104

오늘날 동물과 사람의 복잡한 신체가 왜 존재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다윈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아주 오래 전에 특정한 화학물질들이 지구상에 있었고, 주어진 진화의 법칙(예컨대, 약간의 변이를 동반한 재생산)에 따라 복잡한 유기체가 창발하게 되었을 것이다. 복잡한 유기체에 대한 이러한 설명은 분명히 사실에 대한 충분한 설명full explanation이지만, 궁극적 설명ultimate explanation은 아니다. 왜냐하면 궁극적 설명이 되기 위해서는 왜 다른 법칙이 아니라 진화의 법칙이 작용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그러한 화학물질이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었는지에 대하여 가장 근본적인 수준의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P110

우리의 우주는 동물과 사람을 진화시키도록 이끄는 방식으로(또는 그러한 특징으로 묘사되는 영원성을 통하여) 시작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분명히 과학이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큰‘ 주제들이다. 이 주제들에서 과학은 멈추게 된다. 우주의 생성과 진화 현상은 과학의 틀 자체를 구성한다. 나는 과학이 멈추는 지점에서 설명도 멈춘다고 가정하는 것은 합리적인 결론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따라서 우리는 존재와 법칙의 적응성과 우주의 진화적 잠재력에 대한 인격적 설명personal explanation을 추구해야 하는데, 유신론은 바로 그러한 설명을 제공해 준다. - P122

이 세계의 존재와 질서와 미세조정과, 이 세계 안에 있는 의식적 존재인 인간과, 인간이 자신과 타인과 세계에 대해 관계를 형성할 수 잇게 하는 섭리적 기회와, 인간의 필요와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써 또한 특별히 기독교의 토대로써 주어지는 기적들에 관한 역사적 증거들과, 마지막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증언하는 신의 임재에 대한 외견적 경험들과, 마지막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증언하는 신의 임재에 대한 외견적 경험들을 통틀어 볼 때, 이 모든 사실들은 신이 존재하지 않을 확률보다 신이 존재할 확률이 훨씬 더 높다는 것을 입증한다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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