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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2 - 다양성 너머 심오한 세계 ㅣ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2
브래디 미카코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2년 8월
평점 :
직접 보고 겪고도 깨달음이 늦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혼자 새로운 발견을 한 것처럼 친구에게 물었다. 연차를 두고 한 작가의 에세이를 1, 2로 시리즈로 읽은 적이 있냐고. 이후로 3, 4, 5... 더 글을 써주실까. 혹 이게 완결인가, 자주 읽고 싶은 글이라 복잡한 마음으로 일독했다.
브래디 미카코 저자의 에세이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대화체로 주고받은 문장들이 꽤 생생하게 오래 기억된다는 것이 좋다. 2권을 받아 들고 1권을 떠올려보니 ‘다양성’에 관한 대화들이 기분 좋게 복기되었다.
가뿐한 방식으로 무거운 주제들을 적나라하지만 담담하게! 읽는 동안 음성 지원되는 듯 전달되는 멋진 글이다. 한 때 극동far far east아시아인으로 그리치니 천문대가 상징하는 기준/표준 국가 영국에서 살아본 경험으로 저자의 일상을 짐작하고 상상을 더하여 읽었다.
“곰곰이* 생각하는 게 중요하구나.”
“누군가를 곰곰이 생각한다는 건 그 사람을 존중한다는 뜻이니까.”
* 곰곰이 [부사] 여러모로 깊이 생각하는 모양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판단이 지나치게 빠르고 그럴 경우 그리 쓸모 있는 생각이나 결론에 이르지 못한다. 관련 정보는 더 공개되었는데도 판단 오류는 그치지 않는다. 그건 어쩌면 태도의 문제일지 모르겠다. ‘곰곰이’가 빠진.
“우리 아이는 모두 중 한 명에 지나지 않아.”
자신의 아이가 특별하길 바라는 양육자들에겐 이 말이 어떻게 들릴까. 내겐 기도처럼 들린다. 생득적으로 모두 중 한 명에 속하지 못한 누군가들에겐, ‘모두 중 한 명’이 되기 위한 지난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모두 다 특별해서 모두 다 특별하지 않는, 우리 모두는 모두 중 한 명이 되는 사회는 상상 속에서도 구현된 적 없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라이프’란, 그런 거잖아. 후회하는 날도 있다가 후회하지 않는 날도 있다가. 그게 반복되는 거 아냐?”
저자의 13살 아들이 ‘라이프’란 ‘그런 거’라고 해서 우리 집 십대들에게도 <‘라이프’란 무엇인가> 물어 보았다. 예상 못한 심오한 답변을 들었다.
“라이프”란 영어잖아.
그러네. 영국에 사는 저자의 아들에겐 ‘라이프’가 경험한 개념어겠지만, 우리에겐 우리 삶을 표현할 다른 단어가 필요한 거였다. 그래서... 너희들 태어나 살아보니 어떠니...? 내가 모르는, 내게 말해주지 않는 너희들의 세계가 다채롭기를 있는 힘껏 응원할게.
역시 브래디 미카코의 에세이는 특별하게 좋다. 네 번 모두 다 좋았다. 다독 클럽의 첫 책이라 참 반가웠다. 곧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 시 아 순See you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