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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방 ㅣ 고래책빵 그림동화 19
송담 지음, 이민정 그림 / 고래책빵 / 2021년 12월
평점 :
그림책은 연령 불문하고 읽는데 텍스트가 적고 상상력이 풍부해야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도 많아서 그런 책을 만나면 애를 먹곤 합니다. 현실과 사실에 의지하는 삶이라 더욱 의지적으로 저항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합니다.
<영원의 방>이라는 제목도 제게는 참 어렵습니다. 영원, 을 개념적으로도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아주 아름다운 삽화들을 보면서도 어느 공간에 있는 것인지 상시 존재하는 것인지 필요할 때 등장하는 것인지... 이런 생각에서 놓여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그 방을 찾아갔다.”
흠이 없는 온전한 시간으로 만들어진 방이라는데, 이 내용도 쉽지 않습니다. 배운 것들이 독서를 방해하는 전형적인 경우이지요. 어리석은 저만 겪고 초등생 독자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부럽습니다.
아주 멋진 시 구절로 들립니다. 그런 시간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모든 사람이 다 가진 공간이 아니라 그 방이 없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거나 받아야하는 건가 봅니다.
사냥을 나간 왕이 길을 잃었는데 영원의 방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을 보면 특정 장소에 고정된 장소 같습니다. 가슴에 한 팔이 달린 남자를 만나 도움을 받는데 그의 영원의 방은 많이 다릅니다. 타인의 영원의 방에 머물면서 왕은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떻게 변할까요.
초등학생 창작동화들 중에서도 중의적이고 다면적이고 질문과 생각이 많아질 작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 우리에게도 ‘영원의 방’이 있나요.
- 있다면 그 방이 왜 필요했나요.
- 없다면 우리는 어디서 가장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나요.
- 혹은 영원의 방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나요.
- 살면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일들은 무엇일까요.
- 타인을 존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 폭력이 될 수 있는 동정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