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공부, 스스로 끝까지 하는 힘
김성효 지음 / 해냄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년 동안 이도저도 아닌 일정들로 혼란스러웠던 것도 같지만, 어찌되었든 일상은 이어집니다. 학년은 바뀌고 할 수 있는 일은 적응하는 것이지요. 우리 집에는 성적에 초연한 행복한 중3과 실수에 민감한 맘고생이 많은 초4가 있습니다. 두 분 모두 스펙트럼의 평균으로 좀처럼 들어와 주지 않으시지요. 


행복한 이는 걱정이 덜 되고, 자신이 모르는 문제가 하나만 있어도 몹시 괴로워하는 초4가 더 걱정이 됩니다. 면책을 하려는 것은 아닌데 공부 잘 해야 한다고 그런 류의 말을 한 어른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이의 성취욕과 집착은 학교에서 만들어진 것일까요. 


붙잡고 앉아서 직접적으로 물어 보고 적극적으로 해법을 찾으려고도 않으니, 아이가 문득 이야기를 꺼내고 싶을 때만 심정을 들을 수 있지요. 혼자 생각하고 정리하고 알아서 할 일이기도 하지만, 도움을 청하면 잘 대답한 준비도 필요하겠지요. 그런데 참 어렵습니다. 쓸데없이 복잡하게 생각해서인가요.


공부의 정체를 밝히는 것을 첫 번째 솔루션으로 대뜸 제시하는 당찬 책을 읽어 봅니다. 질문은 다섯 개인데 역시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이 책에서 분류한 자존감 낮은 유형은 아닌 듯합니다. 학습 습관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시험에 대해 ‘공포’가 있는 지는 궁금합니다. 저는 오전만 하고 마치는 기간이라 시험기간에 신이 났는데...


책상과 가장 정리 정돈... 생각보다 매일 하게 되지 않지요. 매일 깔끔한 것이 좋은 건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저는 숙제 먼저 재빨리 하고 저녁 식사 전까지 신나게 놀 생각에 즐거웠는데, 요즘 아이들은 입장이 많이 다르기도 하지요.


과학체험이 생각보다 무척 즐거운 경험일 수 있는데, 판데믹으로 모두 중단입니다. 천문대 방문이란 간단한 체험도 하게 되지 않은 지가 오래입니다. 덕분에 VR 체험은 아주 지겹게 했습니다. 숲 체험은 마스크하고 마냥 즐겁기엔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가을이 깊어지면 좀 나아지려나요.


공룡에 사로잡히는 아이들이 많은 이유에는 특색이 확실한 공룡의 외양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자연사 박물관에 카피지만 실제 공룡 크기의 화석을 재연한 것은 다 알고 봐도 낯설고 기이한 인상 깊은 과학적 체험을 하게 합니다.


어제 공룡으로 하는 심리테스트를 해서 공룡 마인드맵이 반갑습니다. 이보단 훨씬 공룡 종류가 많지요. 이름으로 배울 수 있는 생물과 식생에 대한 재미있는 자료들이 많습니다. 지질학에 과한 최초의 감각을 익히기에도 유용합니다.


환경문제는 지구생태계 전체를 살피는 일이므로 공룡에 대한 관심이 인류세에 대한 지식정보와 관심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내가 사는 공감을 가능한 확대해서 지구공동체와 더불어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어쩌다 가락국 여행 - 해동이와 함께 떠나는 신비한 가야 역사 여행
강담마 외 지음, 강길수 그림, 양희일 사진 / 고래책빵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해 김씨를 만나신 적이 있나요? 경남 김해를 중심으로 존속했던 나라가 가락국입니다. 6가야, 금관가야, 대가야, 본가야, 남가야, 구야국이라는 여러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저는 그 후손(?)이 아니라 잘 모르고 살다, 일본이 역사조작을 시도하다 들통나는 일을 계기로 무슨 사연이 있나, 고대사의 내용은 무엇이었나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삼국유사>에 인용된 [가락국기]에 따르면 시조는 수로왕이고, 구지봉에 6개의 알이 하늘에서 내려와 모두 사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중 한 사람이 수로왕이고 다른 다섯도 모두 가야를 세워 모두 합해서 6가야가 되었고, 금관가야는 맹주국이었습니다.

 

강 하류에는 퇴적물이 쌓여 땅이 비옥하니 경작하기에 좋고, 바다와 접해 있으니 경제, 문화적으로 기회와 자극이 많았겠지요. 신라와는 교류가 많았고 김유신의 할아버지는 신라의 각간이었다고 합니다. 결국엔 532년 신라에 멸망합니다.

 

패한 국가, 여러 가지로 제한을 받은 후손들이 기록을 통해 역사를 고증하고 잘 남기기 쉽지 않았겠지요. 더구나 부침이 심한 한반도 땅에서라면. 그래도 유물은 남았고,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책은 가락국, 가야에 대한 부담스럽지 않은 친절한 소개입니다.

 

여행도 공부여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가능한 시간에 역사 이야기하며 산책하듯 둘러보는 일도 참 좋을 듯합니다. 모든 지방에 특산물과 맛집만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이야기 속 아이들은 옛날 옛적 가락국으로 시간여행을 합니다. 역사 속 인물들도 만나고 대화도 나누고 자신들의 아픔과 그리움에 대해서도 다른 시공간에서 표현해 보기도 하지요. 사라진 나라, 흩어진 사람들, 잊힌 역사,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잃은 아이들, 이 모든 것이 그립고 서글프고 아프고 그래서 소중한 것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관광이든 여행이든 산책이든 어른들 쓰레기 버리지 맙시다. 특히 필터가 플라스틱인 담배꽁초 무단투기 하지 마시길. 읽다가 이 내용에 부끄럽고 놀랐습니다.

 

그리고 예상 못한 이야기의 결말에 너무 놀랐습니다. 설마 이렇게 극적으로 총을 발사하고 모두가 사라질 줄이야! 시리즈로 다음 편이 나오는 것일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잘 가! 할머니 ㅣ 마음 빵빵 그림책 12
정은영 지음, 박성원 그림 / 밥북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코 이래야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도 양육에 대한 신비화를 더하려는 의도도 없지만 어린 시절 할머니는 내게 무척 특별한 분이셨다. 전면적인 사랑을 주고받는 1차적 관계를 가장 깊이 맺은 분이시니까.

 

내 어린 시절도 가물거리는 현실이지만 짐작하건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하고 싶어 여러 흉내를 내며 살았을 것이다.

 

그래도 기억이 나는 것은 사람은 모두 수명이 있어 언젠가 죽는 다는 것을 알았던 순간이었다. 자신의 죽음보다 할머니 돌아가실까 무척 슬펐던 기억이 시간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런 간절함을 잊고 조금씩 분리되면서 살다가 어느 날 임종을 맞았다. 영원한 이별이 뼈에 닿을 듯 아픈 몸의 감각으로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내 어머니가 할머니인 아이들도 어느덧 자라 어린 시절 나처럼 불안하지만 무력한 기분으로 부디 오래 곁에 계셔주시기만 바라고 있다.

 

더 어릴 적엔, 하늘나라 가려면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는 것이냐, 할머니 핸드백은 자신이 들고 따라 가겠다, 차타고 비행기 타고 가는 거냐, 갔다가 언제 오는 거냐, 이런 질문들이 많았다.

 

더 이상 묻지 않게 된 순간이 그날의 나처럼 인간은 모두 죽는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이 깨달은, 내가 아무리 사랑해도 예외는 없다는 현실을 마주한 순간일 것이다.

 

제목만 봐도 피할 도리가 없이 슬퍼지는 책이지만 몹시 다정하기도 하다. 다행이다. 그래도 책을 다 읽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뭔가를 물어 볼 엄두는 안 난다.

 

짧은 시간 함께 하는 이들과 더 다정하게 오늘도 지내시기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페미니즘 리포트 - 탈코르셋부터 소수자 차별 금지까지, 기자 4인이 추적한 우리사회 변화의 현장들
김아영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9월에 <중간착취의 지옥도>를 읽고 저널리스트들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존경심을 일부 회복했다. 기막히고 뭐라 말도 하기 싫은 언론의 행태에 대한 소위 치유의 시간이기도 했다. <페미니즘리포트>도 4인의 기자들이 현장과 기록을 모아 정리하고 분석하여 한 권의 책으로 모은 것이다.

 

4개의 챕터의 주제를 하나씩 맡아 썼다. 1장은 탈코르셋에 관한 내용이다. 마침 며칠 전 라틴어를 꾸준하게 공부시켜(?) 주시는 이웃 덕분에 코르셋에 대한 어원 공부를 할 수 있었다.

 

“프랑스어 명사 corset(m.)은 "몸(body)"을 뜻하는 고대 프랑스어 명사 cors(m.)에 "작은 것"을 나타내는 프랑스어 접미사 -et를 결합시켜 만든 단어로 "작은 몸(small body)"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cheguebara/222527626063

 

속옷인 코르셋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착장’에 달라붙은 갖가지 차별적 요소를 짚어낸다. 교복, 화장, 머리길이 등등. 불과 얼마 전 숏컷 논란도 소환된다. 한심한 고정관념이지만 오랜 세월 공고하게 작동된 점이 끔찍하고 여성들이 깊이 내면화하고 사회화된 것 역시 슬프다.

 

2장은 가장 무겁고 잔혹한 주제인 성범죄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역사 이래 성범죄가 근절된 적이 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한국의 여러 사례들을 통해 범죄의 맥락을 살펴보는 일 역시 시의성과 현실 밀접도가 높아 유용한 공부이다.


젊은 세대는 아니지만 수년 간 한국을 떠나 있던 시기의 사건들에 대해서는 모르는 내용도 많았다. n번방이 악마 같은 놈들이 저지른 별개의 단일 사건이 아니라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예민하게 느끼지 못했던 사회의 모습과 대처를 뒤돌아보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황망하고 부끄럽고 수치심이 든다. 그리고 이런 감정이 애쓴 모든 이들과 더불어 우리가 몇 발짝 나아온 거리라고 믿는다.

 

3장은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이다. 할 말이 너무 많다. 다행히 능력이 최우선이고 연봉 차이가 없는 회사들도 많아지고 있다니 다행이긴 하지만, 그렇게 각자 해결해야될 일만도 아니다. 그리고 경력이 중요한 사회에서 여성의 경력단절이 당연시 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다. 넓고 깊은 논의가 필요하고 재빠르고 구체적인 정책 시행이 필요한 주제이다.

 

4장은 소수자 관련 이슈이다. 여성은 인구의 절반임에도 늘 소수자로 살아왔다는 점에서, 비가시적 존재로 산다는 점에서 언제나 소수자이기도 한 특이한 위치를 갖는다. 바로 어제 트랜스젠더 하사에 대한 대전지방법원 판결이 났다.

 

“오늘의 판결은 차별과 편견의 수렁을 건너는 이정표로, 더 나은 세상으로의 한 걸음으로, 소수자들의 지친 마음에 닿을 희망으로 기억될 것.”

 

4인의 기자는 매일 소모되고 소비되고 잊혀버리는 기사의 속성과 글쓰기에 대한 고민도 많아 보이고, 제대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미래에 대한 제안까지 말하고 싶었던 의도가 느껴진다. 말이든 글이든 생산자 역시 피드백이 중요하고 대화가 귀한 법이다.

 

덕분에 과거의 우리 모습, 현재의 모습, 미래에 바라고 싶은 사회에 대한 생각을 더불어 해볼 수 있다. 각자에게 중요한 여러 주안점이 있을 것이나,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도 하나 같이 무척 중요하고 기본적인 권리의 문제와 맞닿은 것들이다.

 

현재도 가치 있는 책이고, 미래의 독자에게도 2021년에 이렇게 진지한 고민을 나누었다는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작업이다. 함께 떠오르는 다른 책들이 많았던 특이한 읽기였다. 반복되지 않아야할 폭력과 아픔은 반복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이를 위해 기본이자 출발인 차별금지법이 순탄하게 제정되고 시행되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마술 피리 - 동화 속 범죄사건 추리 파일
찬호께이 지음, 문현선 옮김 / 검은숲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찬호께이 작가는 적어도 국내 출간작들만 봤을 때는 매번 스타일이 아주 많이 다르다. 이것도 저것도 다 재미있다는 것 외에는 공통점을 찾을 수가 없다. 대서사를 펼치는 추리대작도 코믹호러도 있다.

 

이전에 일본의 설화, 민담을 재구성한 작품을 읽고 무척 재미있어서 멋진 기획이라 생각했다. 이미 다 알아서 다시 읽게 되지 않는 전 세계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장르를 달리하는 추리미스터리스릴러로 재구성하면 좋겠다 싶었는데, 동화를 재해석한 장단편연작소설이 출간되어 반가웠다.

 

클리셰도 통속도 초반에 범인 알고 추리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다 좋아한다. 내용을 아는 이야기라서 흥미가 떨어지진 않는다. 재밌는데 왜 이렇게 읽는 속도가 느리지 싶었는데, 세 편 중 한편이 300쪽이 훌쩍 넘는구나. 역시 묵직한 분량을 선호하는 작가의 작품답다.

 

<잭과 콩나무* 살인사건> <푸른 수염의 밀실> <하멜른의 마술 피리 아동 유괴사건> 이렇게 세 편이다.

 

* 콩줄기beanstalk란 번역은 아직도 안 해주는구나.

 

주인공 호프만과 한스란 이름은 독일 분위기인데 이야기 속 신분은 영국 귀족이다. 법학 박사가 주인공 직업이라선지, 사건 주인공들은 재판의 피고가 되고, 유무죄를 가리는 현실적인 해결 방식을 취한다.

 

“일단 우리가 아는 사실에서 증거를 찾자.”

 

호프만은 슬쩍 보고도 진실을 간파하는 특별한 통찰력을 가진 인물이고, 한스는 마지못해 따라다니지만 이야기의 화자이다. 단편 두 개는 준비운동처럼 단순하게 재밌게 재빨리 풀어낼 수 있는 사건들이지만 무척 입체적으로 살아난 캐릭터들을 만나는 재미가 컸다.

 

장편에 버금가는 표제작은, 어린 시절에는 상당히 무서웠던 내용을 떠올리며 읽는 중에도, 기억상실에서 회복되는 것처럼 새롭고 흥미로운 스토리로 읽힌다.

 

어릴 적에야 역사적인 배경을 궁금해하지도 연도를 찾아가며 읽지도 않았다. 숫자를 알았다 해도 통사적 이해가 부족해서 의미가 크지 않았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가 팩트와 상상력을 잘 섞어서 들려주니 섬세함과 풍성함이 늘어나서 역사소설처럼도 즐기게 된다.

 

덕분에 마술피리는 동화의 위상을 벗어나서 본격 사회파추리소설이 된다. 엄청 많다 싶은 무심하게 배치된 단서들을 셜록홈즈처럼 추리해나간다. 한스는 왓슨이라기보다는 유쾌한 재미와 잠시의 쉼을 마련해주는 반가운 캐릭터이다. 그래도 무예실력만은 뛰어난 호위이다.

 

스포를 하지 않으려는 강박에 쓸 내용이 별로 없다. 재밌는 작품 즐겁게 읽으시길 바란다.

 

! 서브텍스트로서 다른 동화들도 섞여 있습니다. 찾아보시는 재미도 누리시길!


! 후기가 의외로 길고... 웃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