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 마음챙김 명상 - 초기 불교 문헌과 수행법 안내
아날라요 비구 지음, 김수진 옮김 / 지식과감성#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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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을 한 지는 오래지만 아는 바는 거의 없습니다. 우연히 만난 틱낫한 승려께 걷기명상만 배워 계속 했을 뿐이니까요. 프랑스에 플럼빌리지에 사시던 제 유일한 명상 스승께선 불교 교리나 수행법에 대한 일체 말씀도 없으셨고, 우주의 목소리처럼 보편적인 사는 일에 대해서만 말씀과 글을 주셨지요. 베트남 민주화운동을 하신 젊은 시절 면과 이후 가르침의 내용들이 법정 스님과 닮으셨구나, 혼자 이렇게 생각하고 두 분 모두를 무척 경애합니다.

 

사진: https://plumvillage.org/

 

이 책은 무척 신기하고 권위 있어 보여 궁금한 책입니다. 호흡과 명상에 대한 수행법이자, 전혀 모르는 초기 불교 문헌 관련 내용이 있으니까요. 다들 그러신 건 아니겠지만 주로 내 자식, 내 가족의 복을 비는 대상으로 부처를 대하는 한국 불교와는 촌수가 아주 멀어 남처럼 보입니다.

 

저자는 불교 학자이자 명상 스승인 아날라요 스님입니다. 최대한 대중서로서 명상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16단계로 나누어 설명을 해주십니다. 그러니 불교 이론에 대한 치밀한 논증이나 설법서는 아닙니다.

 

수행법만 관심을 두신다면 앞의 여섯 장을 중점으로 읽으시고, 초기 불교 관련 경전들에 관심이 있으시면 나머지 분량에서 직접 발췌한 문장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님이 쓰신 논평은 아마 처음 읽는 듯한데, 불교의 관점을 이해시키기 위한 친절한 논법입니다.

 

https://blog.naver.com/ksbookup/222463162276

(음성자료)

 

호흡의 기본은 우리도 다 아는 들숨과 날숨입니다. 저는 깊은 숨을 쉬는 것이 좋아서 - 실제로 통증도 좀 줄어드는 효과 - 걷기나 달리기를 좋아합니다.

 

호흡은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로, 우리는 호흡을 두고 떠날 수 없습니다. (...) 우리가 가는 곳에는 호흡도 같이 갑니다. 그래서 호흡은 우리에게 현재 순간을 상기시켜 줍니다. (...) 오직 이번 호흡에만 우리는 마음을 씁니다. (...) 이렇게 현재를 상기키시는 것은 마음챙김의 주요 기능이자 사띠(sati, 팔리어, 스리랑카에서 붓다의 가르침을 적을 때 사용한 언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에 들어 있는 핵심 요소인데, 아날라요 스님은 이를 가리켜 우리가 유념하기 위해 기억해야 하는 것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아나빠나사띠 슷따>라는 낯선 이름에 놀라지 마시고 내용을 읽으시면 16단계의 호흡과 마음 챙김 가이드가 나옵니다. 물론 상식적인 구분 이외에 호흡과 관련된 수행의 깊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깨달음은 그것이 점진적이든 완전하든 사소하다고 볼 수 없으며, 깨어남 자체 즉 체화된 깨어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깨달음은 무척이나 꾸준히 발전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도 합니다.”

 

진지하게 책을 읽고 잘 이해하고자 하시는 분들에게는 불교에 대한 기초지식과 이해가 필요불가결하다고 느낍니다. 저는 읽을 수 있는 것만 읽는 게으른 독서를 하는지라 모두 이해하려는 목표 없이 내용을 읽어 보았습니다.

 

해탈, 열반, 초월은 흔들림이 없는 마음 상태라고 하는데, 하루에도 지치도록 흔들흔들 거리는 저는 순간 진정을 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은 필요하지만, 아예 흔들림이 없는 상태로 살아가는 일은 목표로 삼은 적이 없었습니다.

 

호흡과 명상이라는 수행을 통해 흔들리는 진폭을 좀 줄여볼 수는 있지 않을까 합니다. 혹은 불필요한 불안을 조금은 진정시키는 상태를 배운다거나.

 

이 책에 따르면 16단계의 호흡 챙김의 목적은 본질적으로 평화롭고 고요한 성질을 갖는 것이라고 합니다. 가끔 잠시라도 그런 상태를 경험해보면 좋겠단 생각을 합니다.

 

“16단계 각각은 하나의 현실에 들어 있는 분리된 특정 측면을 특징으로 하는데, 여기서의 현실이란 살아 있음, 지각이 있음, 그리고 몸, 느낌, 마음, 실제와 지혜라는 가장 중요하고 또 서로 완전히 포괄하는 차원들로 매 순간 깨어날 수 있는 가능성의 현실을 말합니다. 언제나 요구되는 것은 똑같습니다. (...) 호흡에 대한 알아차림과 함께 단지 머무는 것인데, 호흡은 그 어떤 대상보다도 필연적으로 순수한 알아차림과 공존합니다.”

 

두통이 며칠 지속되어 어제 MRI 검사를 하고 다음주 화요일 결과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그리고 감사한 이웃이신 정세희 교수 - 뇌질환 전문의이자 교수, 수상 경력에 빛나는 마라토너 - 께서 올리시는 늘 재밌고 유익한 포스팅에 뇌에 관한 내용이 있어 이래저래 오늘은 반드시 운동을 충실히 하겠다 결심을 했지요.

 

걷기 명상으로 시작해서 조금 달리며 깊은 호흡을 하고 나서 읽으니 뭔가 후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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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착취의 지옥도 - 합법적인 착복의 세계와 떼인 돈이 흐르는 곳
남보라.박주희.전혼잎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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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자산이나 투기로 살아온 삶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동소득을 위해 일하는 노동자다그러나 노동자는 미처 종류를 다 헤아려볼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하다한 개인의 삶에서도 노동 조건이 다양하게 변화해가고흔히 말하는 철밥통 직업을 가지지 않는 한 조건은 극히 드물게 개선되고 대부분은 처참하게 나빠진다.

 

대학을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이건 잠시이고 곧 원하는 일을 하면서 마음껏 뜻을 펼칠 직장을 찾을 것이라 의심하지 않았다계산을 꼼꼼하게 해서 소위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는 이들을 한편 안타까워하고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쫓던 즐거움은 몇 해 지나지 않아 당혹과 포기와 좌절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오래 배운 것이 취업에는 하등 도움이 안 되어 강사자리를 전전하다외국기업 한국지사에서 일하다안정된 직장의 필요성을 뒤늦게 절감하고 공사에 들어갔다 부조리한 조직생활에 좌절했다다시 사기업에 취직해서 밤샘 근무를 격일로 하다 일 년 만에 몸이 엉망이 되었다그나마 계약 사기로 회사 프로젝트가 중단되고 소송에 휘말리자 그마저도 사라졌다.

 

공부도 일도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어떤 일이건 마감을 어겨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하고 싶었던 공부를 오래하며 취업 최적기를 지났다는 이유로 벌을 받는 것과 같은 세월을 견뎌야했다뭘 그리 잘못 살았을까어제는 서로가 힘들어 아슬아슬하게 버티던 거래처 한 곳이 기어이 멈췄다불안이 덮치고 두통이 심해진다앞으로 내가 할 노동의 형태는 무엇일까.

 

그동안 아직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뉴스보도들에 심장이 긁히는 기분이 든다세상의 다양한 분야에는 하청노동자들이라 불리는 이들이 있다인구는 줄어든다고 해도 사람 귀한 줄 모르는 세상이라 간접고용된 노동자들은 언제나 보충 가능한 존재들이라 여긴다절박한 이들은 매일 늘어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겠지.

 

몇 달 전 집단 해고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부당한 해고에 저항하고 있을까다른 분야에 다시 간접고용되었을까. 2018년 화력발전소 산업재해로 사망한 간접고용 노동자 용균씨의 마지막 월급명세서 실지급액은 211만원이었구나용역업체는 311만원이나 가로채 갔구나원청업체 낙하산들인 하청업체 사장들은 아무 것도 생산하지 않으면서 연간 억대를 받는구나.

 

8시간 업무를 기준으로 계약을 하고 야근 수당은 계산하지 못한다고 하던 내 경험은 이 책의 노동자들도 고스란히 겪고 있다급여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업무타인의 생계지급금을 쥐고 휘두르고 내치는 관리자들과 또 다른 을들세상은 코로나 전후로 나뉜다고 하지만 고용과 노동은 이전에도 지금도 이런 형태가 다반사일 것이고 저항과 노력을 통해 법을 바꾸지 않는 한 미래 역시 그러할 것이다.

 

그런 안전장치도 지금은 없어요도급계약서에 용역업체가 노무비를 전용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걸 수는 있어요그런데 그렇게 하는 곳은 없죠.”

 

그런데 현재의 그리고 미래의 나는 새로운 노동 계약을 할 때 이 조건을 요구할 수 있을까할 수 없는 변명을 더 열심히 찾을까낙하산 사장들이 퇴직 수순을 밟듯 챙겨 가는 여정에 하청업체의 운영 형태가 존재하는데이 모든 것이 다 합법이라는데.

 

1998년 파견법이 가진 간접고용의 위험성을 미리 알고서도 기업의 선의를 믿자고 사이비종교처럼 국민을 우롱했다는 걸 이제야 배운다. 2021년까지 모든 정부는 기업의 대변인을 자처했고 파견업체에 유리한 규제 완화를 계속해왔다사람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말 말고 행동을 보라는 말을 나는 신뢰한다정치인들 역시 마찬가지이다어떤 법을 발의했는지를 보면 공약을 광고하고 표를 구할 때보다 더 정확히 그 사람이 보인다.

 

아파트 경비원에게 선풍기와 목장갑을 지급하는 일물류센터 노동자들이 쉴 그늘막을 설치하는 일은행 경비원에게 마스크를 지급하는 일이 기업 경영을 어렵게 하고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일인가답답함과 기막힘을 거쳐 분노가 치민다사람들이 절규 하게 만드는 데에는 이 모든 것들이 퇴적되어 한이 되는 오랜 시간이 있었다.

 

모르겠다이 책을 읽으며 내가 느끼는 숨막힘과 갑갑함이 실은 내 처지를 불안해하는 투사의 감정인지타인의 삶이 나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는 제대로 된 인식에서 비롯된 공감인지이 감정은 솔직하다 하더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그 역시 거짓에 다름 아니다피할 수 있으면 다시 적당히 외면하고 희생 없는 응원과 후원만으로 면죄 받고 싶다.

 

중간착취’, ‘지옥도’, ‘원청’, ‘하청이라는 단어들을 세상으로 끄집어내고 기록하고 출간하여 알린 모든 분들의 결심과 노고가 감사하고 존경스럽다덕분에 나처럼 게으르고 비겁한 사람도 그 모든 악행의 배경과 노동 현실을 배웠다이제 나는 적어도 이 단어들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다현실은 분명 좀 더 보이고 때론 고민을 할 것이며 뭐라도 참여하고 싶을 것이다.

 

착취 지옥의 한 가운에 계신 당사자들을 떠올리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선 나를 생각한다보이고 느끼는 문제들이 있어도 남들이 해결하도록 빠져나가 산 탓에 여기에 이르렀을 것이다우리는 지독하게 불안하고 견디고 버티려는 힘이 빠져간다국회의원들과 고용노동부 직원들은 어떤 심정인가교묘해지는 착취 행위에 솔직하게라도 대응할 생각은 있는 것인가.

 

김훈 작가님 감사합니다.

이건 잘못이다라고 분노하시는 문장들 틈에서 잠시 긴 숨을 쉬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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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솔시레 -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조희태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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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교사가 되고 싶던 꿈을 이루었고 글쓰기도 좋아하셨지만시력을 잃어버리는 시련을 겪으시고 소리책을 듣고 키보드 자판을 익혀 글을 남기셨다.

 

<줄눈 낙서 솔시레>로 소설가로 등단하셨고블로그 활동을 하며 글들을 올리시고 시각장애인 잡지에 글을 연재 중이시다.

 

피아노 화음으로 배운 화음솔시레시레솔에 열세 살을 위한 혹은 연령 무관 독자를 위한 어떤 이야기를 담으셨는지 궁금해서 펼쳐 보았다.

 

처음부터 줄곧 끝까지 읽지 말고 차례를 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해서 읽으라고 가르쳐 주신 요령을 따라 읽어 본다.

 

루이 브라유는 오르간 연주 실력이 뛰어나 갈채를 받으면서 편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그것을 포기하고 점자 만들기와 점자 보급에 자기 일생을 바치었다.”

 

목차를 먼저 읽었는데 44명 중에 모르는 이들이 꽤 많다그리고 당혹스러운 소제목도 눈에 띈다어느 책이나 저자의 사견이 반영되기 마련이니.

 

이 많은 이들이 열세 살에 다들 기록될만한 무언가를 했다니 놀랍기만 하다나는 무엇을 했는지 기억을 오래 전으로 되돌려 본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플루타코스 영웅전> 등 책 읽기를 좋아해서 인쇄소 종업원 일을 마음에 들어 했다는 일화가 눈에 띈다완역본이 출간되어 이번 생에 마지막으로 읽겠다 결심한 직후라 열세 살이 아닌 독자지만 반갑다.

 

<프랭클린 자서전>의 내용 중에 어릴 적 권고 받은 가르침의 내용들이 많아서 신기하고 반가워 읽어 본다꼭 따르라거나 못 지키면 벌을 받지도 않았지만 어떤 것들은 오래 영향을 미쳤고 어떤 것들은 지금도 비슷하게 지키고 있다습관이 된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절제배부르도록 먹지 마라.

시청률이 높다는 먹방이 끔찍한 내 정서의 기저에는 탐식에 대한 경고를 자주 들어서가 아닌가 싶다말기암 치료 중이라 식사가 고역인 분들이 먹방을 시청하며 음식을 드신다는 소식을 듣고 강렬한 감정이 좀 누그러지긴 했다그래도 여러 가지 이유로 먹방이란 프로그램은 참 난감하다.

 

침묵남에게 유익하지 않은 말은 하지 마라.

만약 남에게 유익한 말을 하라는 것이 가르침이었다면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질서모든 물건은 제자리에 정돈하라.

살아보니 시간과 체력과 정신 낭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결단결심한 것은 반드시 이행하라.

언젠가 꼭 한 번은 깨고 싶은 금기 사항!

 

절약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유익하지 않는 일에 돈을 쓰지 마라.

어째서 절약의 덕목인지 헷갈리지만오전에 병원에 다녀오면 세상만사가 귀찮지만 꾹 참고 포장배달에 돈을 쓰지 않는다아픈 건 나만이 아닌 것 같아서다른 사람들도동물도식물도공기... 다 아프다그 이유에 인간이 편리함을 찾아 하는 활동이 거대하게 자리한다.

 

진실남을 속이지 말라.

어떤 통계에선 인간은 하루에 거짓말을 100회 이상 한다는데 나는 내가 그렇게 부지런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거짓말은 부지런하고 기억력이 좋은 사람들이 가진 능력이기도 하다.

 

정의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 남에게 돌아갈 유익을 빼앗지 마라.

동시대의 남도 아니고 인간은 미래 세대의 유익을 빼앗았다우리는 어쩌면 늙어 죽겠지만 늙게까지 살지 못한 이들도 있을지 모른다정의롭지 못한 일이다오래 전 공부한 환경정의를 이제 현실로 실감한다.

 

청결몸과 습관의복 등을 항상 깨끗이 하라.

몸과 의복은 쉬운데 습관은 쉽지 않다.

 

평정사소한 일이나 일상적인 일에 흔들리지 마라.

매일 혹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흔들흔들한다.

 

(...)

 

위인전과는 많이 다른 인물 소개와 설명이지만 풍성한 이야기들 속에 관심을 끄는 내용을 발견할 수 있으면 독서의 목적이 잘 성취되었다고 믿는다저자가 언급했듯이 순서대로 일독이나 완독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큰 장점이고 열세 살 한정이 아니라 가독 시간이 너그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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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아일리시 - I’M THE BAD GUY,
안드리안 베슬리 지음, 최영열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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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llie Eilish Pirate Baird O‘Connell: 빌리는 작고하신 할아버지를 기리기 위한 이름. 아일리시는 원래의 이름이 될 뻔 한 부모님 마음에 처음 든 이름. 해적을 뜻하는 파이럿은 오빠의 강력한 주장. 베어드는 엄마가 지어준 이름. 아빠는 오코넬이라는 성을 물려 줌.


2013년 빌리 아일리시를 알았다면 나도 무심코 그런 말을 했을까? “쟤 진짜 어려!” 그래미상 수상과 제임스 본드 테마곡 <No time to die>를 부른 것도 몰랐다. 영화를 안 봐서.

 

https://youtu.be/2I1ZU5g1QNo (심장 쏟을 뻔! 경애하는 한스 짐머Hans Zimmer와 함께이다. 한스 짐머가 음악을 담당한 영화 리스트를 갖고 있던 나는 무조건 좋아졌다.)


책 출간 소식을 접하고 한 때 꿈이 가수였던 우리 집 십대에게 물어봤더니 2019년 빌보드 차트 1위를 한 뮤지션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BTS 빌보드 차트 순위로 관심이 쏠리기 직전이구나. 음악, 영상 제작, , 패션, 미술 등등 다종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예술가를 만나 즐겁다.

 

무척 재밌으면서 지적이고 점점 더 매력적인 사람이 될 것 같다는 느낌. 몇 개 안 읽었지만 이렇게 솔직하게 SNS를 활용하는 것이 살짝 걱정이 되는 기성세대이다.

 

잠시의 뜨거움이 아니라 점점 더 풍성한 활동으로 지속되는 시간이 좋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는다는 것은 얼마나 큰 안심인지.


인상적이고 유쾌한 내용은 빌리의 집안 분위기이다. ‘피아노 세 대와 고양이, 강아지 그리고 음악과 함께 사는 삶.’ 유일한 규칙은 탄산음료 금지! 홈스쿨링, 깊은 우정을 나눌 수 있는 형제이자 음악 동료. 아주 평범하지만 비범한 부모의 양육 방식도 멋지다.


벽은 가족들이 그린 그림, 사진, 손으로 쓴 메모지들로 빼곡했다. 선반에는 책들이 잔뜩 꽂혀 있었고 집안 곳곳에 악기가 굴러다녔다. 피아노는 총 세 개가 있었는데, (...) 바깥에는 손으로 직접 만든 나무집, 타이어로 된 그네와 잔디밭이 있었으니 어린아이에게 필요한 건 모두 있었던 셈이다.”

 

곡을 만들어 함께 노래하는 것이 일사인 집이었다. (...) 집에서 음악보다 우선시되는 것은 없었다고 빌리는 회상한다. 늦은 시간이더라도 어떤 식이든 음악을 연주하고 있으면 얼른 가서 잔소리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니 자신의 방에서 집에서 작곡한 음악을 음악 공유 플랫폼에 올렸는데 5년 뒤 2020년에는 미국 최대의 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드에서 5관왕을 차지했다.


'절제된 창법으로 속삭이듯 잔상을 남긴다는 평이 빌리의 목소리를 수식할 때 자주 쓰이는 단어들이라고 한다. 글과 사진으로 다정하고도 상세하게 만나고 나니 음악으로 표현되는 빌리 아일리시에 익숙해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졌다.

 

https://youtu.be/thaqhuAs0Jw (2년 전에 한국에서 공연.)

 

https://www.youtube.com/c/BillieEilish/videos (유튜브 홈페이지. 천천히 들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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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에 끝내는 대화의 기술 - 일, 사랑, 관계를 기적처럼 바꾸는 말하기 비법
리상룽 지음, 정영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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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우리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뿐 아니라 사고를 결정하고 최후에는 문화를 결정한다.” 

사피어-워프  심리언어학자



책의 내용보다 저자가 궁금해서 읽어보았다현재는 베스트셀러 작가영화감독기업의 CEO이고어릴 적에는 각종 말하기대회에서 수상을 했는데국방대학 -육사 비슷 에 입학했다가 자퇴하고 사교육 기업에 취직해 인기 강사가 된다.

 

기술보다 살아온 에세이를 잔뜩 들려주면 좋겠다 싶었는데아주 충실하게 관계와 장소목적에 따라 다른 말하기 방법들을 알려준다말하기에 관한 조언이 아직도 필요한가 나이가 민망해지다가도 어떤 주제든 모르는 게 늘 있는 법이란 걸 떠올리며 읽는다.

 

본인의 작은 실수에 자책하며 자신을 괴롭히는 것처럼 타인의 실수나 잘못을 용납하지 않는다. (...) 대화와 소통에는 관용의 자세가 필요하다.”

 

아무 생각 없이 혹은 대책 없이 상대의 의견에 무조건 동의해서도 안 된다. (...) 상대의 관점에서 합리적인 부분을 찾자역지사지는 소통의 기본이다.”

 

원하는 방식대로바라는 바대로 100% 실천하며 살 수 없다는 건 뭔가 부족하기 때문이고그에 대한 보충이 말하는 법에 대해 차분히 들려주는 책읽기라면 잘 해볼 수 있다말보다 글이 편할 때도 많고, 7:3 정도로 말하기에 에너지가 훨씬 많이 소모된다는 느낌도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고른다.”

 

누군가를 알고 싶다면 그가 하는 말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회사에서 의견이 분분한 회의나 토론을 할 때에는 한없이 차분해지는데 가장 힘들고 돌발이 많고 어려운 것은 역시 사적관계에서의 언어생활이다서로가 서로를 조금씩 어려워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살짝 긴장해야 예의를 지키고 뜻밖에 쉬워지는 일들도 있으니까.

 

사람마다 개인적으로 민감한 주제가 있다.”

 

당연한 내용들도 많지만 대화와 소통에 대해 읽다보니 나의 말하는 방식이 생각을 차지하게 된다상처가 될 거란 생각을 하면서도 뾰족하게 굴었던한 차례 감정을 거르기 싫어서 목소리만 차분하고 아마도 다른 모든 것은 칼날처럼 느껴졌을상대에 관해 열심히 생각하지 않고 내가 아는 최선의 혹은 편안한 방식의 대화법을 고수했던 순간들.

 

직장은 복잡한 곳이다. (...) 협력의 핵심은 소통이다. (...) 모두가 자신과 같은 생각이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소통은 예술이자 심리학이다. (...) 다른 뜻 없이 본인의 의견을 드러내 상대와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좋은 소통이 된다오해를 부르지 않기 때문이다.”

 

왜 1시간에 대화를 끝내야 하는지 설득 당하지 못해 기술은 못 배웠다. 


거의 매일 무슨 말이든 하고 사는 삶이니 남은 시간은 좀 더 무해하게덜 민망하고 당황하며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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