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통은 보이지 않아 - 우리가 다스려야 할 마음의 상처에 대하여 ㅣ 빨간콩 1318 1
루실 드 페슬루앙 지음, 주느비에브 다를링 그림, 박언주 옮김 / 빨간콩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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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만 10세에서 19세, 혹은 15세에서 24세까지로 두고 자해와 자살에 관한 조사와 통계를 낸 결과들을 찾아봅니다. 찾기 전에도 불안하고 참 싫은 일입니다. 싫다고 안 보는 걸로 없던 일이 되는 거면 좋겠습니다만.

 

전 세계 순위 따위로 경각심이 더 강해질 것 같지도 않고 원인들을 분석한 것과 가족들, 주변인들, 가해인들(해당 범죄)에 대한 조사와 분석을 읽어 봅니다. 복잡합니다.

 

오래 전 고등학생이 학교 화장실에서 출산을 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가족이 어떻게 이때까지 모를 수가 있나. 주변에 도움을 청할 어른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말인가. 황당하고 화가 났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원인과 상황이 다양해진 것 말고 근본적으로 대책이 마련되어 점점 개선되고 있는지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진심으로 믿는 바는 ‘마음 가는데 돈 간다’는 것. 진지하게 고려되는 사회문제라면 예산과 인력이 늘어야만 합니다. 그런 변화가 없는 것은 헛소리거나 거짓말입니다.

 

여전히 부모들은 십대 자녀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고 누군가 말해주면 그 사람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불행하다고 느끼는 아이들, 자살 충동을 느끼는 아이들은 많고도 많이 방치되고, 종사자들은 인력과 예산으로 지쳐가고, 또래들이 어울리고 접하는 미디어, 문화, 게임들은 분노 조장, 폭력 조장, 자살 조장을 하기도 한다니 조사보고서만 읽다 보면 인류는 벌써 망했습니다.

 

장애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우리 사회의 장애인 표시로 휠체어가 등장하는 것은 가장 가시적이기 때문이지요. 다른 장애는 알아보기가 힘듭니다. 마찬가지로 청소년들의 마음의 상처는 내용도 원인도 다양하지만 잘 보이지 않습니다.

 

예방도 관리도 처벌도 보호도 아주 미흡합니다. 가해자가 가족인데 미성년자라 ‘보호자에게 돌려보내는’ 일도 있습니다. 고민과 아픔은 크고 자력구제도 도움요청도 마땅치 않아 무력한 기분이 들고, 그럼에도 마음을 추스르고 견뎌보려하지만 불안과 괴로움으로 자해와 자살로 이어집니다.

 

이 책에서는 정신 건강과 심리적 장애와 관련된 22명의 증언들이 담겼습니다. 그 중 몇 개를 소개합니다. 불편하지만 마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청소년 독자만이 아니라 어른 독자들에게도 조용히 위로와 도움을 건네는 책입니다.


쉬운 순간도 쉬운 행동도 없겠지만 할 수 있는 도움을 주고 받고 청하고 사는 일이 중요합니다. 짐작만으로 두려워하는 것보다 쉽게 현실에서 분명 얘기를 들어 줄 도움을 줄 사람이 있다고 믿습니다.

 

매일 보는 가족이, 일상에서는 마음을 표현하는 일이 더 힘들다고 느끼면 상담 전문가들에게 연락을 하는 것도 현명한 일이라 믿습니다. 모두 힘든 이 시절, 독립, 자립, 도망이 모두 더 힘든 청소년들의 무탈과 안녕을 힘껏 바랍니다

.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허구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나와 내 가까운 지인들, 누리꾼들 사이에 잘 알려진 개인적 경험들로부터 착안한 것이다.

 

유일하지 않은 삶이란 없다.”

 

- 루실 드 페슬루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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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방 ㅣ 고래책빵 그림동화 19
송담 지음, 이민정 그림 / 고래책빵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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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연령 불문하고 읽는데 텍스트가 적고 상상력이 풍부해야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도 많아서 그런 책을 만나면 애를 먹곤 합니다. 현실과 사실에 의지하는 삶이라 더욱 의지적으로 저항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합니다.

 

<영원의 방>이라는 제목도 제게는 참 어렵습니다. 영원, 을 개념적으로도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아주 아름다운 삽화들을 보면서도 어느 공간에 있는 것인지 상시 존재하는 것인지 필요할 때 등장하는 것인지... 이런 생각에서 놓여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그 방을 찾아갔다.”



흠이 없는 온전한 시간으로 만들어진 방이라는데, 이 내용도 쉽지 않습니다. 배운 것들이 독서를 방해하는 전형적인 경우이지요. 어리석은 저만 겪고 초등생 독자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부럽습니다.


아주 멋진 시 구절로 들립니다. 그런 시간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모든 사람이 다 가진 공간이 아니라 그 방이 없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거나 받아야하는 건가 봅니다.



사냥을 나간 왕이 길을 잃었는데 영원의 방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을 보면 특정 장소에 고정된 장소 같습니다. 가슴에 한 팔이 달린 남자를 만나 도움을 받는데 그의 영원의 방은 많이 다릅니다. 타인의 영원의 방에 머물면서 왕은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떻게 변할까요.



초등학생 창작동화들 중에서도 중의적이고 다면적이고 질문과 생각이 많아질 작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 우리에게도 ‘영원의 방’이 있나요.

- 있다면 그 방이 왜 필요했나요.

- 없다면 우리는 어디서 가장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나요.

- 혹은 영원의 방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나요.

- 살면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일들은 무엇일까요.

- 타인을 존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 폭력이 될 수 있는 동정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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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 물 3호 : 도망치는 숲 - 2021.겨울호
재단법인 여해와함께 편집부 지음 / 여해와함께(잡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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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글을 보태볼까 했는데 견딜 수 없는 군더더기로 느껴져서 필사만 하고 말았다.

필사만 한 글들을 보니 아름답다.

세상엔 시 같은 소설도 있고.

시 같은 에세이도 있고.

내게 붙은 과학적 지식들에 힘껏 저항하며 읽는다.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것은 매일 보아도 매일 새롭게 중요했다. 하루가 열리고 닫히는 일이란 실로 경이롭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아무 이유 없이 특정한 대상도 없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 세상에 온기가 있는 것은 나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빛이 하는 일들을 실감한다. (...) 숲과 내가 서로 만나고 섞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온기를.”

 

“숲의 밤은 부정할 수 없이 실존한다. 불하나 밝힌다고 모르는 척할 수 없다.”

 

“이곳에서 인간의 의도라는 것은 얼마나 우스운가 하고 나는 생각한다. 숲의 인간이란 해가 빛을 주면 움직이고, 빛을 거두어가면 멈추어야 했다.”

 

“달은 달을 바라보게 한다. 별들이 언제라도 땅으로 곤두박질칠 것처럼 가득 차 빛이 난다. 반짝반짝이라는 말은 숲의 밤하늘에 떠오른 별을 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다.”

 

“수만 개의 나뭇잎이 바람 한 줄기에 함께 나부낀다. 그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불을 켜는 것이 아니라, 눈을 질끈 감는 일이다. 오랫동안 눈을 감았다 뜨면, 오히려 어둠 속에서 길을 찾을 수 있다.”



“사는 것 자체가 하루를 가득 채운 일거리가 되었다. 움직이지 않으면 먹지도 씻지도 입지도 못했다.”

 

“산 밖에 있으면 산속이 아득해졌고, 산속에 있으면 산 밖이 아득해졌다.”

 

“어딜 가나 노인이 가장 앞서 걸었다. 마치 일을 위해 길이 들어버린 것 같은 그들의 바싹 마른 손이 해낼 수 있는 수많은 일을 보았다. 조용하고 여유롭게 사부작사부작 움직이는 그들과 시끄럽고 부자연스럽고 서툴게 움직이는 나를 보았다.”

 

“그들과 멀찍이 떨어져 조용히 나물을 뜯다가 뱀과 눈이 마주쳤다. 연둣빛과 갈색빛이 오묘하게 섞인 아름답고 견고한 옷을 입었다. 뱀도 보기완 다르게 겁이 많기 때문에 나만큼 놀랐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을 방어하는 일이 아니라면 특별히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나는 한동안 멈춰서 그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노인에게 배운 대로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른다. 뱀은 귀가 없어 땅의 진동으로 누군가를 감지한다.”

 

“여치가 많았던 여름엔 발을 디뎠다 하면 양말이 축축이 젖었다. 여치를 밟은 것이다. (...) 그들은 아무런 저항 없이 발이 오면 밟히는 것으로 생을 마감한다. 매일 아침 발우공양 시간에는 거의 모두가 일어나 삼배를 하고 참회를 한다. 참회합니다. 여치를 밟아 죽였습니다. (...) 그해 여름은 이 말이 매일 아침 돌림노래처럼 반복되었다.”

 

“이듬해는 나방이었다. (...) 정말 마당에 사람이 지나갈 틈도 없이 자기들끼리의 균일한 간격과 구역을 지키며 빼곡히 날아다녔다. (...) 지구온난화로 인해 매해 곤충 개체수가 늘어나고 메뚜기떼가 창궐하여 곡식을 모두 갉아먹었다는 이야기가 절대 과장이 아님을 나는 경험으로 짐작한다.”

 

“이 척박한 돌산에서 새로운 생명을 틔우려면 씨앗부터 심는 게 아니라, 땅부터 만들어야 한다. (...) 수십 명의 사람들이 종일 땅에 딱 붙어 돌만 고른다. (...) 파도파도 계속 나온다. (...) 내가 돌인지 사람인지 종종 헷갈린다. (...) 우리의 행동이 과연 의미가 있는 일인지 생각하는 일을 멈춘다. (...) 밥이 미친 듯이 맛있다.”

 

“절 사람들은 채식만 하므로 똥의 악취가 거의 없고 발효가 매우 잘 된다. 절 사람의 몸이란 천연 퇴비 제조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 나는 똥에 거부감이 없어 퇴비 나르는 일을 도맡아 했다. 똥이 아니라 김이 솔솔 나는 귀한 흙 같아 보였다. (...) 시간이 흐른 뒤 못 생긴 감자가 겨우 몇 상자 분량 정도 수확되었던 것 같다. 밥상에 감자가 나왔을 때 사람들이 울었다.”

 

“(...) 왜 산에서 도망쳐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지 알 수 없다. 해가 뜨는지 지는지, 아직도 하늘에 별이 있는지, 밤이면 땅이 축축해지는지 (...) 나는 모른다. 눈을 마주친 뱀도 없고, 귀 기울일 어른도 없고 (...) 계절은 나를 스쳐가버리고 그저 비슷한 하루하루가 전개된다. (...) 바야흐로 내 세상은 적막하다. 조심할 것도, 배워야 할 것도 없다. 내 몸은 따뜻하고 한껏 게으르며, 무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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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을 다시 잡아야겠다 - 무심하고 담담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법인 지음 / 디플롯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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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이 아니라 ‘우후잡초’...

잠시 전원생활을 꿈꾸던 친지께서도 잡초에 굴복...

산더미처럼 나온다고...

언제나 인간이 지게 마련이라고...

 

그 잡초를 실상사 경내에서 노스님이 온종일 정리하시다니...!



“부처님 도량은 삭도로 막 머리카락 깎은 스님들의 모습처럼 단정해야 한다.”

 

머리카락은 무명(明)초

삭발은 잘못된 생각, 헛된 생각의 무명을 소멸시킨다는 의미...

잡초삭발은 무언설법...

생각에 힘을 뺀 삼매의 아름다움...

 

‘노스님 예행 연습’...!!


의도는 아니셨을지 모르나 오늘도 덕분에 크게 웃습니다.

 

- 득점보다는 실점에 유념하라

: 상식적인 선에서 ‘꼴불견’이 되지 말자

- ‘분석과 비판에서 하(下)심과 공경’으로

: 깨달음이란 생각과 태도의 전환

 

“성 안 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이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법구경>

 

“우리는 (...) 이웃의 은혜와 도움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니 사람과 산천초목에 대한 은혜가 실로 크고도 깊습니다. 그 고마움을 헤아려보니 절로 겸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게 이로움을 주는 고마운 존재에게 어찌 오만하고 함부로 대할 수 있겠습니까? 고마운 분들을 어찌 공경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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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운명을 바꿔 줄 사주혁명 - 사주 알레르기 사전 예방법
최제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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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제현 저자의 책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합충변화’는 그의 사주철학을 이끄는 철학의 개념이다. 자연을 관찰함으로서 인간의 운명을 짐작하는 주역의 원리 상 세상만물 - 우주 - 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어떤 의미로 기계적 물리 운동을 거듭하는 물리학이 설명하는 우주의 모습과 운행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일단 따라 읽을 수 있는 설명과 문장들로 책을 구성하기 때문에 문해력이 낮은 나조차 따라 읽을 수 있다. 새해가 되면 그 해의 토정비결과 사주를 보내주는 친구 덕분에 내 존재의 전제조건이 어떤 기록과 숫자인지 매년 확인하는 지라 무척이나 인문학적인 저자의 책도 찬찬히 읽어 본다.




어조가 편안한 것은 저자가 계절을 바꿀 수 없지만 계절에 맞는 옷을 잘 챙겨 입으면 건강에 해가 없을 것이고 다른 활동도 가능하지 않냐고, 사주명리학에서 설명하려는 것 역시 그러하다고 이야기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친구가 전해 준 운세를 읽으며 몇 가지를 기억하려 노력한다. 경거망동하지 말고 기쁠 때라도 겸손하자. 솔직한 것과 감정적인 말과 행동을 구분하자.

 

나이가 들면 훌륭한(?) 사람이 될 줄 알았다. 그런 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 속에서도 얄팍한 사유나 인내심이 고갈된 감정적 반응에 더 이상 시달리지 않는. 늙어가는 중인데 아직 그런 일은 요원하다.

 

작은 꿈은 한발 더 물러서서, 이제는 생각은 복잡하고 유치하더라도 부디 말로 튀어나오지 않게,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기만을 바란다. 차라리 글로 쓰자! 쓰다 보면 이게 무슨 짓인가 싶어 감정은 가라앉고 글은 지워질 수도 있을 터.

 

합충변화 중에서 합과 충은 내게 닥치는 일들 같다. 변화는 노력이 조금 반영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상황이 X같더라도 그 상황에 스스로를 딱 맞춰 같이 X같아지지 않기를.

- 참고 참던 사람들이 폭발하더라도 재빨리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기를.

- 호흡을 먼저 하고 말은 나중에 할 수 있기를.

- 이미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좌절을 겪어 상처가 깊은 사람들에게 극복하라든지 이래선 안 된다든지 등등의 상처를 더하는 말도 일도 하지 않기를.

- 모르는 것, 못 하는 것도 해치우려고 애쓰지 않기를.

 

공자가 가죽 책 끈이 여러 번 끊어지도록 오래 읽었다는 주역을 나도 읽고 싶은데 그것도 이번 생엔 어려우려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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