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를 위한 세상의 지식 1 - 인물, 문화, 예술편, 개정판 리더를 위한 세상의 지식 1
이형기 엮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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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배워도 잊고 알던 것도 잊는 형편이니 반복만이 기억 창고를 조금이나마 채우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렇게 요약과 밑줄이 있는 지식 모음책은 처음이라, 재밌게 읽는다. 시리즈로 3권이니 10페이지 정도는 내게 남으리라 기대하며.

 

시리즈 1권은 인물, 문화, 예술이다. 개정판이라는데 초판을 몰라 처음이다. ‘리더란 무엇인가 질문에 빠져들 뻔 했지만 머리를 흔들어 다시 책을 본다. 리더가 아니더라도 읽기에 재밌고 알아두면 즐거운 지식정보들이니까.

 

시리즈 1권의 첫 번째 인물이 누구일까 궁금했는데, 알렉산더 대왕(BC356-BC323)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읽을 수 있는 데다가, 집중력도 떨어져서 자연스럽게 병렬독서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책에 알렉산더 대왕과 대도서관이 등장한다.


 

반갑게 읽고 기억하려 해본다. 스승이 아리스토텔레스, 아마 그에게 배운 영향으로 책과 도서관에 대한 광기에 가까운 애착이 생겨난 것일까. 로마군들이 불태워서 나는 영원히 슬프다. 복원이 불가능한 책들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희망만 가지면 된다.”

 

열심히 믿고 싶은 속담이다. 처음 들어본다.

 

모든 일들은 열쇠를 갖고 온다.’


 

르네상스와 서양과학혁명은 이슬람 국가들로부터 전파되고 배운 학문과 문화의 영향이었다. 우주의 역사에서는 찰나의 무의미한 사건이겠지만, 인간의 시각으로 볼 때의 문명사의 묘한 운명을 신비롭고 서글프게 느낀다.

 

이슬람국가들이 아라비아어로 번역해 간직해 오던 그리스와 로마의 의학과 철학 서적들이 대거 히브리어와 라틴어로 번역된 것도 이 시기였고 아라비아 수학과 기하학도 전파되었음.”

 

레콘키스타Reconquista : reconquest. 복원, 재정복.


 

중국 국보 1호가 <청명상하도>이는 걸 처음 배웠다. 가로로 아주 긴 그림이다. 528.7cm x 24.8cm.


 

물론 도스토엡스키는 더 오래 살았지만, 28세에 그의 5분은 이렇게 알뜰하게 쓰였다. 그가 건넨 작별인사가 궁금하다.


 

외로움으로 조기 사망 대 수명 연장이 6일과 66, 11배라는 것이 놀랍다. 그렇게나! 심박수가 아니라 심박변이*가 줄어든다는 건 무슨 뜻일까. 심박수 사이 경과 시간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건강, 수명의 관계가 신기하다. 스트레스가 너무 적어도 수명이 줄어든다는 뜻.

 

* Heart Rate Variability : 인지된 스트레스 모두에 반응한다.


 

동서 모두 존재하는 속담이겠다는 생각, 인생은 여름방학처럼 빠르다.’ 서유럽에는 겨울방학이 없다.


 

된장잠자리를 찾아보았다. 누가 이런 작명을... 3-4cm 몸으로 7,000km를 이동하려면, 평균 3.5cm로 계산했더니 2백만 번의 몸 전체 이동이 필요하다. 기사를 찾아보니 바람을 선택하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대단하다.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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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장미의 심연까지
나카야마 가호 지음, 김재원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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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야기다. 라고 쓰고 나니 더 할 말이 없다. 작품 속 표현처럼 모자의 리본이 무슨 큰일이란 말인가. 이유는 몰라도, 타인의 성애유형에 나는 어쩌다보니 무심했고 어쩌다보니 별 가치판단이 없다. 무슨 상관인가. 사물과 사랑에 빠져 결혼도 하는 존재가 인간인 것을.

 

어쩌다보니 유럽으로 유학을 가서 수십 명의 작은 집단 내에서도 갖가지 다양한 욕망과 선호하는 표현방식이 있다는 것을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매주 금요일 작은 파티가 열리면 분장에 가까운 착장과 즐거운 큰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어쩌다보니 (당시 영국에서 유학생에게도 지정해주던) 담당의사도 동성애자였고(본인이 어느 날 얘기해서 알게 됨), 그의 성애 유형이 진료나 치료에 어떤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동물에게도 인간에게도 이미 존재하는 취향을 고쳐라 말아라 떠드는 게 이해가 안 되었다.

 

물론 가르기가 사회적으로 이익과 권력을 얻기 위해 어떤 효과를 낳는지 모르는 것은 아니다. 비열하고 저열하고 폭력적인 일일 뿐. 사랑을 액화된 생명력처럼 온통 흩뿌린 이 작품 덕분에 백만 년만에 사전에서 그 뜻을 찾아보았다.



 

사회적 고민과 저항과 국립국어원의 고민과 2023년에 이르는 역사가 펼쳐진 느낌이다. 이성애 중심 언어와 차별에 민감해진 대학생들의 제안, 수정된 새 뜻풀이, 소위 보수라는 이들의 비난, 재변경, 2020년 이전 이미 미국, 유럽의 여러 나라, 대만에서의 동성결혼 합법화.

 

202212월 교육부는 교육 개정안에서 두 단어를 삭제했다. 성소수자와 성평등. 단어를 지우면 존재가 사라진다고 믿는 것일까. 적어도 사회적으로 존재를 드러내지 말라는 협박의 기능은 할 것이다. 그러면 구조적 차별을 알아보는 시간도 더 길고 힘들어질 것이다.

 

소설을 읽고 쓰고 있는 이 글은 무엇일까 점점 당황하는 중이지만, 이 책은 사랑이야기다. 그래서 이렇다, 라고 변명한다. 세상에 단 두 가지 성만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면, 어떤 성이든 서로 사랑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당사자들이 존중하고 배려하고 사랑한다면. 외부의 제약도 평가도 불필요하다.


 

서로를 안으면 안을수록 우리는 절실해졌다. 순애는 나중에 찾아왔다.”


 

다수인 이성애자들도 모두 다르듯이, 어떤 성애도 동일하게 발현되지도 않는다. 누가 되었건 단정적으로 판단하거나 선입견만 내세우는 건 하지 않으면 좋겠다. 적어도 누구의 시선도 편협할 수 있다는 것만이라도 인정하며 함께 살 수 있기를.


2001 출간, 2023 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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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생각보다 강하다 - 스스로를 괴롭히는 생각의 고리를 끊고 진짜 변화를 불러오는 마음의 기술
전미경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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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설득할 수 없을 때 내 자신에게 질 때마다 느낀다. 나는 생각보다 강한 존재라고. 의학자는 다른 이야기를 해 줄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뿐 누구나 겪는 감정, 시달리는 생각을 저자는 헤아리고 헤쳐 나왔을 것이다.

 

최초의 상담은 아주 오래 전이고 이후 아주 오래 가지 않았다. 담당의사가 뭘 잘못해서가 아니라, 계산적인 내가 소위 효능감을 못 느꼈기 때문이다. 낯선 이에게 가서 떠듬거리는 게 무슨 도움이 될까. 다시 시도할 이유를 못 찾았다. 라포 형성에 실패한 경우였을까.

 

더 살다보니 내가 힘든 것을 가족, 친구, 지인에게 털어 놓는 일은 하지 말아야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그들의 의무도 직업도 아니고, 몹시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하고, 잘못 설정된 기대는 중요한 관계를 해칠 수도 있다. ‘상담이 왜 전문직이어야 하는지 이해했다.

 

물론 딱 잘라 절대 안 된다는 것은 아니고, 관계의 파탄이 올 때까지 그랬다는 것도 아니다. 그냥 그런 이해가 어느 날 들었다. 그리고 대화가 필요한 감정 상태의 일정 부분은 스스로가 다른 방식으로 해결해볼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진단이 같아도 증상과 원인은 천차만별인 것이 감정의 문제이다. 심리학과 정신 의학이 다루는 내용 중 자신을 잘 설명하고 활용이 가능할 내용을 가려서 읽고 배우는 것도 중요한 치료 과정이다. 이 책에서도 필요한 내용을 만나면 기분이 환해지곤 했다.



 

저자는 심리학이 경제 예측과 광고 마케팅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먼저 언급하고, 개인의 나약한 정신만 문제 삼고 구조적 상황을 바꾸려는 노력이 없는 현실에 대한 한계도 선명하게 지적하고 있다. 여러 고려에도 불구하고 내가 완화할 수 있는 바로 활용 가능한 방법이 있다면 마다할 필요는 없다.

 

매번 도망만 가는 사람에게는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어떤 결과와 현재 상황들은 내가 한 선택들의 총합이며, 나는 반복적으로 잘못된 혹은 타협한 혹은 편의만을 고려한 선택을 해왔을 수도 있다. 모든 선택에는 기회비용을 아까워하는 기분이 생기지만, 지속되는 문제의 원인이 그것이라면 바꿔보려는 시도는 의미 있다.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방식들 중에, 이미 동의하면서도 활용은 잘 못하는 사고방식 하나가 무척 마음에 든다. ‘성격적 특성이 아닌 행동적 특성임을 기억하자.’ 행동이 나를 가장 잘 설명하고 대표한다. 타인에 대한 판단도 가능하면 행동을 더 본다.


 

삶에서 의미 있는 타인이란 존재는 아주 중요하다. 저자 역시 사랑하는 관계 속에서, 신뢰를 유지하는 관계를 경험한 사람이 역경에 쉽게 굴하지 않고, 회복력이 강하다고 한다. 나는 이제 과거의 결핍을 헤집은 것보다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줄 수 있기를 더 바란다.

 

예전엔, 정신과 마음이라는 몸과 분리된 개념어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존재는 이라고 정리했다. 정신작용이 뇌의 기능이라면 역시 몸의 일부의 기능! 우울증에 왜 산책과 걷기가 도움이 되고 혈당량을 조절하고 장 내 세균밸런스가 영향을 미치는지를 배웠다.

 

모든 것을 몸과 건강으로 환원시키는 것은 물로 아니지만, 몸을 관리하고 살피고 돌보는 것은 기본이고 종종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저자 역시 몸을 이완시키고 치료를 시작하자고 제안한다. 몸을 움직이고, 걷고 뛰고 사는 공간을 정리하고. 무척 중요하고 유용한 방법이다.


 

내 경우에만 쓰다 보니 지극히 상식적이고 지루하게 들릴 지도 모르나, 이건 극히 일부의 내용에 생각을 섞은 것일 뿐이다. 포기하는 게 맞는 관계 정리와 타인의 에너지를 소진시키는 사람에 대한 주의, 가스라이팅 등등 다양하고 유용한 팁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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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199호 - 2023.봄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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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벼리는 건 그 힘을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희망이 발하는 것을 목격해왔다.”

 

비틀거리고 좌절했으나 끝내 포기하지 않던 힘들이 차곡차곡 쌓여 오늘이 되었다. 그리고 내일을 열 것이다.”

 

사부작사부작 꼼지락꼼지락 묵묵히 일상을 쌓아가길 바란다.”

 

앞이 될 수 없다면 곁이, 곁이 어렵다면 맨 뒤라도 함께하길 바란다.”

 

그곳에서부터 변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믿으며 우리, 사라지지 말자.”





어제와 오늘

사이에 유격이 클 때

꿈에 깃들지 못한 채로 내 주변을 맴돌던 악몽이

눈뜬 아침을 가엾게 내려다볼 때

 

* 유격1 (裕隔) [명사] 기계 작동 장치의 헐거운 정도.





불구하고

 

그새 또 잊고 어제 잠시 샌드위치를 사고 싶었다

거의 살 뻔했다

애도할 줄 모르는, 플라스틱에 싸인 것을





그 모든 시간이

나의 선택이었다고





있는 힘을 다하여 3월이 왔다

살아 있는 모두가 3월에 도착했다

봄이 아니랄 수는 없을

이제 3

 

그저 신을 신고 나가서

있는 힘을 다해 땅을 밀면

몸이 앞으로 나갈 것이다

걸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더 망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건

여전히 희망일까,

낱낱이 찾아낸 시간차 절망일까

아무도 만세를 부를 것 같지 않은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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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프레지던트 - 국가 기념식과 대통령 행사 이야기
탁현민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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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동체를 염두에 두고 지향하는 바가 없다. 공공의 삶에 대한 가치 철학이 없다. 기억과 역사에 대한 지식과 고민이 없다. 그런 주제에 시끄럽다. 나처럼 나약한 목격자들의 심신을 해하니 가능한 그 꼴을 보고 싶지가 않다.

 

작년 815일 그래도 광복절인데 국가에서 어떻게 기념하는지 궁금해서 보려다가 그런 선택을 한 자신을 학대할 뻔 했다. 부작용이 너무 커서 읽고 있던 책도 덮었다. 경축은커녕 속이 뒤집히는 느낌을 험했다.

 

그러니 조선왕조를 되찾자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공화국을 세워 자유, 평등, 정의의 세상을 만들자고 한 헌법의 기초가 된 선언도 만세운동도 거의 일 년간 전국 곳곳에서 이어진 격렬한 저항전쟁을 담은 3.1절도 기념할 리가 없다.

 

개인에게 기억이 중요한 만큼, 국가가 기념하는 일은 공동체에 큰 의미를 갖는다. 성공한 이들에게 훈장을 주는 것이 아니라, 희생하고 죽임 당하고 찾지 못하고 묻히고 가려지고 한 모든 일들을 잊지 않고 찾겠다는 약속이자 계승을 위한 되새김 학습이다.



 

나는 그토록 갈망했던, 제 한 몸을 불살랐으나 결국 얻지 못하고 찾지 못한 채 중원에 묻힌 수많은 영혼들을 생각해야 한다. (...) 나는 아들의 손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손끝으로 말해주었다. 조국이 무엇인지 모를 때에는 그것을 위해 죽은 사람들을 생각해보라고. 그러면 조국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고.”

 

- 정정화 회고록 <장강일기> 중에서

 

사진 : <정정화 초상>, 2020 학고재 갤러리

 

포기하니 복잡하지만 평화로운 휴일을 보내고 있었는데, 작년의 나처럼 속이 뒤집힌 친우들의 연락이 도착한다. 괴로워도 보고 기억하고 욕하고 타석으로 삼는 태도를 존경한다. 나는 못할 일이다. 도저히.

 

대통령과 행정부와 국가가 여기저기를 메우고 때우고 가린 상처를 열어 치료하려 노력한, 이제 천천히 한 발을 떼겠구나 했던 시절은 멀지 않은데, 심리적 거리는 전생 같다. 삼일절을 어떻게 기념했는지, 찾아보았다.



 

“‘그즈음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한 폄훼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독립유공자 후손은 사회 부적응자라는 허무맹랑한 비난이었다. (...) 우리는 행사 사회자로 (...) 독립유공자 가족인 이재화 씨를 선정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로 알려진 시인 이상화 선생의 후손이었다.“




우리는 단지, 낡은 생각과 낡은 세력에 사로잡힌 일본 정치인들이 공명심으로 희생시킨 불합리한 현실을 바로잡아, 자연스럽고 올바른 세상으로 되돌리려는 것이다.”

 

일본이 우리를 억누르고 민족 차별의 불평등과 거짓으로 꾸민 통계 숫자에 따라 서로 이해가 다른 두 민족 사이에 화해할 수 없는 원한이 생겨나고 있다.”

 

- <기미독립선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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