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부를 위한 투자 공부 - NFT, 메타버스, 블록체인이 바꾸는 돈의 미래에서 기회를 잡아라
신진상 지음 / 미디어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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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잠시 잊었다 일요일 저녁이면 다시 가슴이 갑갑해지는 증상을 겪으며 산다잠시라도 잊을 수 있는 시간이 있어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지나만 그런 건 아닌 듯하고원래도 하기 싫던 밥벌이는 그 외에 기대할만한 것도희망을 가질 일도공감할 일도 없는 시절 덕분에 더 끔찍해졌다.

 

일 해야 먹고 살지란 문장만 곱씹으며 함께 밥을 씹어 삼키고 일한다는 지인의 이야기에 나도 밥을 씹어 삼켜야겠단 생각을 한다여름엔 식욕이 너무 없어서 격일제로 밥을 씹는 중이다꼭 계절 탓만은 아니겠지만.

 

티핑포인트는 지났고 기후비상의 시기에회복 불가능한 골짜기로 완전히 떨어질 시간이 5-6년 남았다는데지금 줄여도 기도를 해야 할 판에전혀 그럴 의사가 없는 정책들만 보인다기후학자들 얘기를 들으면 계획이 무슨 의미인가 싶지만혹시 예측이 틀려 수십 년을 더 살아남는다면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노동소득이 정직하긴 하지만 언제까지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해야하나소득이 줄거나 노동이 불가능한 연령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한국처럼 사람 쓰고 버리기가 쉬운 사회에는기능을 하는가로 판단하는 사회에서는 노후가 두렵다.

 

무탈하게 평안하게 살아도 생활비는 필요하고돌발 상황이 생기면 대책도 필요하다다 예상하고 충분하게 잘 준비하기란 불가능하지만속 편하게 매일을 사는 일도 마냥 편하지만은 않다짠테크는 확실한 내 돈이 되긴 하지만대단한 과소비랄 게 지금도 없으니 뭘 더 짜야할 지도 난망이다.

 

과학기술로서도 산업상품으로서도 메타버스는 늘 헷갈린다나만 그렇고 다른 사람들은 다 이해하고 사용하기 편한지는 모를 일이다베타 버전의 메타버스 체험을 해보았는데도 파악이 제대로 안 된다가상공간으로 현실을 옮긴다는 개념을 알겠는데...

 

메타버스의 미래를 그려 보면 반드시 기반 기술이 되는 VR이나 AR 혹은 XR 기술과 보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현재는 메타버스가 기술을 앞서서 견인하는 중입니다가상 현상을 현실처럼 느낄 수 있는 기기그것도 거추장스럽고 무거운 HMD(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대신 안경과 비슷한 스마트 글래스 같은 가상현실 기기가 등장해야 합니다현재 이 기술을 선점하는 기업은 VR에서는 미국의 메타플랫폼스이며 AR에서는 애플의 AR키트와 구글의 AR코어입니다애플은 AR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2023년까지 아이폰에 필적하는 VR 기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기업들은 메타 영역으로 사업 데이터들을 옮기기 시작했고 이미 일 년 이상 아예 기업명을 메타플랫폼이라고 더 이상 솔직할 수 없게 정체를 드러내기도 한다곧 인류는 메타 사피엔스가 될 거라는데그렇다면 이전 기반 산업은 어떻게 되는 걸까.

 

기술은 너무 빠른 속도로 변화해 계속해서 신조어가 나오고 있고 이에 따라 세상이 바뀌고 있습니다메타버스와 NFT 등 문화도 급격한 변화를 겪는 중입니다모든 것이 변하고 있음은 불편한 진실입니다세상이 변하면 투자자도 변해야죠.”

 

대단한 투자자는 아니지만가치 투자나 선호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이제는 기술과 문화를 함께 이해해야 산업 전망이 보인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당연히 메타 영역에는 문학음악미술영화게임 등 문화 영역 전반이 들어올 것이다.

 

빈도 확률은 주가의 차트를 중시하는 기술적 분석에서 중요하고주관적 확률은 전망과 예측에 본질적으로 중요하죠모든 것을 확률적으로 생각하면서 항상 확률이 높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 바로 양자역학이 투자자들에게 가르쳐 주는 투자의 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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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1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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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990년대에 대학에서 기초과학 물리를 전공했기 때문에, 과학을 전공하는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작품에 묘하고 복잡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 1950-60년대 미국처럼 1990년 대 한국에서도 종종 구경거리가 되는 일이 있었으니까.

 

학생도, 물리학 연구원도, 교수도 여성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자연과학대 건물에는 여성화장실도 없었다. 어차피 시집갈 여학생들은 선 볼 때 유리하게 학점이나 잘 주자는 교수도 있었다. 이런 엉킨 사적인 경험과 감정에서 출발했기에 읽는 동안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나는 과학자입니다. 그게 나다운 모습인데요.”

 

그런데! 짐작과 달리 똑똑하고 결단력 있는 주인공이 드라마 주인공처럼 삶을 펼치는 내용 전개에 놀라고 신기했다. 유쾌한 일이고, 덕분에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재차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픽션을 논픽션으로 진지하게 읽어도 괜찮은 건지, 잠시 고민했다.

 

1950-60년대 미국, 여성은 인권을 누리는 존재가 아니었다. 60-70년 전이다. 대중문화가 등장하고, 산업 기술과 상품이 일반에 보급되고, 중산층이 출현하고,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풍요사회에 대한 꿈이 현실이 되었지만, 여성의 삶은 같은 속도로 변하지 않았다.

 

시스템대로 움직이지 마요. 시스템을 뛰어넘어버려요.”

 

재밌는 소설인데, 가독성이 좋아 술술 읽으면서도 미국 근현대사에 대한 궁금증으로 자꾸 검색을 하게 된다. 덕분에 여러 가지를 새롭게 배울 수 있어 좋다. 새삼스럽지만, 갑갑하게만 느껴졌던 세상이 숨 가쁘게 변화해왔단 상반된 느낌을 받았다.

 

내 일상을 잠시 떠나, ‘인권 상황을 짚어본다. 작품 속 미국 여성들은 은행 계좌 개설도 불법, 배심원도 불가, 법 집행도 불가, 아이비리그대학도 군사학교도 입학 불가, 전투 참여도 우주비행사도 불가, 보스턴 마라톤 참가도 불가했다. 피임약도 못 먹고 출산 휴가도 없었다.

 

최근 낙태법 관련 퇴행이 떠올라 이렇게 간단히 사라지는 권리에 대해 더 쓰게 느꼈다. 서사를 따라가기가 어렵지 않다는 것이 씁쓸하다. 당대의 상황을 감안하고서도 무척 충격적인 일들이 이어진다. 여성 과학자의 갈등과 성취쯤으로 작품을 말랑하게 짐작한 내 문제일 것이다.

 

대학원, 연구소, 학계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연령의 여성들에게 가해지던 성차별과 성폭력이 비참하다, 바로 얼마 전 대학에서 성폭행 후 죽임을 당한 사건이 떠올라 쉬었다 다시 읽어야했다. 변화를 가져올 화학()의 역할이 간절히 보고 싶었다.


 

자신에 대한 의심이 들 때마다,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이것만 기억하십시오. 용기는 변화의 뿌리라는 말을요. 화학적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어릴 적 화학은 퍼즐처럼 재미있었다. 전자가 움직이는 것만으로 전혀 다른 물질이 태어나는 것이 신기했다. 화학은 결합과 분해라는 변화를 보는 학문이다. 물질의 원리가 이렇다면, 사람이 만든 것들을 극복 못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용기가 생긴다.

 

내일 아침 일어나면 다짐하십시오. 무엇도 나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내가 뭘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더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 규정하지 말자고. 누구도 더는 성별이나 인종, 경제적 수준이나 종교 같은 쓸모없는 범주로 나를 분류하게 두지 말자고.“

 

손 글씨로 써서 내 눈에 잘 띄게 여기저기 붙여두고도 싶고, 다른 이들에게 행운의 편지처럼 보내고도 싶다. 1960년대 여성 화학자 엘리자베스가 동료 연구자들에게 배척당하고, 재정 지원이 없어 수상 경력도 없고, 연구 논문도 빼앗기면서도 이런 생각을 했다고.

 

노력해본 사람들은 하지 않은 이들보다 어려움을 더 잘 안다. 사유의 전환도 고통스럽고 배움에 따라 사는 일도 수많은 벽을 마주치기 때문이다. 그러다 잦은 좌절이 절망이 되면 살던 대로 살게 된다. 그 순간들은 모두 날카로운 통증으로 기억된다.

 

은근히 노골적으로 혹은 더 열렬하게 남의 편이 되어 적이 되어 통념을 강요하는 여성들의 모습은 늘 슬픈 풍경이다. 당시에도 지금도 사라지지 않은 외부 상황에도 좌절하지 않고 엘리자베스가 육아 중에 요리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은 동화처럼 멋진 일이다.

 

요리는 화학입니다. 화학은 생명이지요. 모든 것을 바꾸는 여러분의 능력, 바로 자신을 바꾸는 능력도 여기서 시작됩니다.”


 

너무 느긋하게 보았나 싶어 이제와 반성이 되는 <히든 피겨스>가 생각났다. 세상에 맞서는 용기는 어디서 지속력을 얻는 것일까. 꼭 지켜내야 할 내 정체성이란 것은 또 무엇일까. 저자 보니 가머스는 예순 다섯에 데뷔를 했다. 그가 페이지마다 스며들어 있는 듯하다.

 

위험을 감수하십시오. 실험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 주방에서 두려움 없이 행동한다는 것은 곧 삶에서 두려움 없이 행동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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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2 - 다양성 너머 심오한 세계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2
브래디 미카코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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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보고 겪고도 깨달음이 늦는 경우가 적지 않다혼자 새로운 발견을 한 것처럼 친구에게 물었다연차를 두고 한 작가의 에세이를 1, 2로 시리즈로 읽은 적이 있냐고이후로 3, 4, 5... 더 글을 써주실까혹 이게 완결인가자주 읽고 싶은 글이라 복잡한 마음으로 일독했다.

 

브래디 미카코 저자의 에세이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대화체로 주고받은 문장들이 꽤 생생하게 오래 기억된다는 것이 좋다. 2권을 받아 들고 1권을 떠올려보니 다양성에 관한 대화들이 기분 좋게 복기되었다.

 

가뿐한 방식으로 무거운 주제들을 적나라하지만 담담하게읽는 동안 음성 지원되는 듯 전달되는 멋진 글이다한 때 극동far far east아시아인으로 그리치니 천문대가 상징하는 기준/표준 국가 영국에서 살아본 경험으로 저자의 일상을 짐작하고 상상을 더하여 읽었다.

 

곰곰이생각하는 게 중요하구나.”

 

누군가를 곰곰이 생각한다는 건 그 사람을 존중한다는 뜻이니까.”

 

곰곰이 [부사여러모로 깊이 생각하는 모양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판단이 지나치게 빠르고 그럴 경우 그리 쓸모 있는 생각이나 결론에 이르지 못한다관련 정보는 더 공개되었는데도 판단 오류는 그치지 않는다그건 어쩌면 태도의 문제일지 모르겠다. ‘곰곰이가 빠진.

 

우리 아이는 모두 중 한 명에 지나지 않아.”

 

자신의 아이가 특별하길 바라는 양육자들에겐 이 말이 어떻게 들릴까내겐 기도처럼 들린다생득적으로 모두 중 한 명에 속하지 못한 누군가들에겐, ‘모두 중 한 명이 되기 위한 지난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모두 다 특별해서 모두 다 특별하지 않는우리 모두는 모두 중 한 명이 되는 사회는 상상 속에서도 구현된 적 없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라이프그런 거잖아후회하는 날도 있다가 후회하지 않는 날도 있다가그게 반복되는 거 아냐?”

 

저자의 13살 아들이 라이프란 그런 거라고 해서 우리 집 십대들에게도 <‘라이프란 무엇인가물어 보았다예상 못한 심오한 답변을 들었다.

 

라이프란 영어잖아.

 

그러네영국에 사는 저자의 아들에겐 라이프가 경험한 개념어겠지만우리에겐 우리 삶을 표현할 다른 단어가 필요한 거였다그래서... 너희들 태어나 살아보니 어떠니...? 내가 모르는내게 말해주지 않는 너희들의 세계가 다채롭기를 있는 힘껏 응원할게.

 

역시 브래디 미카코의 에세이는 특별하게 좋다네 번 모두 다 좋았다다독 클럽의 첫 책이라 참 반가웠다곧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시 아 순See you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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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수련 마음 단단 - 검도 인생 20년 차, 죽도를 죽도록 휘두르며 깨달은 것들
이소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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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하게 성실하게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삶을 사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결과를 보기 전에도 그런 태도를 가진 이들을 보는 것이 좋다. 억지도 무리도 없이 그렇게 단정하게 일상을 닦아내듯 만들어가는 이들의 동료가 되고 싶다.

 

출발선도 환경도 달라서 평등도 공정도 어려운 현실에서, 안타까워하고 바로 잡기는커녕, 도중에 새치기를 하고 가로채기를 하고 타인을 넘어뜨리고 함정에 빠트리고 수확물만 빼앗는 협잡꾼들과 사기꾼들이 역겹다.

 

농담이든 진담이든 인생 한 방! 이런 유의 포부를 밝히는 이들이 좋지 않다. 그 한 방이 요행인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반칙이자 불법 거래이기 때문이다. 직접 도전해본 적 없이 늘 결과물만 탐을 내었으니 타이틀을 단 인간 자체는 더욱더 저질스러워진다.

 

저는 되어가는 사람이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대학교 학부 때 1년 선배가 여성 검도인이었다. 굳게 쥔 손마디처럼 표정도 야무지고 단단한 사람이었다. 그리고는 살면서 여성 검도인을 본 적이 없다. 소문도 들어본 적이 없다. 이 책에서 만난 저자가 가장 상세히 알게 된 처음이다.

 

검도를 대하는 마음은 작아지거나 커지길 반복한다. 그 크기가 어느 정도든 웬만하면 도장에 가서 죽도를 휘두른다. 그렇게 검도하는 나는 일상이 되었다.”

 

경험하지 않아 잘은 모르지만, 20년간 꾸준하게 해온 이유가 이기기위해서는 아닌 듯하다. 무엇이 좋았을까. 맞고 때리고 하는 운동이 무서운 나는 아마 시도하지 않을 테지만, 그래서 더 집중할 수 있는 면은 분명 있을 것이다. 인터뷰라면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었다.

 

마음이 재처럼 닳아버린 어른한테는 로망이 낯설다. 아니 낯설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잘못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 사회생활에서 쪼그라드는 어른들에게도 신나서 껑충 뛰어오를 유치함이 있었으면. 그들이 검도장에서만큼은 자기 자신을 활짝 펼쳤으면.”

 

얼마나 많이 맞았을까. 그래도 계속했다는 건 그걸 견디면 무언가 다른 것이 있기 때문이겠지. 상상 속에서도 정말 두렵지만, 그래서 대단하게 느껴진다. 저자가 검도를 배우기 위해 애쓴 모든 시간이 근사한 업적처럼 느껴진다.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벽처럼 무너진다면 좀 더 회복 탄력성이 생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깨지고 또 새로워질 수 있기를. (...) 부서짐과 단단해짐의 반복, 그 어디쯤에서 일희일비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얻을지 모르니까.”

 

꾸준함과 수용은 혼자서도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나와 검을 맞대어줄 상대는 타인이다. 그래서 저자가 동료 얘기에 애정을 담았구나 싶은, 조금은 간지럽고 따뜻한 풍경을 조금 본 듯도 하다.



나도 겁이 많은데, 기본기를 다지는 시간보다 외면하는 시간이 더 많았던 삶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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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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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한terrible 소설에 관한 소문을 들었다. 20세기 물리학을 함께 공부한 동기들이 양자역학()들을 소재로 한 본 적 없는 문학이 탄생했다고 했다. 살짝 억울한 발작적인 흥미가 솟구쳤다. 누가 읽을 수 있다는 건가


문학적 불안이 엄습하고 물리학의 체념적 수용이 드러나는 지적인 제목이다. 원제Un verdor terrible는 해마가 손상된 뇌를 깨우는 질문을 불러 일으켰다. 푸르름 그리고/혹은 광기verdor. 세계의 비밀을 밝혀 (희생을 줄이자는 순진한 세계관으로 야기된)멸망의 무기로 오용된 입자 물리학의 뒤틀린 운명이 떠올라 기분이 서늘해졌다


논픽션소설이란 단어 구성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장르 또한 범상치 않게 도전적이다. 이율배반처럼 느껴지는 매력적인 세계에 입장하며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


아주 영리하게 배치된 색colour들이 눈에 띈다. 색이란 빛, 입자, 에너지, 물리학의 대상이다. 오랜 세월 생물학적 특성으로 인간은 가시능력 안의 관찰정보만을 모아 원리와 법칙을 찾았다. 다채롭고 감각적인 메시지이다. ‘보인다고 믿는 관찰세계의 본질을 알 방법이 없으니, 불가지의 영역인 양자역학으로, 제목이 지시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다가선 기분이다


특이점이 맹점이며 기본적으로 불가지라는 사실이라고 그는 말했다. 빛은 특이점에서 결코 탈출할 수 없으므로 우리의 눈은 특이점을 볼 수 없다. 우리의 정신 또한 특이점을 이해할 수 없다. 특이점에서는 일반상대성 법칙이 여지없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물리학은 아무 의미도 없어진다.”71 


새빨갛게 물든 손톱, 푸르른 밤의 깊은 어둠, 폭력으로 물든 제복, 인간이라는 존재의 실존과 과오로 온통 얼룩진 뿌옇고 흐릿한 색감, 덮이고 썩어서 무화된 모든 비극을 품고 생명을 키워내는 흙earthy , 알지 못하는 근원적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별빛


인간은 과학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색()을 좇았다. 우주의 디폴트 값이 어둠과 죽음이라는 것을 애써 부정했으며, 빛과 생명이라는 찰나의 나타남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며 사랑했다. 그 열정이 광기가 될 때까지


두려움과 호기심 중 누가 주동력인지는 모르나, 자력으로 멈출 수 없는 구동 상태로 자신이 발견한 것이 사실인지 비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을 때까지, 혹은 바라는 바대로 새로운 현실reality을 만들어내면서 가시 세계를 확장시켰다


논픽션에 픽션이 빼곡하게 채워질수록 독자인 나의 혼란은 커져 마침내 작품 속으로 끌려들어간다. 설득 당하면 학위를 반납해야 될 듯해서 현실 동영상속 물리학자를 만나 숨을 고른다. https://www.youtube.com/watch?v=P7BHwzcxIIE 


아무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위로인지 절망인지 모를 일이나, 이해여부와 관계없이 우주 안의 모든 존재는 서로와 무관할 수 없다. 생명의 모든 움직임은 개입을 만들고 매 순간 양자를(세계를) 뒤바꾼다. 만물은 생명의 움직임(개입)에 의해서만 존재와 정체성이 측정되고 설명될 수 있다. 피할 곳 없는 상호작용의 영역에서 인간의 전whole 능력과 감각에 반하며 세계를 설명하는 인간의 암호가 양자역학이다


우리 시대의 과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객관적이고 초연한 관찰자로서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 사이에서 벌어지는 게임의 행위자로서의 우리가 자연과 맺는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 이것은 개입이 탐구 대상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에서 비롯합니다. 과학이 세상에 비추는 빛은 우리가 바라보는 실재의 모습을 바꿀 뿐 아니라 그 기본적 구성 요소의 행동까지도 바꿉니다.”225 


양자(물질, 존재, 세계)는 쉼 없는 관계의 성립과 해체로 명멸하고, 그 존재들이 머무는 공간은 고밀도 액상처럼 도저한 출렁임을 퍼트린다


이유도 의미도 없이 잠시 존재하며 때론 기적으로 때론 미물로 불리는 나는 이 세상에서 종종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단일 개체로서 유의미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이며, 그 의미의 수명은 얼마나 길 것인가. 행패를 부리며 통곡하고 싶은 버거운 찰나의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기본 입자들은 가능태의 세계에서 살아간다. 그것들은 사물이 아니라 가능성이다. ‘가능한 것에서 실재하는 것으로의 전환은 관찰이나 측정의 행위가 이루어지는 동안에만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양자적 실재는 없다.”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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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esis 2022-08-19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4한장, 10포인트, 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